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우쿠커 – 1탄

주방가전을 고를 때는 인터넷 검색을 한참동안 해보고 후기 등을 참고해서 정말로 자주 쓸 것 같아야만 사는데 그러다보니 일단 사면 자주 사용하는 편이다. 한 가지 실패한 건 아이스크림 메이커인데 곧잘 만들긴 했으나 우리가 둘다 단 것을 그리 즐기지 않는다는 것을 간과했다. 조금씩 만들어도 다 못먹어 결국 친구에게 넘기기로.
 
이제 결혼한지 10년이 가까와지니 내 살림 스타일이 어느 정도 파악이 되면서 (손이 많이 가는 요리는 안 함 – 그에 필요한 기구도 안 삼) 항상 쓰는 것 외에는 부엌용품을 거의 안 사게 되고 있다가 날이 추워지면서 눈에 들어온 아이템은 슬로우 쿠커. 요즘 생강, 마른 대추, 황기를 주전자에 우려 차처럼 마시곤 했는데 요걸 슬로우쿠커로 하면 아주 잘 달여진단다. 그리고 밤에 재료 마련해 넣어두면 아침에 요리가 짠 된다나. (원래 출근하면서 준비해놓고 나가면 저녁식사가 기다리고 있다는 개념이지만 우리는 딸기가 혼자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좀 불안해서.)

그리하여 어제 퇴근한 K씨와 빗속을 뚫고 업어왔다.  

5쿼트 (4.73리터) 짜리로 구매.
찌개나 국 종류는 보통 5-6인분 만들어 며칠간 먹으므로 약간 넉넉한 크기로 샀다.
타이머도 없고 디지털 버전도 아닌 최대한 간단한 모델로.
 

일단 개시로 점심 도시락용 카레.
냉장고에 있는 야채를 깍둑썰기한 후 물, 카레가루와 섞는다.
요즘 때가 때인지라 면역력을 증강시키기 위해 황기도 몇뿌리 던져넣고 버섯은 표고버섯.
이렇게 해 두고 뚜껑을 덮어 ‘약’에 맞춰놓고 취침 모드.
한두시간 지난 후에 가봤는데 뚜껑에 김만 뿌옇게 서렸을 뿐 전혀 익는 기미가;;
(뚜껑을 열면 온기가 빠져나가므로 조리중엔 필요시 외엔 열면 안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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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 나가봤더니 맛있는 냄새와 함께 보글보글~
우왕 맛난 카레 완성.

이번 카레엔 우엉과 황기를 넣어 한약냄새가 나서 다르게 느껴지는 지는 몰라도 냄비에 할 때보다 약간 부드러운 느낌.
야채가 너무 익지도 않고 딱 맛있는 정도의 카레가 되었다.

오늘밤은 미역국에 도전.
미역불린 것, 물, 다진 마늘, 간장 등을 넣어놓았는데 곧 켜고 잘 거다.
낼 아침엔 맛난 미역국을 먹을 수 있을까나~


18 thoughts on “슬로우쿠커 – 1탄

  1. 바람

    ㅋㅋㅋㅋ
    저도 살림이 진짜 없는데 냉장고였나 머였나 암튼 사은품으로 슬로우쿠커가 딸려와서
    요긴하게 쓰곤했어요.
    사실..첨엔 찜도하구 머 이것저것 해보다가 요즘은 좀 시들해지긴 했다는..ㅎㅎ
    그래도 약재 은근하게 달일때나 죽끓일때도 좋고 먼가 찔때도 갠찮긴했어요.
    암튼시롱 즐쿡하세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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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딸기맘

      카레는 맛났는데 미역국은 글쎄… 잘 몰겠어요. 제가 간을 안 보고 나중에 간을 봐서 그런가. 맑은 국류보다는 건더기 많은 조림이나 찜류가 더 잘 되나봐요.
      오늘은 계란 찌기 해보려구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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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귀걸이

    겨울이 다가오는구나~ 난 겨울에 유독 더 많이 쓰게 되더라구.
    슬로우쿠커 진짜 유용한듯. 죽도 잘되고 특히 감자탕!! 한번 해봐.
    마파두부 이런것도 확실히 맛이 다르더라. 이리 은근히 조리면.

    난 요리에 손 놓은지 오래라.. 이번 겨울 내 슬로쿠커는 겨울잠을 잘듯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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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sweetiepie

    난 슬로우 쿠커가 좀 미심쩍어..
    이거 약한불에서 오~래 익히는거자너.
    그러면 그동안 고기같은건 상하지 않을까?

    근데 황기가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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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딸기맘

      약한 불이라 해도 요리가 될만한 온도인데 상할까? 이것저것 해보면서 임상실험 해보지 뭐 ㅎㅎㅎ
      황기는 인삼 비슷하게 뿌리쓰는 한약재인데, 여름에 땀흘리고 몸 처질 때 몸을 보하는 작용을 해서 삼계탕 이런데 넣기도 해. 면역력을 높여주니까 요즘같이 플루다 뭐다 어수선할 때 먹으면 좋겠지. 뿌리 쓰는 게 번거로우면 건강식품가게에 캡슐로도 나와있어. 영어 이름은 astragalus root.
      혹시나 하고 찾아봤더니

      黃芪 황기(胎前 諸虛。)
      황기는 임신중의 여러 허증을 치료한다.

      란다. 안전한 약재인가봐. (그래도 의사님과 의논해야 할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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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폴리애미

    슬로우쿠커~~ 저도 예전에 사은품으로 받아서 ‘고사’만 지내다가…….결국 시어머니께 ‘선물'(엄청 좋은거라고 마구 뻥튀기)한….
    카레나 죽, 삼계탕 같은거 할때 죻다던디…(한때 폴리 목욕용 약재 다릴때쓰면 좋겠다 싶어 선물해놓고 살짝 아쉬워했던..)
    저도 며칠전에 미역국을 한솥(들통사이쥬)끓여서 일주일째 먹고 있는중…..(산후조리모드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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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딸기맘

      슬로우쿠커를 사은품으로 많이들 줬나봐요. 한때 홈쇼핑 열풍 후 여러집서 애물단지 됐단 얘긴 많이 들었는데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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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트니맘

    황기랑 대추랑 생강 다려먹기 와.. 저도 해봐야겠어요.
    근데 카레같은거 휘리릭 끓이면 금방 하는데 저래하면 뭐가 더 좋은가요? 맛이 좀 더 좋아서
    슬로우쿠커에 조리하는건가요?( 알쏭달쏭 갸웃갸웃~)
    전 고구마 찌기 귀찮아서 찜기를 살까 싶어요.ㅋㅋㅋ 쪄먹는 요리는 그닥 할일이 없을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트니가 있으니 고구마,게등등 찔일이 종종있네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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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딸기맘

      카레는 좀 오래 뭉근히 끓여야 맛나지 않나요? (일본 만화보면 만든지 3일된 카레가 젤루 맛있다고 ㅎㅎㅎ)
      고구마는 역시 찌는 게 맛있죠. 슬로우쿠커로 쪄도 맛있다니 일단 해보고 후기 올리겠삼. (혹시 트니네 집엔 사은품이 없나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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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트니맘

      울집은 가전 한꺼번에 많이 샀는데도 안주더군요.흥..
      슬로우쿠커같은 큰거 하나주지.자질구레한거 많이 받았던 기억이 얼핏나네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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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애플

    저도 사서 한참 쓰다가 요즘은 뜸한데. 미역국도요? 성공하시면 저도 따라해봐야겠어요. 근데 미역을 먼저불려야 하나요?
    그냥 넣도 되지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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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딸기맘

      뭐 마카로니 앤 치즈 만드는 분들 레시피 보니 마카로니를 안 삶고 넣기도 하긴 하던데 부피상 미역은 수십배가 되니 역시 불리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해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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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마리솔

    카레 너무 맛나보여요. 쌩뚱맞게 밥에 카레 비벼먹는거 보다 난에 듬뿍 올려 먹고 싶은건 무슨 생각인건지…^^;;;
    밤에 해놓고 아침에 “짠~~~”하고 요리가 되어 있음 참 행복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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