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금요일엔 눈이 많이 올 거라는 예보가 있더니만 결국 낮에 학교 문을 닫았다.
나는 스카이트레인을 타고 큰 문제없이 집에 도착했는데, 회사 차로 눈 길에서 엄청 고생을 한 K씨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지 그 여파로 며칠째 감기몸살을 앓고 있는 중.
토요일에는 우리 집에서 설날 빙자 북클럽 떡국 및 영화 모임을 하기로 했어서, 금요일 오후 집에 일찍 온 김에 K씨는 동그랑땡을 만들었다. (눈 예보가 있어 미리 장을 봐두길 잘했다.. ㅎ)
뭔가가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일도 별로 없고 설사 그렇더라도 굳이 해서 먹는 일은 없는 나는, 이런 K씨를 보면 웬지 감탄하고 만다.
눈이 꽤 와서 다음 날 모임을 할 수 있을까 싶었으나, 다행히 날이 개고 눈도 얼추 치워져서 모일 수 있었다.
좀 일찍 오신 P님의 지휘 하에 전을 부쳤다. 우리 집이나 시댁이나 명절에 일해야 하는 분위기가 아니었기 때문에 이런 대규모 전부치기는 처음 해 본다.. ㅎㅎ
맛있게 완성된 전, 떡만두국, P님의 김치와 S님의 고사리무침으로 풍성한 잔치상이 되었다 ㅎㅎ
한국에서 오신지 얼마 안 된 B님네가 북클럽에 조인하셨는데, 엄청 멋진 간식을 가져오셨다. 한국에서도 귀하다는 한살림 울릉도 오징어에 한살림 간식들. 다들 잔뜩 배가 불렀는데도 감사하면서 냠냠.
그리고 나서 다 함께 Young @ Heart (2007, documentary)를 보고 차를 마시며 늙는다는 것에 대해, 또 이런 저런 다른 이야기들도 나누다 아쉽게 헤어짐. 명색이 북클럽이니 다음번 모임엔 책을 한 번 읽어보자고 다짐하면서 ㅎㅎㅎ
일요일에 K씨는 아팠다. 집에만 있는 것보다 나가서 맑은 공기를 마시는 게 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밖에 나가자고 종용. 마침 J선배가 강아지를 봐주고 계시다고 해서 공원에서 만났다.
엄청 이뻤는데 아직 아기라 그런지 천방지축이었다. 이름이 셜록인데, 던져준 공이 눈에 조금만 묻혀도 못 찾는다! ㅎㅎㅎ
잠시 강아지랑 놀고 나서 급 초췌해진 K씨와 한식당으로 가 뜨끈한 국물요리를 한 그릇씩 먹고, 집에 가서 벽난로를 켜고 잠을 한 숨씩. 약간의 감기 기운이 있었던 나는 기운을 차렸으나, 몸살 감기에 단단히 걸린 K씨는 회복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듯 하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