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rs and the Real Girl (2007)

나온지도 꽤 된 이 영화는 예전에 예고편으로 접했으나 그닥 관심이 없었는데, 도서관 친구의 추천으로 보기 시작했다.


소심하고 말없는 청년 라스가 어느날 여자친구가 생겼다며 데려오겠다고 하자 가족들은 놀라고 기뻐한다. 그런데 정작 데려온 여인은 성인용 완구여인. (죽부인의 21세기 버전이라고나…;) 주변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나 의사의 권고대로 라스를 위해 완구여인이 실제 사람인 것처럼 대해주기로 한다. 교회에도 같이 가고, 파티에도 가고… 그러는 과정에서 라스는 자신을 낳다 죽은 어머니로 인해 생긴 출산에 대한 공포와 이에 따른 정신적 장애를 이겨나간다…라는 흐뭇한 이야기이지만, 내가 정작 감명을 받은 것은 영화 중의 아주 작은 에피소드.

(여기서부터 약간의 스포일러 있음. 그러나 미리 알고 봐도 영화를 즐기는 데에는 방해가 되지 않을 듯함. 기회가 되면 보셔도 좋을 듯한 영화. 한국에서는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란 이름으로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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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앙카 (완구여인의 이름)가 죽을 병에 걸렸다고 믿게 된 라스가 침대 곁에서 슬퍼하고 있다가 거실로 나가자 동네 할머니들 세분이 와서 뜨개질을 하고 있다.
라스에게 짤막한 위로를 던지고 먹을 것을 가져왔으니 먹으라고 하고는 별말없이 뜨개질이며 십자수를 계속하자 뻘쭘했는지 자기가 뭔가 할 일이 있느냐고 묻는 라스. 이에 할머니들은 할 일 없다고, 밥이나 먹으라고 한다. 그러면서 자기들은 그냥 앉아 있으려고 왔다고 한다. 다른 할머니가 말한다. “그게 비극이 닥쳐오면 사람들이 하는 일이야.” 또 다른 할머니가 말한다. “와서, 그냥 앉아있는거야.” 

[각본 원문 – 출처: imdb]
Sewing Circle Lady 3 – Hazel:
Well that’s how life is, Lars. 

Mrs. Gruner: Everything at once.

Sewing Circle Lady 2 – Sally:
We brought casseroles. 

Lars Lindstrom:

Thank you.

Lars Lindstrom: [Lars looks around the sewing circle. The three ladies are knitting and doing needlepoint] Um, is there something I should be doing right now?

Mrs. Gruner: No, dear. You eat.

Sewing Circle Lady 2 – Sally:
We came over to sit.

Sewing Circle Lady 3 – Hazel:
That’s what people do when tragedy strikes.

Sewing Circle Lady 2 – Sally:
They come over, and s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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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이지만 무척이나 따뜻한 장면이었다.
나도 누군가가 슬픔에 잠기면 꼭 가서 그냥 앉아있어야지 생각했다.

12 thoughts on “Lars and the Real Girl (2007)

  1. 마리솔

    아…깨닫지 못하고 있었지만 정말 그러네요.
    슬픈일이 생겼을때 그냥 옆에 누가 있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를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저도 그냥 가서 앉아있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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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애플

    마저요..그렇게 있어주는것만으로도 위로를 받은적이 저도 있었던것같아요.. 먐이따뜻해지는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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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바람

    전에 무슨 다큐를 봤는데 리얼돌을 실제 사람처럼 여기는 사람들이 제법 많더라구요.
    단순하게 빠져서 수집하는 사람들도 있는가하면
    저 영화처럼 여자친구로 대하는 남자들도 많고
    아기리얼돌을 유모차에 태워 다니면서 대리만족을 얻는 아줌마나 할머니등..

    근데 정말 저 영화속 구절 맘이 따스해지는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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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딸기맘

      아기인형들도 있는겨요? ㅎㅎㅎ 얼마나 외로우면 그럴까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버림받은 동물친구들 입양하면 어떨까나 ㅎㅎ
      저 구절 좋죠? 자꾸 생각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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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트니맘

    비앙카하니 미수다에 그녀가 생각난다는. 그 비앙카 완전 귀엽고 이뻐서 팬인데.ㅎㅎ
    영화보라는데 딴소리하는 터맘뭐냐..ㅡ..ㅡ
    음.. 할머니 감동이네요. 정말그래요. 그냥 옆에 있어주고 이야기 들어주는게 얼마나 큰 위로인지.ㅜ.ㅜ
    리얼돌근데 웃겨요.ㅋㅋ 저도 케이블에서 봤는데 진짜 잘만들었더라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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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딸기맘

      미수다는 본 적이 없어서.. ㅎㅎ 비앙카라는 처자가 있는 모양이네요.
      리얼돌이라지만 촉감은 차갑지 않으려나요~ 아무래도 동물친구들이.. (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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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금봉네

    그냥 옆에만 있어 주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죠.
    어쭙잖은 위로랍시고 던지는 말 한마디에 더 상처 받기도 하니까요.
    뜨개질이나 십자수, 퀼트가 옆에 있어줄 때 하는 일로는 더 없이 좋을 거 같아요.
    아, 요리도 괜찮겠네요… 상처 받은 사람 영양보충도 고려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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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폴리애미

    말없이 함께 해주는 것만으로 큰위로가 되는거쥬….우리 아들, 딸램이가 주는 사랑이랄까요? ㅋㅋㅋ
    누구든 힘들때 혼자 있게 하지 말아야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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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딸기맘

      맞아요 맞아요. 그냥 말없이 옆에서 초롱초롱 쳐다만 봐도 슬픔이 훨씬 덜해지지요.. (갑자기 딸기가 이뻐보임- 조금전까지 밥달라 하도 난리부르스를 춰서 째려보고 있었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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