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바뀌고 해서 청소 스트레스에 시달리다가 결국 K씨와 마주앉아 머리를 맞대고 가사노동을 분담했다. 대규모의 청소할 일이 있으면 여자들은 얼른 하거나, 또는 (나처럼) 안 하고 볼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는데 남자들은 그런 스트레스를 잘 안 받는 것 같다. (부럽다!)
K씨같은 경우엔 그래도 평등하게 하려고 노력하는 타입이지만 스스로 더러운 것을 보고 청소의 필요성을 느끼는 부분은 별로… 더러움에 대한 기준이 나와는 다른 편이라고나 할까.
암튼, 그래서 세세하게 항목을 나누어 가사노동분담 일정을 수립했다.
일단 서로 얼마나 자주 청소를 해야하는지 의견을 내서 절충하고… (나는 매주 청소를 하자고 했으나 K씨는 2주마다 해도 된다고 생각하므로 10일마다 하기로, 뭐 이런 논의) 달력에 그 일정을 기입.
예를 들면, 이번 주에 내가 아침과 저녁식사/설거지 당번이면 K씨는 도시락 및 밑반찬을 담당하고, 청소는 수요일이나 금요일마다 교대로, 화장실 청소도 매주 토요일에 교대로 뭐 이런 식으로 나누는 거다. 가계부 정리 담당도 6개월마다 바꿔가면서 교대로 하기로 했고.
지금까지 한 3주 정도 진행을 했는데, 결과는 괜찮은 편이다. 그 날 계획된 것만 딱 마치면 되니까 이것도 해야하고 저것도 해야한다는 스트레스가 훨씬 덜하다. 시간도 대부분 한 30분 안쪽으로 끝나는 것 같아 몰아서 했을 때 지쳐버리는 것도 없고, 식사당번일 땐 메뉴도 맘대로 정할 수 있고.
오늘은 아침에 내 담당인 냉장고 청소를 했는데, 냉장고 뒷면의 먼지를 떨어내면 전기사용을 절약할 수 있다고 해서 (그리고 몇년째 쌓인 먼지를 떨어내야하기도 하고;) 냉장고를 끄집어내어 뒷면과 벽, 바닥청소를 했더니 정작 냉장고 청소할 땐 힘이 빠져버렸다. 그래서 큰 냉장고는 다음에 (아마도 내일?) 청소하기로 하고 마무리.
요즘은 시장볼 때 당장 먹을 것만 사기로 하는 편이라 상하거나 오래되어 버려야 할 것들은 없어서 뿌듯한 마음.
이렇게 해서 항상 뭔가 할 일이 쌓여있다는 스트레스에서 조금은 자유로워진 느낌. 가사노동 분담 때문에 갈등을 겪는 집에서는 이런 방법을 한번 써보는 것도 좋을 듯.
내는 이제 더러운 걸 봐도 스트레스도 안 받는 경지에 이르렀는데… ㅋㅋ
겨울철 옷들도 아직 옷장에 그대로 잘 계시는데 아침 저녁 보면서도 무감각!!! (드뎌 도통!!! ㅡㅡ;;)
근데, 그 덩치로 냉장고를 움직였다고라? … 보기보다 강단이 있으신듯… ㅎㅎ
저는 항상 스트레스’만’ 받는 타입 ㅎㅎㅎ
여긴 부엌엔 작은 냉장고를 써요. (그리고 냉동고 하나씩 더 가지고 있는 분위기? ㅎㅎ) 잡아당기니까 끌려 나오던데.. 아래 바퀴가 있었나?
큰냉장고라 하시니 청소하신 냉장고는 얼마나 작은지 모르겠는데 그래도 무거울텐데 킹왕짱이심!
근데 k님은 원래도 그런 멋진 분이셨나요?아님 캐나다 가서 더 멋져지셨나요?
이글을 우리나라에 맞벌이 주부들이 읽는다면 여럿 거품 물듯.ㅋㅋㅋ
저 논의를 자세히 서술하자면 상당히 서로 치사했었어요. 간단히 만들어놓으니 평화롭고 아름답게 보이는구랴.
청소의 압박에 시달리는 증상완화를 위한 바람직한 내용의 포스팅 ㅋㅋㅋㅋ
저도 요즘 심한 알러지반응때문에 설거지, 화장실청소, 세탁물널기 등은 폴빠의 몫으로~~~
해방되고 나니 살것같다는!!! (바닥청소와 걸레질은 허리아프다는 핑계로 또 요리조리 넘겨버리고 있다는)
그나저나 냉장고를 움직이시다니~~ 큰일나겠어요~~워워~~ 이거 여자가 그런거 옮기고 청소하는거 아님미! 그런건 지시만 하세요~~
알러지 얼른 나아지셔야할텐데.. 그래도 덕분에 폴리 아버님께서 집안일의 즐거움(?)을 좀 느끼시게 될 듯? ㅎㅎ
나 딸기아이스크림 만들었는데 실패했어. 걍 딸기 밀크쉐이크 얼려놓은거처럼 됐어, ㅜㅜ
냉동고 온도가 너무 빡쏀가?
딸박이 중간에 안저어도 된다길래 하룻밤 냉동고에 넣어놨더니.
결국엔 전자렌지에 녹여서 먹었어.ㅋㅋㅋ
딸박이랑 남편님이랑은 정말 합리적으로 사는 부부같어. 난 노아 처음 났을떈 노아방은 열심히 청소했는데 이젠 그것조차도..ㅋㅋㅋㅋ
ㅍㅎㅎㅎ 전자렌지에 녹이면 어떻게 되는거야?
근데 왜 그렇게 된 거지? ;;
아기들 너무 깨끗한 환경에서 자라는 것보다 개나 고양이들이랑 자라는 게 면역력이나 저항력에 더 좋대. 넘 열심히 청소 안 해도 될 듯 ㅋ
진짜 두 분 앉아서 조곤 조곤 그런 대화를 하는 것도 신기하지만
그걸 실천해 주는 케이님도 칭찬할 만 해요.
(당연한 일이라도 참 안하는 사람들이 워낙 많다보니..)
그렇게 스케줄 짜면 진짜 왠지 나혼자 다한다는 억울함은 안 생길듯?
아마 본인의 가사부담도 꽤 컸다고 생각했던듯.. (실제로 이번에 K씨가 전담하고 있던 가계부 정리를 교대로 하게 되었어요;) 둘다 가사를 싫어하니까 효율적으로 (최소한으로) 해보자는 생각에 토의를 하게 된 듯 ㅎ
나 이런 대화를 나누려 시도할때마다 미나리가 거부했다. 쳇!
응 뭐 우리도 그리 화기애애하지만은 않았어 ㅋㅋㅋ
거의 자기가 한 일 공치사에 남이 한 일 깎아내리는 것이 대화의 반이었음 ㅍ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