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보신 기간

학교 다니는 동안 (사실 아직까지는 학교 다니는 중.. 다음 주 학기말 고사인데 긴장이 풀어져 노닥노닥하고 있다) 너무 부실하게 먹고 지낸 탓인지 지난주 남편이랑 나랑 한꺼번에 감기가 들어 골골거렸다.

집순이가 되어놔서 집에 빨리빨리 오려고 (꿀단지 묻어놨나.. 것도 아닌데..) 쉬는 시간 없이 수업을 확 몰아놓고 알바까지 뛰고 오니 점심은 남편이 샌드위치 챙겨주지 않으면 대강 대강 시리얼바나 스콘 하나 먹고 끝내기 일쑤였던데다 저녁때도 피곤해서 대강 때우고 마니 당장 감기에 걸려버린 것이다. 한 이년여 가끔 몸살기가 살짝 지나간 적은 있어도 콧물기침목감기에 걸렸던 적은 없었는데 다시금 섭생의 중요성을 되새기게 되었다.

그리하여, 지난주부터 시작해 몸보신 기간이다. (별건 없고 음식에 양파와 마늘을 듬뿍 넣고 직접 해먹는 것 뿐이지만) 마늘과 생강을 잔뜩 넣은 야채볶음밥에 표고버섯과 두부를 넣은 된장찌개 등으로 식사를 바꾸니 당장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단순하기도 하지..;;)

내친 김에 오늘은 미루고 미루었던 우족탕을 끓여보느라 분주하다. 우족은 한참 전에 사다가 냉동실에 넣어두었던 것인데 이제서야 히말라야를 탈출하여 냄비 속에 안착하였다. 황기도 조금 넣고 양파 대파 무우를 넣어서 끓이고 있다. (레서피를 찾아보니 센불에 계속 끓이면 뽀얘진단다.. 기대되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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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시간 후..
기절할만큼 집안에 냄새가 가득하다. 남편에게 전화를 해서 냄새에 고문당하고 있다고 했더니 내일 자기가 베란다에서 마저 끓인다고 그만하란다. 오호호..

그래서 일단은 미완성. 우족탕은 내일 먹어야겠다. 아쉬운대로 장조림(아.. 오늘 너무 무리했다.. 요리를 세가지나 하다니..)해서 밥을 먹었다. 고기랑 계란엔 간이 안 배서 싱거운데 생표고가 아주 맛있게 되었다. 흠..
사진도 올려서 성실한 블로그인의 자세를 다하고 싶으나 오늘은 너무 많은 일을 한 관계로 여기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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끓여서 잘 먹고 식힌 후 냉장고에 넣어두었더니 젤리가 되었다.
남편이 기름을 걷어내는 동안 젤리 기념 사진을 찍어주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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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보니까 이상하게 생겼다. ;;

8 thoughts on “몸보신 기간

  1. apple2004

    마늘 생강 넣은 볶은밥과 표고버섯과 두부 넣은 된장찌개라 ~ 너무 맛있어겠어요~아, 배고파지네요 ^^ 저두 생강 넣고 볶은밥 한번 해봐야겠어요. 근데 마늘생강은 얇게 썰어서 넣어야 겠죠?^^얇게 써는게 이게 저한테는 어렵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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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딸기맘

    사실 저는 마파두부를 시작했다가 볶음밥으로 급 변경한거라 다져서(으깨서?) 넣었어요. ;;

    전에 보니까 제 동생은 마늘을 얇게 편으로 썰어서 볶다가 밥넣고 간장만으로 살짝 간했는네 그게 맛나더라구요. 저도 써는 건 상당히 느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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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후라이ㅍ팬

    우족탕…장조림…
    전 장조림조차도 처음에 대실패를 하곤 전혀 시도해 보지 않았어요. 음식만들기에 대한 선부담감을 없애야 하는데 말이에요. 썬빔을 사다놓고 처음에는 빵을 어떻게 만들지..며칠을 고민했는데 지금은 한 가지 종류지만 아주 쉽게 만들고 있어요. 실험을 계속 해봐야 하는데 말이에요. 그래야 딸기맘님처럼 우족탕 끓여먹을 생각도 하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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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딸기맘

      저희는 일단 없어서 못 먹기 때문에 하기만 하면 잘 먹어요.. ㅎㅎ 실패라고 하면 뭐 실패의 연속이지만. (아 저 싱거운데 국물은 다 없어진 장조림 어쩌지.. ;;;)

      우족탕은 결국 완성됐어요.
      저는 고기는 잘 안 먹어서 남편이 주로 고기를 먹고 국물은 제가 훨씬 저 많이 먹었네요. 파 이따만큼 넣고.. 우후후 건강해진 듯 한 이 느낌~ 불끈!

      장조림은요, 일단 고기 500그램 사다 찬물에 한두시간 담가놓고요, 핏물을 뺀 뒤 찬물에 넣고 끓여요. 한시간 정도 끓어서 육수가 나오면 육수 두컵 분량에 간장8 설탕1 물엿1 스푼씩 넣고 통마늘 한 10쪽, 청양고추 한 개 생강 한 토막 대파 흰부분 넣고 물이 반으로 줄 때까지 끓이면 된대요. (앗 여기까지 쓰다 생각해 보니 저는 실패한 레서피라..;;; 아마 저는 삶은 계란이랑 생표고를 잔뜩 넣어서 물이 빨리 졸아들었던 거 같아요. 암튼 간장은 맛있더라구요. 밥비벼먹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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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딸기맘

      오 그게 저의 계획인데.. 0.0
      저희도 근데 곰국 가끔 끓이면 몇번 우려먹다 질리긴 하더라구요.. 만일 질리면 얼려놨다 설날 떡국을 만들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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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shootdol

    우린 둘 다 곰탕.우족탕..등등 뽀얀 국물을 마시면 바로 화장실로 직행이예요…왜 일까요…몸에 좋은 거 먹고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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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딸기맘

      흠.. 고기국물이 잘 안 받으시나 봐요.. 그래도 두분이 체질이 같으셔서 좋으시겠어요.
      우리 K군은 제가 좋아라 하는 크림류 파스타 등을 먹으면 바로 가시죠. 7년이 지나니까 저도 조금씩 닮아가는지 크림에 조금 민감해지던데 이거 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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