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에는 모처럼 날씨도 좋고 해서 직거래장터에 갔다. 햇사과도 살 겸.
몇년 전 견체공학적 디자인이라고 해서 큰 맘 먹고 샀으나 가방 안에서 딸기가 손발을 물어뜯어대는 바람에 무용지물이 되었었던 펀들을 딸기가 기운이 빠진 이제서야 쓰게 되었다.
요즘 눈을 못 감아서 잘 때나 깨있을 때나 항상 반쯤 뜨고 있다. 자는 거니 노는 거니?
북적이는 장터의 모습. 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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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터 바깥쪽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고 잠깐 쉬기로.
계속 잠만 자는 딸기. 그래도 이 날 기분이 좋았는지 집에 와서 계란 노른자랑 당근, 고구마를 잘 받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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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 요즘 요리할 기운이 없어서 그냥 마트에서 사온 반찬으로 아침밥을 먹었다.
딸기는 어제 저녁 잘 받아먹길래 달라는 대로 줬더니 (그래도 평소보단 매우 적었다) 과식이었나.. 캐모마일 차를 물삼아 먹였더니 곧바로 엊저녁 먹은 걸 다 토해냈다. 엊저녁 상태가 괜찮아지길래 나아가는 줄 알았는데.. 멘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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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리고 나갔더니 그래도 응가를 하긴 했는데 그 이후 아무것도 – 물도 – 받아먹으려 하지 않는다. 입 안의 염증이 너무 심해진 것 같다. 프로폴리스로 막을 수가 없는 건가..
저녁 때 주사기로 밥 끓인 물 조금, 전해질 음료 조금을 먹였다. 모든 걸 거부하는 가운데 희한하게 고구마는 약간의 관심을 보여서 약간 입에 넣어주었으나 넘기질 못하는 듯.
딸기가 아프니 마음이 불편해서 K씨와 딸기 치료에 대해 소모적인 논쟁. 아직 의사도 안 만나봤는데 미리 예상하고 걱정하고 급기야 치료 계획 의견 충돌. 이게 뭐야 바보같이.
딸기 선생님이 목요일에 돌아온다기에 그 날 병원가기로 했으니 그 때까지는 일단 딸기가 탈수가 되지 않도록, 너무 기운이 빠지지 않도록 열심히 돌봐주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