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 관련 몇 달 전부터 새로 생긴 증상 – 골반 통증과 다리 저림. 지난 달에는 왼쪽 다리가 저렸는데 이번 달에는 오른쪽 다리가 저리다. 귀찮고도 신기한 인체의 신비.
작년부터 생긴 증상 – 수면 장애와 피로감. (이렇게 쓰고 보니 상호 연관이 있겠군.) 며칠간 계속되는 이 피로감은 지금껏 느껴보지 못 해서 좀 당황스러운데, 뭐랄까.. 몸이 땅에 가라앉을 듯한 피로감이다. 점심시간에 운동을 하러가도 온 몸에 추를 달아놓은 것 같은 느낌. 그러다 보니 쉬는 날이나 퇴근 후 저녁을 먹고는 몇 시간이나 잠을 자는 일이 생겼다. 그래도 자고 나면 기운이 좀 나고 기분도 좋아지니 다행.
매년 날씨가 따뜻해지면 발코니에 1년간 쌓인 먼지와 낙엽 등을 쓸고 야외용 의자와 탁자를 닦는다.
이 얘길 하고나니 작년에 한동안 우리 집에 머물던 친구 D부부가 생각나네. 우리 부부는 쉬는 날은 놀러다니느라 최소한의 청소만 하기 때문에 자세히 보면 먼지 쌓인 곳이 많은데, 이 부부가 우리집 발코니 난간도 닦아주고 갔다 ㅎㅎㅎ 발코니 난간도 닦는 사람들이 있구나 감탄했었지.
암튼, 우리집 발코니엔 작은 철제 테이블과 의자 두 개가 있는데, 오래 앉아있기는 불편해서 뭔가 편하게 쉴 수 있는 의자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항상 생각했었다. 그러다가 동생네 해먹 마련한 걸 듣고 (매우 편하다고 한다!) 해먹에서 잠도 잘 수 있다기에 이거다 싶어 해먹 검색에 돌입. 가격도 저렴하고 리뷰도 좋은 제품이 있어 눈여겨 봤었는데 작은 우리 집에 큰 덩어리 하나를 더 들이는 게 맞나 싶어 망설여졌다. 그러나 며칠 후 점찍어둔 제품이 대폭 세일을 하는 걸 보고, 이건 뭐 사라는 얘기인가 보다 하고는 바로 지름. 고개를 갸우뚱하는 K씨에게 풀어보고 너무 크면 가게에 갖다주면 된다고 말했으나, 지금 생각해 보면 이미 리턴할 생각은 없었는지도.. ㅎㅎ
해먹은 바로 배송되었지만 날씨는 아직 춥고 또 매일같이 비가 내려서 일단 거실에 두었는데, 피곤할 때 여기서 꿀잠을 잔다.
남들은 미니멀리스트의 삶을 지향하는 이 때에 자꾸 이렇게 짐을 늘리고 있는 우리다… (며칠 전 La La Land 블루레이를 사들고 온 K씨도 별다르진 않은겨 ㅎㅎㅎ)
(여기서 반전.. 아직 안 내 놔 봐서 발코니에 들어갈지 안 들어갈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