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온지도 꽤 된 이 영화는 예전에 예고편으로 접했으나 그닥 관심이 없었는데, 도서관 친구의 추천으로 보기 시작했다.
소심하고 말없는 청년 라스가 어느날 여자친구가 생겼다며 데려오겠다고 하자 가족들은 놀라고 기뻐한다. 그런데 정작 데려온 여인은 성인용 완구여인. (죽부인의 21세기 버전이라고나…;) 주변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나 의사의 권고대로 라스를 위해 완구여인이 실제 사람인 것처럼 대해주기로 한다. 교회에도 같이 가고, 파티에도 가고… 그러는 과정에서 라스는 자신을 낳다 죽은 어머니로 인해 생긴 출산에 대한 공포와 이에 따른 정신적 장애를 이겨나간다…라는 흐뭇한 이야기이지만, 내가 정작 감명을 받은 것은 영화 중의 아주 작은 에피소드.
(여기서부터 약간의 스포일러 있음. 그러나 미리 알고 봐도 영화를 즐기는 데에는 방해가 되지 않을 듯함. 기회가 되면 보셔도 좋을 듯한 영화. 한국에서는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란 이름으로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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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앙카 (완구여인의 이름)가 죽을 병에 걸렸다고 믿게 된 라스가 침대 곁에서 슬퍼하고 있다가 거실로 나가자 동네 할머니들 세분이 와서 뜨개질을 하고 있다.
라스에게 짤막한 위로를 던지고 먹을 것을 가져왔으니 먹으라고 하고는 별말없이 뜨개질이며 십자수를 계속하자 뻘쭘했는지 자기가 뭔가 할 일이 있느냐고 묻는 라스. 이에 할머니들은 할 일 없다고, 밥이나 먹으라고 한다. 그러면서 자기들은 그냥 앉아 있으려고 왔다고 한다. 다른 할머니가 말한다. “그게 비극이 닥쳐오면 사람들이 하는 일이야.” 또 다른 할머니가 말한다. “와서, 그냥 앉아있는거야.”
[각본 원문 – 출처: imdb]
Sewing Circle Lady 3 – Hazel:
Well that’s how life is, Lars.
Mrs. Gruner: Everything at once.
Sewing Circle Lady 2 – Sally:
We brought casseroles.
Lars Lindstrom:
Thank you.
Lars Lindstrom: [Lars looks around the sewing circle. The three ladies are knitting and doing needlepoint] Um, is there something I should be doing right now?
Mrs. Gruner: No, dear. You eat.
Sewing Circle Lady 2 – Sally:
We came over to sit.
Sewing Circle Lady 3 – Hazel:
That’s what people do when tragedy strikes.
Sewing Circle Lady 2 – Sally:
They come over, and s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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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이지만 무척이나 따뜻한 장면이었다.
나도 누군가가 슬픔에 잠기면 꼭 가서 그냥 앉아있어야지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