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한국여행 – Day 9, 10, 11

Day 9

K씨는 아버지 어머니를 모시고 병원에 가고, 나는 누나와 함께 조조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보러 갔다. 눈이 즐겁긴 하다만.

영화를 본 후 백화점 식품가에서 분식류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떡볶이가 먹고 싶어진다)와 빵을 사서 집으로 갔다. 기대를 하지 않은 김말이가 가장 맛있었고, 떡볶이는 너무 매워서 많이 못 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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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긴급 재난 문자가 왔다.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것들에 대해 큰 분노를 느낀다. 가족들을 생각하면 더더욱.


Day 10


아침은 멍게 비빔밥. 내가 멍게를 잘 못 먹는다는 걸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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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친구분을 만나러 가기로 한 날. 동생도 청주에서 올라오기로. 아빠가 좋아하는 스시 뷔페집에 가서 밥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눔. 아빠가 잘 지내시는 것 같아 보여 좋았다.

K씨는 서울 집으로 돌아가고 아빠, 동생과 나는 일산의 한 게스트 하우스에서 하룻밤 묵으면서 저녁 내내 수다를 떨었다.


Day 11

동생이 찾아낸 게스트 하우스는 아기자기하고 예쁘다. 아침에 일어나 동네를 한 바퀴 돌았다. 주택가인데도 동네에 예쁜 카페들이 잔뜩 있었지만, 한국의 커피집들은 문을 10시 이후에나 열기 때문에 아침으로 뭘 먹을까 어슬렁거리다가 황금똥빵이라는 집이 있길래 들어가서 빵과 잼을 샀다.


동생이 야무지게 챙겨온 과일과 빵, 커피로 아침을 먹었다.

체크아웃 시간을 꽉 채우며 여유롭게 뒹굴거리다 파주 출판 단지에 가보기로 했다. 동생이 짜는 루트는 재미나다.


출판 단지에 있는 지혜의 숲.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소장하던 책들을 기증 받아 보관하고 있는 곳이다. 마음껏 꺼내 읽을 수 있는데, 맘잡고 오래 머물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

출판 단지를 산책하다가 조그맣게 붙어있는 광고지를 보고 솔깃해진 동생의 제안으로 나눔 밥상이란 걸 먹기로.


갔더니 커다란 보온 밥통과 국그릇, 반찬 그릇이 놓여 있어 각자 먹고 싶은 만큼 떠먹는 시스템. 좀 낯설긴 했지만 잔반 낭비도 없고 해서 마음에 들었다. 유기농에 효소에 다 좋은 재료라던데, 그 중에서도 바지락 배춧국이 정말 맛있었다! 메뉴는 매일 바뀐다고 한다.


파주까지 간 김에 헤이리도 들러서 맛있다는 커피도 마시고. 평일 오후 시간인데 사람이 어찌나 많던지!
한국 커피 가격은 여기랑 달랐다. 핸드 드립 커피는 원두에 따라 가격이 다르고 (5500~6000원 순) 라떼는 오히려 더 저렴해서 4000원 정도였는데, 다른 원두를 써서 그런가?


파주에서 나오는 길, 임진강변의 군인들 초소와 철조망을 보니 기분이 묘하다.

아빠와는 일단 헤어지고 동생과 나는 다음 목적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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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와 청주 사이 어딘가에서 하루 묵기로 해서 당진이란 곳에 가 보았다. 한국에 살 땐 서른 해가 되도록 많이 안 다녔는데, 이번엔 단기간임에도 처음 가본 동네들이 많다.

동생이 계속 운전을 해서 너무 미안했다. 심지어 눈에 염증까지 생겨 불편해 보여서 더더욱. 지친 상태로 숙소에 도착한 동생을 종용해서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그래도 밥을 든든히 먹여야 할 것 같아서.


그 동네 사람들이 많이 간다는 닭개장 집에 갔다. 특이하게 부추가 엄청 들어있었다. 열심히 한 그릇씩 비우고 숙소로 와서 일치감치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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