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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어느 일요일

이전 직장 동료이자 친구 L의 남편 J씨가 K씨에게 만나자고 연락을 해 왔다.

L의 가족과 우리는 꽤 가까운 사이였는데, L의 반복되는 어떤 행동에 내가 마음을 다쳐서 수년간 연락을 하지 않고 지냈었다. 그러다 보니 J씨까지 안 만나게 되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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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인 J씨는 한국 음식을 많이 알고, 또 좋아 하기도 한다. 예전에 일본에서 한인들이 많은 지역에 살았다고. 한국 소주를 마시자고 하기에 우리 동네에 소주와 막걸리를 직접 만들어 파는 식당에 가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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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도 주문, 소주도 주문. (마시기도 전인데 초점이 왜;;)

낮부터 해물파전과 모듬 순대를 안주 삼아 막걸리와 소주를 마시면서 그간 지내온 이야기들을 나눈다. 몇 잔 술이 들어간 후 J씨는 왜 L과 더 이상 만나지 않느냐고 묻는다. (대략 짐작하고 있었겠지만) 간단히 대답하고, 조만간 L과 함께 만나도 좋겠다고 했다. 하지만 L의 어떤 점은 앞으로도 계속 나를 짜증나게 할 거라고 덧붙였다. 그랬더니 J씨가 그럴 거라고.. ㅋㅋㅋ 아 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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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누다가 정리하고 커피를 마시러 가기로 한다. J씨가 커피 안 마시면 스카이트레인 순환선에서 밤까지 자게 될 거라면서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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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엔 식당은 많지만 마땅한 디저트집이 없었는데 얼마전 새로 생긴 곳이 있어 가 보기로. 테이블이 꽉 차 있어서 바에 앉음. 인테리어가 아주 예쁘고 커피도 맛있어서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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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인가 필라멘트 전구가 대유행. 우리집 식탁 등도 필라멘트 전구다. (사진엔 예쁜 게 잘 안 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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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J씨와의 만남을 마무리하고 밴쿠버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야외 공연을 보러 버스에 오름. 타는 사람들이 다 야외용 의자를 들고 탄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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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호수를 배경으로 설치된 야외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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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사람들이 많아 멀찍이 자리 깔고. 어쩌다 보니 커플 배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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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하늘을 보며 누워서 듣는 교향악 – 낯설고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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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름이 깔리기 시작하고, 이 때 연주한 스타워즈와 스타트랙 주제곡, 무척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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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는 버스를 잘 못 타서 (각각 다른 종점행 버스가 같은 정류장에 선다.. 종착역을 확인하고 탔어야 하는데 번호만 보고 탔네..) 의도치 않게 긴 버스 여행을 마치고 집에 돌아옴. 강행군을 했더니 (게다가 낮술까지..) 월요일에 너무 피곤했음. 노는 것도 쉬엄쉬엄 해야 겠다…

 


 

덧붙임: 얼마 전에 블로그 버전 업데이트 후 연관 포스팅이 아래 뜨게 되었다. 예전 한국 여행 포스팅이 떠서 아무 생각없이 클릭해서 읽어봤더니 그 때도 버스를 잘 못 탔다고.. ㅋㅋㅋㅋㅋㅋ 아 웃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