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버리러 가기

오늘은 큰 일 한가지 치렀다. 딸기 부상 사건으로 침실에서 내보냈지만 당장 버리기가 어려워 작은 방에 넣어두었던 침대를 버리고 온 것.

꽤나 오래 쓴 침대라 팔 만한 상태는 아니라서 버리기로 했는데, 버리는 과정이 만만찮다. 하우스에 사는 사람들을 위해 시청에서 일년에 몇번 커다란 가구등을 회수해가는 서비스가 있긴 한데 우리처럼 콘도에 사는 사람들은 그 세금을 별도로 안 내서 안 해준단다. 사설 용역회사에 연락해봤더니 와서 가져가는 수수료가 기본이 25만원이 훌쩍 넘는다.
고민 끝에 소형차이지만 여러모로 애써주고 있는 힘센 우리 차를 이용해 직접 갖다버리기로 했다.
일단은 자동차용품 가게에 가서 튼튼한 고정용 끈을 사왔다.
그리고 K씨와 내가 힘을 합쳐 (사실은 주로 K씨가..;) 매트리스와 침대 헤드를 주차장으로 옮기고…

차 지붕에 침대를 얹고 끈으로 단단히 고정했다.
차 안에서 구경하는 딸기여사.

다행히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대형 쓰레기 처리장이 있다.
들어가면서 차의 무게를 재고 버리고 나오면서 차의 무게를 재서 버린 것만큼의 무게를 계산해서 지불한다.

차 뒷편으로 쓰레기들이 쌓여있는 건물. 냄새를 맡고 갈매기들이 모여들어있다.
여름엔 쓰레기 냄새가 많이 날 듯.

그 건물 뒷편으로는 쓰레기를 압축하는 커다란 기계가 있다.
꾹꾹 눌러서 컨테이너에 담던데, 갸들은 어디로 가는걸까?

이렇게 해서 침대를 폐기한 비용은 10불. 폐기물 1톤당 71불이라는데 침대의 무게가 100킬로도 안될테니 기본가격인 10불을 냈다. (10시부터 2시까지의 바쁜 시간은 기본요금 20불이란다.)
웬지 돈을 절약한 기분이 들어 룰루랄라하면서 장을 잔뜩 봤다.



그래서 장봐온 고구마 감자 밤을 슬로우 쿠커에 굽고 있는 중입니다.

20 thoughts on “침대 버리러 가기

  1. 마리솔

    큰 매트리스보다 조막만한,,,것도 차안에서 고개만 빼꼼히 내밀고 있는 딸기여사가 먼저 눈에 들어왔으니
    진정한 개어멈이 맞는게지요?^^;;;;
    슬로우 쿠커 아주 활용 잘하시네요. 딸기랑 맛있게 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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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딸기맘

      저도 멍멍이들이 먼저 눈에 들어와서 가끔 민망할 때도 있다지요 ㅋㅋㅋ
      고구마 나눠먹고 딸기여사 오늘 황금응가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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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금봉네

    매트리스 무게 장난 아닌데… 그걸 어케 두분이서 들었는지…것도 그 연약한 딸기맘께서… (대단대단~)
    25만원이면 새로 살만한 금액이니 도저히 청소비로 지불할 금액은 아닌듯하여 두분이 어떤 각오로 임하셨는지 팍팍 느껴진다는… ^^;;
    이 포스팅보다 문득 생각났네… 우리집 슬로우쿠커는 어데가 있지…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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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딸기맘

      저는 거들기만 ㅋㅋ 그래도 버리고 나서 딸기아빠가 도서관에서 열심히 책 들어서 근육키웠냐며 칭찬(?)해줘서 웬지 기뻤다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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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바람

    ㅎㅎㅎ 오늘도 슬로우쿠커는 열심히 가동중~
    고구마 꿔서 배깔고 누워 만화책보고픈데용.
    (금봉언니네 슬로우쿠커의 행방은 묘연..ㅎㅎㅎ 비비수색대 보내드릴까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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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딸기맘

      밤에 고구마 굽는 냄새가 솔솔 나니 딸기여사가 방문 열어달라 낑낑거려서 울 남편 자다 깼다고 그러더군요. (저는 쿨쿨 자느라 몰랐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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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폴리애미

    결국 매트리스는 퇴출행 ㅋㅋㅋ당당하게 조수석에 앉으신 딸기여사님 (‘다 실었으면 어여들 가자며..’ ㅋㅋㅋ) 얼굴 빼꼼~ 넘 기엽다능 ㅋㅋㅋ
    그나저나 슬로우쿠커 매일 다양하게 움직여주고 있는 ㅋㅋㅋㅋ
    저도 요즘 한참 군고구마 버닝중(군고구마냄비 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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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딸기맘

      집에 두고 갈랬더니 문 닫으니까 집 안에서 호령호령을 하더군요. 평소엔 잘 없는 일인데 별일이라 쓰레기장까지 데려갔네요.
      군고구마 냄비 ㅋㅋ 폴리도 군고구마 먹고 황금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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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트니맘

    와..저걸 어찌 옮기셨대요. 대단!
    딸기여사님 귀여워요.ㅋㅋㅋ 잼나는 구경이었을듯.ㅋㅋ
    슬로우쿠커 사랑에 흠뻑 빠지신듯.ㅎㅎ 근데 고구마 저기다 찌면 몇분 걸리남요?
    아침에 하면 또 저녁에 먹는거야요?
    매트리스보니 생각나는데 설마 캐나다선 폐기물매트를 벗겨서 스프링 재사용하는 더티한 짓은 안하겠쥬?
    한국은 막 그런다네요. 할게 없어서 별걸 다 재활용해요. 이불솜이니 베개솜도 막 재활용한다고 티비서
    나와서 뭘 사기가 두려워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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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딸기맘

      전 주로 밤 10시~11시쯤 집어넣어놓고 ‘약’에 맞춰놓고 아침에 일어나면 되어있어요.
      저기다 갖다버리면 다시 쓸 것 같진 않더라구요. 근데 그 스프링으로 다시 침대를 만들어요? 폐지처럼 아예 환경보호 차원의 재활용이 아니라 불법으로 막 다시 싸기만 하는 건가 봐요? 쯧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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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딸기맘

      걍 대충 휘리릭 씻어서 쿠커에 넣고 (물은 절대 넣지말고) ‘약’에 맞추고 주무시면 되옵니다~
      자체 수분으로 충분히 익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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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애플

    침대 버리는 일이 만만치 않은 일이군요. 사진으로만 봐도 힘드셨던게 느껴져요. 수고하셨어요!
    고구마 감자는 맛있게 성공하셨어요? 저도 어떻게 하는지 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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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sweetiepie

    와~~ 슬로우쿠커의 다양한 기능!!!
    좋네 좋아.
    근데 고구마 저렇게 쪼매난것도 팔어?
    울동네는 다들 손큰남자 주먹보다 더 큰것들만 팔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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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양지꽃

    난 오븐에 넣어서 굽는데, 슬로쿠커에 해도 되는구나.

    매트리스 얹은 차 보니
    학생시절 이사다니던 거 생각난다.
    지긋지긋…
    다시 그때라면 매트리스 안 하고 에어베드 쓸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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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딸기맘

      오븐으로 하는 거랑 조금씩 맛은 다른 것 같아. 오븐이 조금 더 맛난 것 같은데 전기는 6배인가 더 많이 쓴대.
      저러구 계속 이사 다녔어? 아구 유학시절은 고달프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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