1월 11일 토요일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토요일. 늦잠을 자고 일어나 K씨와 함께 뜨끈한 떡만두국을 만들어 배불리 먹고 계란, 캐네디언 베이컨, 파를 잔뜩 넣은 볶음밥을 만들어 K씨 보온도시락에 싸주고 남은 것은 내몫으로 또 도시락에 담아두고.

K씨는 출근하고 나는 딸기 산책을 시킨다. 언제인가부터 딸기는 걷기가 싫거나 하면 그 자리에서 뱅글뱅글 도는데, 날이 추워지면서부터 아주 심해졌다. 처음엔 뇌에 문제라도 생겼나 걱정되었지만 날이 따뜻하고 기분 좋을 땐 잘 안 그러는 걸 보면 역시 심리적인 문제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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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류바처럼 꼬인 리쉬 줄을 보시오 ㅠㅠㅠㅠ (때론 거의 쓰러질 정도;)

우예우예 산책을 마치고 돌아와 나는 두끼를 한꺼번에 준비하느라 폭탄맞은 것처럼 보이는 부엌을 정리하고 진하고 달달한 밀크티를 만들어 책상 앞에 앉았다. 창에 부딪히는 빗방울을 보며 달콤한 차를 마시고 있으려니 참 좋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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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할 일 (끙?) 다 하고 어렵사리 산책도 마치고 집에 와 편히 쉬시는 딸기 여사님.
입고 있는 옷은 craft fair에 갔을 때 산 올인원. 직접 손으로 만든 옷인데 딸기한테 맞춤처럼 맞아서 너무 좋다. 딸기는 다리와 허리가 길어서 가게에서 산 옷을 입으면 손도 엉덩이도 추울 것 같은데 이 옷은 마치 딸기를 보고 만든 듯한 느낌. 겨울에 산책할 때 잘 입히고 있다.

집안일은 쌓여있지만 오늘은 뜨개질도 하고 영드도 보고 하면서 쉴 거다. 또 저녁 때 K씨 일마치고 오면 치맥하기로. 대신 내일은 힘내서 집안 정리도 하고 장도 보고 그 다음주 계획도 세우고 해야지.

주말이 있어서 정말 다행이야.

8 thoughts on “1월 11일 토요일

  1. 바람

    딸구여사 줄도 꼬아가며 잘 지내는군요~^^
    사온 옷이 그케 잘 맞다니 싱기..ㅎㅎ
    만든 사람네 멍이가 딸구체형인가봐요~
    어제 장언니 생일이라 안하던짓(생일상 차려주기) 했다가
    폭탄맞은 주방 치우느라 허리가 휘었다능..ㅋ
    주방이 좁아터져서 시간은 시간대로 걸리고 언능 이사가야겠다능.
    (이사간 집이 과연 더 넓을까?라는게 함정..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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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na Post author

      엄훠~ 생일상 ㅎㅎㅎㅎㅎ 사진은 남겨 놓으셨쥬? ㅎㅎㅎ 장언니 생일 축하드린다 전해주세용 ㅎㅎ

      이사갈 계획 중이신가봐요. 저도 이사가면 부엌이 좀 넓은 집으로 가고파요. 지금은 두 사람이 서기도 좁아서 서로 도와주는 걸 원치 않는 상황이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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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바람

        사진은 카스에..ㅋㅋ
        울집은 좁아도 너~~무 좁은 주방이라 정말 옆에서 걸그치면 짜증이 팍팍..
        도와주고뭐고 됐으니까 저리가라고 하게된다능~-_-;
        좁다고해도 땅땡이들이 넓어근가 외쿡집들은 여기만큼 좁지는 않은 듯?
        물론 일본 빼구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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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na Post author

          카스에 있군요.. 카스 열어본지가 백만년 전이라.. 함 볼께요 ㅎㅎ

          하우스는 몰라도 콘도(아파트)는 여기도 좁은 편인데, 그것도 유행이 있나봐요. 몇십년 된 아파트들은 들어가자 마자 옆에 좁은 복도식으로 앞뒤로 캐비넷이 있는 부엌, 그것보다 조금 새 아파트들은 그 중 한 면을 반을 터서 거실이 보이면서 그 벽을 브렉퍼스트 바처럼 쓸 수 있게 되어 있고, 그보다 더 새 아파트 들은 아일랜드 식으로 되어 있구요. 우리집은 중간 형태인데 퍽 작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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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트니맘

    딸기가 리드줄로 아트도 하는구나ㅎ
    싫다는걸 뱅글뱅글로 표현하나봐요.
    뭔가 귀엽기도하다는^^
    트니는 목 뻣뻣하게 힘주고 눈 치켜뜨면서 싫어!이래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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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na Post author

      근데 넘 심하게 돌아서 귀나 뇌나 문제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약~간 들긴 해요. 조금은 귀여운데 한참 저러고 있음 걍 번쩍 안아 집에 오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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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폴리맘

    에궁.. 추운데 걸으라니 싫어서 긍가봐요…이녀석 따뜻하게 입구챙기구 가는데도 글케 싫으냐;;; (폴리도 겨울은 쥐약이라 나가면 바로 볼일마치고 들어와야된다는;; 그냥 얼음이 됨) 녀석들 나이가 이제..에휴…
    전 가능한 주말에 쉬는데(백수주제에 주5일근무) 주말에 쉬지않으면 몸뚱이가 하자인지라 결국 주중에 뻥나서 하루는 누워있게 된다는;;; (몹쓸허리가 골질을 하는)
    주말에 좀쉬고 주변정리도 하고 겨우 커피,차 한잔 마시고 조큼 여유롭게 두어시간 보내고 나면 휙 지나버리는 허망한 휴일;;(아직 제대로 쉬지도 못했는데;;)
    그래도 딸기랑 산책도 하고 계획도 짜고 배도 든든하게 보내셨으니 알찬 주말이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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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na Post author

      폴맘님이 왜 백수다요.. 일단 폴리님 모시는 풀타임잡에 이것저것 창작도 엄청 하심서.. 우리 주말엔 꼬옥 쉽시다요.
      정말 주말은 어찌 그리 빨리 가는지.. 한 사흘 쭉 쉬면 그 때서야 좀 쉰 것 같더라는… (전 세계 회사들은 주4일 근무제로 변경하라! 변경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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