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겨울

겨울일 뿐만 아니라, 올해가 딸랑 2주 남았다니. (아직까지 2011년이란 말이 어색하구만 참 나…)

오랫동안 블로그를 돌보지 않았다.
그 사이에 아주 슬픈 일도 있었고, 또 딱히 계획한 건 아니었지만 집에 있는 동안 컴퓨터를 보고 있는 시간이 거의 줄었다. 대신 뭔가 손을 쓰는 일이 많아져서 손글씨로 일기를 쓴다던가 요리를 하던가 뜨개질을 했다. 손으로 뭔가를 하고 있으면 시끄럽던 머리속이 좀 평온해지고 마음이 차분해졌다. 아침마다 커피를 마시면서 그냥 마음속에 떠오르는 걸 노트에 적고 있으면 별 내용도 아니지만 뭔가 정리되는 느낌이었고, 쉬는 시간이나 버스 안에서 뜨개질을 하면 그 짧은 시간이 참 소중하게 느껴졌다.

뜨개질은 전혀 할 줄 몰라서 책이랑 인터넷을 뒤적여가면서 조금씩 배우고 있는데, 뜨개질이 이렇게 산수가 필요한 종목이었다니.. 조금 놀랐다. (할머니 존경해요.)
 


산수가 딸려 몇번이나 풀고 다시 시작한 내 첫번째 작품(?)



다행히 K씨가 잘 쓰고 다녀서 뜬 보람이 있다.


사실 아주 훌륭한 모양은 아니지만 급 자신감에 넘쳐서 더 만들어서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씌우려고 계획중… 괜찮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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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여사는 사고 안 치고 그럭저럭 잘 있습니다.

출근할 때 두꺼운 양말로 기저귀처럼 만들어서 입히고 나가는데 아직 그걸 극복하는 방법을 터득하지 못한 것 같아요. 음핫핫.. (터득하면 안 되는데.. ㄷ)

가끔씩은 친구들을 초대해서 음식을 대접합니다. 메뉴는 항상 같았어요. 가자미 감자 오븐구이와 낙지 떡볶이, 귤케익. 한번은 거기에 잡채를 더했고 한번은 육개장을 더했어요. (하지만 사람들이 달랐으니까 뭐.. 괜찮겠죠..?)
이번주말에도 친구들이 옵니다. 메뉴는 역시나… ☞☜

귤케익 만드는 법을 배웠는데 완전 쉽고 미리 만들어둘 수도 있어서 요즘 아주 사랑하는 레시피입니다. (이번에 만들면서 다시 포스팅할께요.)
전에 L여사 생일 때 처음 만들고 남은 한조각을 직장에 가져왔더니 반응이 좋아서 그날 안 온 동료를 위해 한번 더 굽고, 며칠후 직장 크리스마스 저녁 포틀럭 파티에도 가져갈 예정. 다음주 낮에 하는 직장 파티에도 가져가려고 하는데 그 땐 양심상 코코아를 약간 추가해볼까 해요. (이전 파티와 겹치는 사람들이 있어놔서;;) 

결론은.. 신메뉴를 개발해야 한다는 거.

10 thoughts on “어느새 겨울

  1. 바람

    우왕~ 모자도 뜨시구 대단대단..
    줄줄 목도리도 못뜨는데..
    (학생때 스웨터뜨다뜨다 마무릴못해 길이만 늘어 원피스가 되어버린..)
    몇년전에 뭔 바람인지 급 뜨개질해볼까 서점가서 뒤적여봤는데
    은근 실들도 비싸구 노동력에비해 결과물이 허접할거같아서
    생각만하고 걍 사입자하며 끝내버린 기억이나네요.
    울 엄마 일하셨어도 겨울되면 장갑,목도리,조끼 이런거 떠주셨던거같은데
    취미삼아 저도 해볼까나요?(라지만 말만으로 끝날가능성 높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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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딸기맘

      우왕 무려 스웨터, 아니 원피스를.. ㅋㅋㅋ 저는 큰 건 아직 엄두가 안 나요..
      실들이 생각보다 비싸긴 하더라구요. 글구 노동력에 비해 결과물 물론 허접합니다 ㅋㅋ (이건 나만 그럴지도..;;) 근데 하다보면 아무 생각 없어지는 것이.. 요즘 생각 많으실 바람님께 강추드림. 저도 비비 생각도 나고 마음도 썰렁하고 한 와중에 시작했는데 어느새 아무 생각없이 열심히 코 수 세고 있게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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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폴리맘

    저도 아직 어색한 11년인데….^^;;
    담주 클스마스지나고 나면 바로 송구영신이네요…세월이 넘 빨라요;;

    모자 넘 멋짐! K님이 이쁘게 쓰고 다니신다니 더더욱 보람있는! (폴빠는 떠줘도 안쓰구 다녀서 나를 열받게 할것이 당연해서 절대 안떠줄꺼임;; 사실 뜨개질할줄 모름;;)
    첫작품이 모자라니 더더욱 갱장함!! 보통 첫작품(입문용?)은 젤루 쉬운 목도리같은건데 ㅋㅋㅋㅋ (일자로 쭈욱~~) 딸맘님은 역시 손재주의 고수였음! 요리왕 뜨개왕
    귤케잌까지 척척! 다음번 포스팅을 기대하겠삼~~ (부담 팍팍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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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딸기맘

      여기도 어색한 한 분 ㅋㅋ 그나저나 송구영신.. 켁..

      폴맘님은 뭐 만드시면 걍 작품인데요 뭐.. (조만간 저도 딸기 엉덩이 보호에 중점을 둔 옷도 만들어볼 예정;;)
      목도리는 아주 옛날에 숙제같은 걸로 뜬 적이 있는 것도 같은데 마무리한 기억이 없음? (그 뜨다만 조각과 실과 바늘은 어디로 갔을까요..)

      어제 귤케익 만들었는데 (오늘 파티에 가져갈 거) 까묵고 사진 안 찍었으요.. ㅠㅠ 두번 더 만들 거니까 (쿨럭) 그 때 찍을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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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트니맘

    헉 독학으로 뜨개질을 하시다니!딸기맘님은 똑똑하셔서 되시는듯.전 안될듯.; 맞아요. 머리 복잡하고 마음이 안좋을땐 손으로
    꼬물꼬물하는 뭔가가 최고인듯.
    k님 모자 짱멋져요!
    뒷모습이 뭔가 모자스타일도 그렇고 k님도 그렇고 서태지삘 나는듯~

    가자미 감자 오븐구이와 낙지 떡볶이, 귤케익,잡채 육개장~~듣기만해도 행복해지는 이름들.ㅋㅋ
    귤케익 저도 궁금하네요.담에 꼭 올려주세요.

    양말기저귀 참 기발하셔.ㅋㅋ 딸기 지금도 못벗기죠? 딸기야
    방법 터득하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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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딸기맘

      터맘 당근 나보다 잘할 거유.. 뭐 하나 하면 진짜 야무지게 하시는 거 같던데..
      울 남편 서태지삘 난다고 한 거 보면 참말 좋아하것네 ㅋㅋ

      케익 만들면서 사진을 찍었는데 이번엔 카메라 케이블이 어디있는지 모르겠어서 ㅠㅠ 담번 포스팅에 올리리다 ㅠㅠ

      딸기는 무사히 몇주를 보내고 오늘부터 연초까지 같이 있을 예정이라 다행이래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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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Apple

    와우! 모자 넘 잘만들었소 딸기맘!!!
    딸기맘도 은근히 다 잘해!못하는게 없는 여인이야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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