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크리스마스 & 박싱데이

크리스마스가 이 곳에선 가장 큰 명절인 만큼 대부분의 식당과 가게들이 문을 닫는다. 이민온 첫 크리스마스 땐 그걸 몰라서 굶을 뻔 했음 ㅎㅎ 하지만 중국식당들은 당연히 정상 영업을 한다.

그래서 크리스마스 날 아침엔 느긋하게 딤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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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 완탕스프, 잎에 싸서 찐 찹쌀밥과 또 몇가지 더. 마무리는 에그타르트.

아침을 거하게 먹은 후 집에 와 음악들으며 빈둥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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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도 난로 앞에 딱 붙어서 휴식. 난로켜면 눈에 너무 건조할까봐 가습기를 꼭 틀어준다.
(쟤, 가만보면 은근히 불편하게 손으로 지탱하고 앉아있음?)

근데 딸기 아픈 눈이 짙은 색으로 변했다. 엄청 하얗게 되기 전날에도 이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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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렇게…;; 도대체 뭔 증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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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보이지는 않고 밥도 엄청 잘 먹는다. 그래서 일단 또 지켜본다.
25일부터 약을 바꿔보았다. 노견 눈에 좋다는 Conium Maculatum. 녹내장보다는 백내장 처방이지만 해보기로.. Euphrasia가 그럭저럭 현상유지에 도움을 주긴 했지만 어차피 빌베리도 먹이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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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색깔은 수상하지만 미모는 그대로입니다.

이렇게 크리스마스 날이 지나고…

26일은 크리스마스 선물 재고 떨이를 위해 여기저기에서 대규모의 세일을 하는 박싱데이. K씨의 일도 바빠지는 날이라 새벽에 출근을 했다. 네시에 일어나 떡만두국을 끓여주고 나서 온라인으로 기본 티셔츠 등을 좀 사고 (아침에 메일 체크를 했더니 세일품목 또 반값이라는 광고가;;) 딸기와 함께 다시 기절. 아침이 늦어져 배고파진 딸기가 깨울 때까지 단잠을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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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씨도 나도 아침은 떡만두국.

오후에는 잠시 세일의 광풍을 느끼러 나가봤다가 K씨로부터 크리스마스 선물 받음.
우리 부부는 건조하게 크리스마스 선물같은 건 안하고 산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나 뒤돌아보면 요맘때쯤 뭔가를 서로 사주곤 했더군. 서프라이즈!보다는 뭐가 갖고픈지 물어봐서 결제만 해주는 시스템이지만 ㅋ

K씨는 올해의 선물로 하모니카를 원해서 이미 몇주전에 선물해주었다. 그간 삑삑 연습도 많이 하고.
나는 원하는 것이 시간대 별로 약간의 변화가 있었는데, 처음엔 아무 생각이 안 들다가, 몇주전에 K씨가 티팟을 사주겠다고 해서 그릇가게들을 구경하다보니 티팟보다는 예쁜 밥그릇이 갖고싶어졌다. 밥그릇도 가격이 천차만별이라, 괜히 좀 비싼 거 샀다가 깨먹으면 그 슬픔을 어쩔까 싶어 Ikea도 가보고. 그러다 온라인 사이트 그릇 얘기들을 읽다보니 밥그릇보다는 요리맛에 변화를 주는 냄비에 더 관심이 갔다. 많이들 쓰지만 무거워서 관심을 두지 않았던 무쇠냄비들도 급 관심이 생기고.. 그렇지만 그런 냄비들은 너무 비싸서 사치품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결국 안 사는 걸로 혼자 생각하고 있었는데 오늘 나갔다가 K씨가 자주 사는 것도 아닌데 한번 사는 거 그냥 좋은 거 사라면서 부추겨주셔서 (쌩유!) 급 마음바꿔 대폭 세일하고 있는 냄비를 사들고 들어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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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은품으로 작은 도자기 그릇들도 껴주어서 밥그릇도 산 셈이 되었음 ㅎㅎㅎ 인제 여기다 밥먹을테다. 

그나저나 요즘 요리도 자주 안 하는데 냄비는 왜 사고팠던 건지;;;
뭐.. 자주 만드는 수프랑 카레랑 김치찌개만 계속 열심히 만들어도 거의 매일 쓰게 될 것 같긴 하다. (근데 메뉴 라인업이 늠 저렴하구나 ㅠㅠ)

암튼 이런 거 첨 사봐서 완전 좋다 ㅎㅎㅎ

집에 와 딸기 씻기고, 어제 먹으려다 피곤해서 미뤄둔 김밥과 오뎅국으로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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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씨가 할라피뇨를 넣고 얼큰하게 끓인 오뎅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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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불고기 김밥. 근데… 그릇들이 참 어수선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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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김밥은 언제나 진리.

딸기는 일치감치 계란후라이(계란후라이는 꼭 계란후라이라고 써야할 것 같다;;)+밥+볶은 당근 비벼 밥먹고 휴식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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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사준 분홍색 옷, 양말 연결하는 똑딱단추를 못 달아줘서 아직껏 못입혔는데 한번 입혀봤더니 우찌나 이쁜지.. 딸기는 분홍색이 잘 어울리는구나.

10 thoughts on “2012년 크리스마스 & 박싱데이

  1. 트니맘

    은근 이사 자주 가시는듯 여긴 또 어디유.
    어제도 왔는데 적응이 안되서 덧글 어디다 쓰는건지 못찾아서
    보기만 하고 가고 오늘 드디어 찾았음.ㅋㅋ 조 위에 딱 있구만
    어젠 왜 못찾은건지-_-

    에그타르트에 침 질질 흘리다 무쇠냄비에 침 흘리다
    마무리는 김밥과 오뎅에서 멘붕오네요.ㅋㅋ
    다 탐나탐나~~
    김밥과 오뎅국 진짜 맛있겠어요. 나도 해묵어야겠음.
    요즘 거긴 날씨가 안하던짓 하지 않나요? 대구는 몇년에 눈한번
    올까말까한 곳인데 올해는 벌써 몇번 왔는지 일주일에 한번씩은
    꼭 오니 욕나와요 추워서 녹지도 않았는데 낼 또오고 일요일에도
    또 온다며 미쳤나봐요 대구 사람들 눈 조금만 와도 멘붕오는데
    요즘은 뭐 다들 패닉상태인듯-_-

    딸기눈은 호전증상이길 꼭 그렇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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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na Post author

      ㅋㅋㅋㅋ 여기가 어디일까요;;;
      인쟈 독립블로그 됐으니 이사 더이상 안가지 않을까 싶은데..
      덧글 다는 거 잘 안 보이죠? 저도 아래쪽으로 옮기고픈데 우찌하는 줄을 모르겠어요;;;

      김밥 오뎅국 하긴 구찮은데 해먹음 참 맛있어요. 얼마 안 되는 울집 레파토리 중 하나임. 딸기는 다른 거 먹을 땐 그냥 자는데 김밥말아 먹는 날은 꼭 졸라대요. 어릴 때부터 당근 하나 계란 하나 집어주던 걸 기억하는 것 같아요. (자기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는 듯;)

      대구에 눈이 그리 자주 와요? 허 참. 여름에도 안 덥고 좀 다르지 않았나요? 추워서 트니 짱나겠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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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폴리맘

    ㅎㅎ딤섬공격에 용케 버텼으나 결국 불고기김밥과 오뎅의 총공격에 무너지는 ㅠㅠ (폴빠에게 오는길에 김밥사오라 시킴;;;)
    살림살이도 장만하시구ㅋㅋ 무쇠냄비는 평생 쓰는거라니 잘 관리해서 오래오래 사랑해주시길 ㅋㅋ 무쇠냄비 주르륵 쌓아놓은집 보믄 왠지모를 포스가 줄줄….. 나란 사람은 장비욕심만 있구 요리실력욕심은 왜 없는건지 ㅋㅋㅋ
    딸기씨 그래도 아픈건좀 가신게 아닌가싶어요. 표정이랑 얼굴도 좋아보이구…
    어서어서 좋아져서 언니의(엄마의) 걱정이 사라지길…까매지는 눈동자는 좋아지는거가 아닐까 혼자 욕심을 부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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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na Post author

      폴빠님이 김밥 사오셨삼? 무슨 김밥? ㅎㅎ

      손목도 약하고 해서 무거운 냄비는 거들떠도 안 봤으나 이거 머 나이가 들어선가 갑자기 냄비가 이뻐보이는 건 뭔지 ㅋㅋㅋ 정말 평생 요깃다 찌개 많이 끓여먹어야겠어요. (냄비 들려고 운동하게 생겼음 ㅋㅋ)
      뭐 요리를 많이 하는 편도 아니고 자금이 풍부한 것도 아니라 냄비를 주르륵 쌓아놓게 될 것 같지는 않지만 넘 집들 보면 참 이쁘긴 하더이다 ㅎㅎㅎ
      딸기가 밤에도 잠만 자더니 요 며칠 일어나 밀기도 하고 점차 예전의 딸기로 돌아오는 거 같아서 전체적인 몸의 상태는 나쁜 게 아닐거라 믿고 있긴 한데.. 눈이 참… 보면 볼수록 좀 이상해요;; 별 문제 아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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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바람

    그릇과 도구가 예뻐지고 좋아지면 좀 요리할 기분이 날랑가요?
    요즘 칼이 안들어서 홈쇼핑에서 막 광고하는 쓱싹 잘드는 독일칼 보면서
    요리도 잘 안하면서 사볼까? 이러고..ㅋㅋ
    암튼 저 냄비 참 예뻐요!
    전 얼마전 엄마가 ‘너 시집가면 줄라고 키핑해놨던’ 꽤 튼실한 스뎅 냄비,찜기 몇개를 잊고있다 창고서 “발견”하셔설
    그걸로 버티면 될 거 같아요.ㅋㅋ

    딸구씨..눈이 참 신기하네요.
    색이 왜그렇게 달라지는건 지..
    의사쌤은 그런거에 대해 별 말씀 없으신가요?
    좀 불편하더라도 잘 먹구 잘 싸구 땡깡도 피우고 그렇게만 지내주면 좋겠어요.
    여러가지로 고민하고계시는만큼 딸구 좋은 상태로 유지되길 바라고 기도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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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na Post author

      우와 엄마가 키핑해놓으신 스뎅 냄비!!! 좋으시겠어요!! 사실 두루두루 쓰긴 스뎅이 짱인 듯 해요.

      예쁜 그릇을 사본 적이 별로 없어서 잘 모르겠는데 일단 냄비 사고나서 오늘 요리했으니 약발이 좀 있긴 한 거 같아요 ㅎㅎ
      그 독일칼이 쌍둥이 칼인가요? 저는 쌍둥이 과도 15년 전 선물받은 거랑 감자칼 한 15년 된 거, 식칼 한 8-9년 전에 산 거 이렇게 세개 있는데 매일 몇번씩 써도 아직 멀쩡하고 앞으로도 계속 잘 쓸 것 같아서 살 만 하다 싶어요. 제가 잘못 해서 사고나서 바로 중간에 날이 좀 부러졌는데 그래도 쓰는 데 지장없고 보내기만 하면 AS도 해준대요.. (그러나 귀찮아서 안 보냄;;) 한국 홈쇼핑은 가격도 좋고 구성(!)도 좋고.. 지르삼 ㅎㅎ (이거이거 옆에서 이래 뽐뿌질을 ㅋㅋㅋ)
      아 근데 칼은 종종 갈아줘야 하는 거 같아요.. 칼갈기 담당은 K씬데 가끔 갈고나면 확실히 감자썰 때도 다른 듯 ㅎㅎㅎ

      딸구는 눈은 그렇다치고 완전 예전의 딸기로 돌아와서 밤에 잘 때도 몇번씩 일나서 깔때기 휙 벗고 손 빨고 있고 엉덩이 밀다 이불속으로 끌려들어오고 (잠결에 꽉 안아주면 저도 그냥 다시 잠 ㅋㅋ) 뭐 그러네요. 선생님 만났을 땐 눈이 대박 하얘서 까매지는 건 안 물어봤었어요. 그냥 그런 줄 알았음;;; 담번에 갈 일 있음 물어봐야겠어요. 지금은 걍 잘 먹고 잘 자니 내비두기로.. ㅎㅎ
      말씀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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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바람

        그것이 엄마두 까맣게 잊고계시다
        보일라 고장나서 들여다보다 창고 구석에서 ‘발견’하신거라능..;;;;
        하긴 내가 시집을 너~무 늦게가긴 했쥬.ㅋㅋㅋ

        내가 본 건 그 꽃무늬 그려진 거의 톱날같은 절삭력의 칼이었달까나요.
        갈필요도 없이 갱장히 강한 절삭력..이라던데..
        집에있는것도(울집엔 온니 식칼 하나, 과도 하나임) 갈아쓰면 좀 낫겠는데
        문젠 사고싶다는 생각이 드니까 갈아주고싶지가 않아지는 요상한 마음.ㅋㅋ

        딸구 눈은 하얘지기 전 과정인가봐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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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폴리맘

          그칼 장미칼인가 꽃그림그려진 톱니모냥 칼 아뉴?? 나두 본듯.
          살까말까 고민만 햇음 ㅋㅋㅋ 디따 잘 들어보이드라규ㅋㅋ
          나두 살까 우짜까 갈등갈등 ㅋㅋ

          Reply
          1. Ana Post author

            아 이집도 살까말까 중인겨요? ㅋㅋㅋㅋ 두개 사면 할인해주는 그런 행사 안 하남.. ㅎㅎ

        2. Ana Post author

          아 결혼 계획 한참 전에 일단 사놓으신 거였군요 ㅎㅎㅎㅎㅎ 바람님이 온리 딸이라 준비해놓으셨나봐요. 늦게나마 발견되어서 매우 다행임? ㅎㅎㅎ

          칼 이름 아는 건 쌍둥이 밖에 없어서 꽃무니 몰겠음;;; 갈 필요가 없다니 세라믹인가요? (세라믹은 갈 필요 없다고 어서 주워들음;;) 갱장한 절삭력이라니 ㅋㅋㅋㅋ (근데 손 조심하셔야 할 듯!)
          잘드는 칼은 아무래도 요리를 쉽게 해주지 않겠어요? 라면에 넣는 파도 쓱쓱쓱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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