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가 시작되면서 며칠간은 정말 바빴다. 게다가 K씨가 며칠간 꼭두새벽 (3시 반!!)에 출근해서 덩달아 잠을 설치다 보니 정신 가출. 그래서 점심시간에는 웬만하면 반드시 나와서 머리를 식히곤 했다.
산책하다 본 이 갈매기는 어찌나 목욕에 열중을 하던지.. 보고 있으니 무척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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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수업도 다시 시작. 이번 학기에는 필라테스랑 요가 수업만 갈 예정. 부트캠프는 음.. 하기 싫음. 대신 틈나는 대로 수영이랑 aquafit을 하러 갈 거다.
필라테스 간만에 처음 갔더니 몸이 놀랬는지 속이 울렁울렁;;;; 요가도 그리 힘든 동작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다음날 근육통이…?! 운동은 역시 골고루 해야 하나 보다.
8일 목요일
주중 저녁이지만 K씨가 한 잔 하고 싶다기에 골뱅이와 야채를 잔뜩 넣은 비빔면을 먹으면서 와인도 한 잔. 여름에 섬에서 동생과 갔던 레스토랑에서 마셔보고는 좋아서 와이너리에 가서 산 와인인데, 마당만 예쁜 집 와인보다 백만배 낫다.
9일 금요일
우리 도서관 관장님은 출장을 가면 그 동네 과자를 자주 사온다. 딱 보기에도 전통있어 보이는 영국 과자. 작은 마음씀이지만 얘깃거리도 생기고 재미있다. 배울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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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가 거의 비어서 저녁은 외식. 집에서 가깝지만 한번도 안 가본 작은 일식집에 가보았다.
타코 와사비
토치로 불맛을 낸 아부리 스시와 롤. 맛있다…
이제껏 먹은 스시 중 맛으로만 보자면 손에 꼽을 만한 집. @.@
요즘 밴쿠버 맛집 블로그들을 보기 시작했는데, 그동안 우리가 모르던 숨은 맛집들이 엄청 많았다.. 그러나 다 찾아다니면 통장 바로 거덜날 듯;;
10일 토요일
한국책 카달로깅 알바를 하기로 한 날. 이번에 기증된 책들은 맨날 똑같은 어린이용 전집류가 아니라 소중하게 보관했던 책들이라는 게 보여서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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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계 일본인인 친구 I가 브라질 다녀올 때마다 사오는 불량(?)식품들 ㅋㅋㅋ 이번에 올림픽 보러 다녀 왔다고. 평창에 갈 거냐고 묻던데.. ㅎㅎ
나는 밴쿠버 올림픽 때도 다른 곳으로 여행간 사람이란다.
10일 일요일
콩나물국이 있길래 너구리 라면 하나 + 김치 + 칼국수면을 넣어 끓임.
K씨가 이번 주부터 6주간 트레이닝이라 도서관에서 교과서도 빌리고, farmers market에서 사과도 산 후 가까운 곳 산책을 갔더니 SPCA (Society for the Prevention of Cruelty to Animals) 행사를 하고 있었다. 이 가까운 곳을 딸기랑은 한번도 못 와 봤네..
그리고는 새롭게 찾아낸 개울가 산책로에서 산책. 요즘 인스타그램으로 예쁜 하이킹 트레일이 소개되면 거기 주차장이 미어터진다던데.. 이렇게 잘 알려지지 않은 조용한 산책로를 주변에서 찾으면 너무 좋다.
그래서 이만큼 걸었음..
이번 주부터 K씨는 몇 주간 학교에서 트레이닝을 받는다. 5시에 일어나 밥을 먹고 6시면 나가서 어쩌다 보니 같이 새벽 기상 중.
격주 휴무일. K씨가 나간 후에 문득 깨달은, 여름 내내 잊고 있었던 어두운 아침의 집안 풍경.
요맘때쯤 되면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서 집안을 꾸미는데 관심이 생긴다. 벽에 큰 스티커를 붙여볼까, 냉장고를 리폼할까 궁리를 하며 인테리어 블로그들 구경하다가…
미뤄두었던 소소한 일들 처리.
이 청바지는 사두고 줄이지를 않아서 몇 개월째 방치해 두었었는데 요즘 커팅진이라는 게 유행한다고 해서..
말 그대로 뚝 잘라 입는 거란다. 어찌나 고마운 유행인지 ㅋㅋㅋ
운동복 바지 안에 붙어 있던 라벨 조각이 잘라내도 끝이 너무 따가워서 아예 뜯어버리고 다시 꿰매고.
올이 풀렸던 가디건도 근 1년 만에 수선했다. 단추 떨어진 옷도 하나 수선하고.
겨울되기 전에 입을 옷이 몇 벌 생긴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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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하면서 들은 음반. 듣다보니 이 판을 살 때의 기억이 난다. 대학에 다니던 시절이었는데, 헨델의 사라방드를 어디에선가 처음 듣고 감탄해서 판을 사고 싶었으나 제목을 몰랐다. 올해 4월에 캠핑여행을 같이 갔던 친구 D를 음반 가게로 끌고 가 아저씨 앞에서 노래를 시켜서 샀다는 ㅋㅋㅋㅋ
내가 참 얘한테 못할 짓 많이 했구나. 이 블로그를 볼 일은 없겠지만.. 아내랑 행복하기를 진심으로 기원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