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나는 알바랑 수업이 있고 K군은 쉬는 날이어서 K군이 아침을 만들어주었다. 며칠 전부터 떡꼬치가 먹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더니 떡볶이 떡을 사와서 결국은 낙지 떡볶이로 낙찰. 전날 산 떡이어선지 보들보들 맛있었다.
간만에 여유있게 나가도 되는 날이라 카푸치노도 만들어마시고. 한 잔 만들려도 일이 많아 급히 나가는 날은 절대 못 마신다. 뭐 드립커피메이커도 같이 애용하게 되어 좋지 머. K군도 만들어주려고 했으나 나뭇잎 모양이 없는 에스프레소 따위는 먹을 수 없다;;;;고 주장하여 그냥 나만 마셨다.
화요일에 월마트서 산 제라늄 모종 세 개. 작년 딱 한 번 먹고 사그러진 깻잎이 살던 화분에 옮겨심어 주었다. 밤엔 아직 추워서 거실로 들여놓는다. 키우는 소질은 없지만 보는 게 좋아서 몇년 간 이것저것 키워보니 가장 만만한 게 제라늄이다. 일단 꽃의 색깔이 강렬하고 다시 추워질 때까지 끊임없이 피는 데다가 결정적으로 벌레가 싫어하는 식물이다. K군에게 E.T.에 나오는 꽃이라고 하니 좋아하는 것 같았다. (내가 꽃을 사는 걸 별로 반기지 않음..)
올해는 아쉬운 대로 얘네들만 키우면서 여름을 나 보기로 하였다. 나중에 시간이 나면 예쁜 직사각형의 박스에 조르르 심어서 발코니에 걸어놓고 싶다. 그나저나.. 오늘 학교갔다 와보니 많이 자란 것 같아서 사진을 찍었는데 같이 놓고 보니 전혀 달라보이지 않는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