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과의 여행 – 8월 8일 월요일

섬에 하루 더 묵어도 안 묵어도 상관없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다음 숙소를 알아봤었는데, 숙소를 잡은 것은 천만다행이었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동생의 몸 상태가 좋지 않다. 전혀 추운 날씨가 아니었는데 많이 추워한다.

원래 오늘 아침 메뉴는 엊저녁에도 먹은 치킨 샌드위치였는데, 비상용으로 준비해 두었던 컵라면을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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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겹게 라면을 먹고 나서도 동생의 상태는 호전되지 않고, 오히려 고질병인 편두통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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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스러워 하는 동생 ㅠㅠㅠㅠ
사실 매우 더운 날씨였어서 햇볕을 쬐면 두통이 더 심해질까봐 그늘로 옮기라 했는데 몸을 조금 움직이는 것도 힘들어 한다. 손도 차갑고 추워해서 쳇기가 있는 것도 같고 ㅠㅠㅠㅠ
급기야 차 안에 들어가 침낭을 뒤집어 쓰고 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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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 나는 천천히 사이트를 정리하고 체크아웃 시간에 맞춰 차를 몰고 캠핑장을 나왔다. 동생은 뒷자석에서 계속 잠을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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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이라 괜찮을 줄 알았는데 섬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 페리를 한 대 놓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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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를 기다리다 보니 점심때가 되었다. 아침에 동생이 먹지 못해 도시락으로 챙겨온 샌드위치를 좀 먹고. 거의 기절해 있던 동생이 이 때 쯤 정신을 차렸다. 다행 다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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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동안 좋은 시간을 보냈던 섬을 뒤로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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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이모와 가까운 조그만 항구 도시 Crofton으로 향한다. 이번에 동생이 가져온 하루키의 책 라오스에 대체 뭐가 있는데요에 이 때의 마음과 비슷한 이야기가 있었다:

다음에 또 언제 이 섬에 올 수 있을까? 아니, 두 번 다시 올 일이 없을지도 모른다. 당연한 얘기지만, 섬은 어디 다른 곳에 가는 길에 훌쩍 들르듯 방문할 수 없다. 작정하고 그 섬을 찾아가든지, 아니면 영영 찾지 않든지. 둘 중 하나다. 중간은 없다. 

배는 세 시간 후 피레우스 항에 도착한다. 나는 짐을 어깨에 메고, 단단한 대지를 밟고, 일상의 연장선상으로 돌아간다. 내가 속한 본래의 시간성 속으로 돌아간다. 언젠가는 돌아가야 할 그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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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로 가는 길에 벽화로 유명한 마을이 있다고 해서 잠시 들러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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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 후 걸어가는데 이 마을의 도서관 발견. 술가게 옆에 도서관이 있네 ㅋㅋ (오른쪽 하늘색 간판이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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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레방아 뒤 개울도 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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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석 구석 아기자기하게 꾸며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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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면인데 입체 효과가 나도록 그린 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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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웨이 샌드위치 집 간판도 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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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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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차를 달려 숙소로. 가는 길에 Nanaimo에서 장도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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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에 차를 세웠더니 말이 얼른 인사를 온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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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주인 아주머니가 밥을 주러 가니 조르듯이 귀여운(?) 소리를 낸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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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을 대강 풀어 두고 며칠만에 목욕도 하고. (이 집은 샤워가 없고 욕조 뿐이라 강제 목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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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묵은 다락방 입구에 좁지만 앉을 수 있는 공간이 있어 밖에 앉아 저녁. 아침에 짐을 쌀 때 거들지 못 해서 무척 미안해 하던 동생이 저녁 준비를 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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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구경하면서 저녁 식사.

사진으로 보기엔 그럴 듯 한데 의자는 약간 불안했고 (바닥에 틈이 있어서 다리가 살짝 살짝 빠졌음 ㅋ) 곡물 샐러드에선 콩알만한 돌이 나오고 (이가 아주 약간 떨어져 나감;;) 급기야 말벌도 한 마리 등장. 말벌에 놀라 접시들을 들고 얼른 안으로 들어갔다. 사건 사고의 연속이구나…

동생도 나도 힘든 하루였던지라 사진 정리를 하고는 깊은 잠에 빠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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