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27일 월요일 흐리다 갬
푹 자고 일어나니 기분이 매우 좋았다.
커피를 만들어 천천히 마시고 따뜻한 물을 많이 마시다 물을 더 끓이려고 보니 전기 주전자가 켜지지 않는다. 전기를 체크하러 나간 K가 캠핑장 전체가 정전이라고 한다. 새벽부터 계속 천둥 번개가 번쩍 콰르릉 하더니 이 일대가 다 정전이 되었나 보다. 그래도 화장실엔 임시 전력이 공급되고 있어 그리 불편하지 않게 사용할 수 있었다.
화장실에 다녀오니 K가 이미 아침 준비를 하고 있다. 오늘 아침 메뉴는 참깨라면.
이 라면은 두번째 먹어보는데 먹을 때마다 맛있지만 웬지 이름과는 잘 안 어울리는 느낌이다. 참깨라면인데 왜 이렇게 매워.
참깨라면에는 계란 블럭이 들어있다. 봉지당 두어개씩 들어있는 것 같은데 이게 뭐라고 K와 서로 먹으라고 양보를 했다. 그러다 보니 문득 이것이 21년된 부부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ㅎㅎ
밥을 먹고는 해변 산책.
그 담엔 뒹굴뒹굴 드라마도 보고 (이번에 시작한 드라마들 재미있다. 특히 유미의 세포들 세포들이 너무 귀여워서 죽음) 받아온 게임도 하고 (Stardew Valley – 근데 노가다게임이라 하면서 지침.. 노가다는 동숲에서 엄청 했는데…) 그러다가 인터넷이 좀 잘 되는 곳에서 수퍼밴드도 다운받고 맥주도 사오려고 집을 나섰다.
다들 문 열길 기다렸는지 한 시에 여는 브루어리에 1시 10분쯤 도착했는데 이미 주차장이 거의 다 차 있다 ㅎㅎ 주차장 뷰 patio에서 엊그제 사온 연어 페퍼로니에 맥주를 한 잔씩.
한 때 나의 최애 맥주였던 Blond Ale 다시 마시니 또 맛있네. 각자 고른 맥주를 한 팩씩 사고 옆 양조장에서 보드카도 한 병, 그리고 해물 파는 곳에서 냉동 Shrimp cake까지 샀다.
오늘 저녁은 맥주도 있으니 Tacofino에서 부리또를 사가서 먹기로 한다. 줄이 엄청 길다. Covid 때문에 방문객이 는 건지, 아님 직원들이 부족한 건지. 꽤 오래 기다려서 fish와 crispy chicken 부리또를 받아 집으로 돌아온다. 수퍼밴드를 틀어놓고 맥주와 부리또를 먹으며 K와 수다를 떨다 보니 인생 뭐 있나 이렇게 살면 되지 싶다.
저녁엔 또 해변 산책을 하고. 말없이 파도를 보면서 보드라운 모래 위를 걷는 시간이 너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