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아무 계획없던 지난 토요일. 웬만하면 심심해지지 않는 인간이라 혼자 있을 때도 시간이 참 잘 간다. 토요일 프로젝트는 벽장의 옷들 정리와 우리방 욕조 청소. 틈 날 때마다 지난 한 해 동안 입지 않은 옷이나 신발류를 구제품 가게에 갖다주거나 버리거나 하는데, 올해는 그게 좀 까다롭다. 지난 겨울은 춥지 않았고 (패딩을 입을 일이 거의 없었다) 이번 여름은 덥지 않다. (여름 원피스나 치마/반바지류를 입을 일이 거의 없었다). 그래서 마음에 들지 않아서 입지 않았는지 날씨 때문에 입을 기회가 없었는지 판단이 안 됨. 시간을 두고 더 정리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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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뒤늦게 미드 House를 열심히 보다가 시즌 5쯤 (한 시즌이 스물 두세편씩이었으니 백 몇십편을 쉬지 않고 달렸네..;;) 에서 드디어 싫증이 났고, 그 이후부터는 Good wife를 보고 있다. (미드 얘기는 나중에 더 하기로 하고.)
한 편 보고 클로짓 정리하고, 한 편 보고 욕실 캐비넷 정리하고, 또 한 편 보고 욕조를 빡빡 닦았다. 오랜 만에 닦으니 욕조가 반짝반짝.. 땀도 나고 팔 근육이 살짝 당기는 것이 빡센 운동 한 세트 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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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포스팅하는 김에 그간의 먹거리 포스팅도.
피곤했던 어느날 런치룸에 누가 갖다두었던 베트남 커피믹스를 마셔봄. 한국에서 인기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었는데. 구수하고 달달하네. 마시다 봉지 뒷면을 보니 유효기간이 많이 지났는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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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을 좋아하는 우리지만 그간 딱히 땡기는 것도 없고 해서 웬만하면 집에서 밥을 먹었다. 물가가 많이 올라 밖에서 먹는 음식들 가성비가 점점 떨어져서 그런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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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살 것이 있어 Ikea 식당에서 간단히 저녁을 때우기로. Ikea 식당 음식은 저렴하긴 하지만 맛있다고 생각해본 적은 한 번도 없어서 별 기대는 하지 않았다.
연어도 괜찮았고 베지볼이 의외로 꽤 먹을 만 해서 깜짝 놀랐다. (그런데 양은 너무 적었다. 양을 생각하면 딱히 저렴한 것도 아닌 듯)
그래서 냉동 제품을 사 와서..
오븐에 구워서 야채를 듬뿍 넣어 랩 샌드위치로 잘 먹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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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엔 동료이자 친구 C가 ‘초복’이란 한국 절기를 알게 되어 그 날 한식을 먹자고 해서 다른 동료들과 함께 만나 점심을 먹었다.
동료 Y가 추천한 돼지국밥집에서 모였는데 고깃국이 땡기지 않아 묵밥을 먹음. 시원하니 맛났는데 조미료 때문인가 내내 목이 말랐다. 식당에는 한국 방송을 계속 틀어두었는데 일요일에 전국 노래자랑을 보고 있으려니 여기가 캐나다인가 한국인가 싶었음.
함께 점심을 먹은 P가 오랫동안 못 봤다고 집에서 키운 채소와 향초를 선물로 주었다. 나는 아무 것도 안 가져갔는데..;; 미안하고 고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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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후 집에 돌아와 나는 Netflix로 영화랑 미드를 보고 K씨는 만화책을 보고. 평온한 일요일 오후를 보냄.
저녁 때는 산책을 하고. K씨는 운동을 하고 난 청소한 걸로 운동을 때우기로 하고..;
이렇게 또 주말이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