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사흘 보고

금요일 새벽.. 잠에서 깨어 잠시 컴퓨터 앞에 앉았다. (새 일을 시작한 흥분 때문인지 상당히 피곤한데도 마치 처음에 이민왔을 때처럼 자다가 깨곤 한다.)

월요일에 계약을 마치고 7월부터 정식으로 일을 시작하였다.
화요일이었던 1일은 이 곳 건국기념일로 쉬는 날이어서 우리도 문을 안 열고 내부 정리를 하였다. 먼젓번 주인인 D는 어찌나 검약정신이 강한 친구인지 돈을 주고 산 것은 하나도 없고 다 자기가 만들고 중고나 때로는 주운 물건을 쓰기도 해서 치우고 버릴 것도 꽤 있었다. (영국 사람들이 절대절대 물건을 안 버린다더니 정말 그런가보다. 데이케어쪽에 있던 안락의자 하나는 너무 꼬질꼬질해서 우리가 나중에 버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자기들이 좋아하는 거라면서 가져가버렸다. 유럽으로 갈 때 가져간다나!) 정리를 얼추 하고 있는데 E의 언니들이 꽃과 행운대나무(잘 모르겠는데 이런 이름이다)를 사서 잠시 놀러오셨다.

2일인 첫날, 미리 예약되어 있던 손님들과 지나가다 들른 손님들로 분주한 하루. 물론 다 미용 손님들이라 E가 분주하고 나는 전화를 받거나 필요한 가격표등을 만들었다. 바쁠 땐 나도 강아지 목욕을 시키거나 하면서 좀 거들고.. 아직 전혀 홍보가 되어있지 않은 상태라 그런지 데이케어에 오는 강아지는 한마리도 없었다. 홍보도 하고 동네에 전단도 뿌려야 한다. 뭐 급할 건 없으니 천천히 천천히 무리하지 않고 할 생각이다.

어제도 바빴다. 역시나 데이케어 강아지는 없었지만 토요일과 다음주 화요일에 예약이 잡혀 아주 기뻤다. 여러가지 상품을 개발해서 정기적으로 오는 손님들을 만들 생각이다.

저녁에 집에 돌아와 남편이 만들어준 라볶이로 저녁을 먹고 마지막 남은 번역 내 분량을 하고 있는데, 며칠 계속 피곤해서였는지 꼬박꼬박 졸았더니 남편이 번역거리를 자기가 하겠다고 가져가 버렸다. 남편의 분량이 훨씬 많았는데.. 미안하지만 고맙게 들어가 일찍 잠들었다.

오늘 내일도 만만치 않은 강아지 손님들이 온다. 든든히 먹고 힘을 내서 재밌는 하루를 만들어야지.
좀 피곤하긴 하지만 하고싶던 일을 해서 그런지 아주 즐겁다.


지원맘 (2003-07-04 23:06:45)
대박 터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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