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첫날

어제는 올해의 마지막 근무를 마치고 친구를 만나 같이 집에서 놀기로 했다. 한국에서부터 알던 친구인데 연수를 와서 밴쿠버에 머물고 있다. 맛있는 거 해먹고 늦게까지 놀기로.
비가 많이 오고 추워서 매콤하고 뜨끈한 걸 만들어 먹기로 했다. 

일단 샤브샤브. 그렇잖아도 며칠 전 샤브샤브가 먹고싶었는데 (정확하게 말하면 나중에 국물에 김치랑 계란 넣고 볶은 밥이 먹고 싶었음.) 마침 친구가 만들기 쉽다는 얘길 꺼내서 해먹기로 했다. 이건 친구가 준비했는데 다시마와 가쯔오부시로 국물을 내고 각종 야채, 버섯과 고기를 담가 익혀서 칠리소스, 깨소스, 폰즈소스에 찍어먹었음.    

그리고 떡볶이를 맵게 만들어서 씨를 긁어낸 단호박에 담고 모짜렐라 치즈를 얹어 오븐에 구운 단호박 떡볶이 구이. 

두가지를 거의 두시간에 걸쳐서 열심히 먹다보니 완전 배가 불러져 국물에 밥은 못 볶아먹었지만 아주 즐거웠던 식사. 확실히 집에서 조금만 준비하면 나가서 사먹는 것보다 훨씬 맛있고 여유있게 놀 수 있는 듯. 

먹고나서 미드 오피스 크리스마스 편을 함께 보고 아직도 부른 배를 두드리며 취침. 


아침에 일어나서는 떡국을 만들어 천천히 먹으면서 티비를 봤다. 친구가 영어공부를 하러 왔기 때문에 한국 방송은 안 봤었는데 남자의 자격 합창단 에피소드 보고 싶다고 해서 좋은 목소리도 다시 듣고. 떡국 다 먹고 커피에 파운드케익까지 먹고 나니 오후가 되어 있었음 ㅎㅎㅎ

친구는 돌아가고 나는 딸기와 둘이 유희열의 스케치북 크리스마스 특집을 보면서 어제 남은 단호박에 치즈를 얹어 오븐에 구워 먹었다. (노다지 먹는구만;;) 이런 것이 비오는 겨울날 휴일의 즐거움. 


이런 날은 수면바지를 입어야죠. 
눈을 반짝거리면서 단호박을 같이 먹고있는 딸기여사. 

이민와서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일본으로 돌아가고 나서는 이렇게 집에서 뒹굴거리며 맛있는 걸 같이 해먹을 수 있는 친구가 없어서 좀 슬펐는데 간만에 즐거운 시간이었다. 내일은 원래 친구부부가 놀러올 계획이었는데 급 독감에 걸려 못 온다고 해서 1월에 다시 만나기로 했다. K씨도 쉬니까 또 집에서 조용히 쉬면서 맛있는 거나 해먹어야지. 

 

10 thoughts on “휴일 첫날

  1. 바람

    날 추울 땐 정말 맛난 거 먹음서 따땃하게 뒹굴며 영화같은 거 보는 게 짱인 듯 해요.ㅋㅋ
    저도 짐 미미표 수면바지 착용중~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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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폴리맘

    이제 수면바지는 겨울필수품이죠잉 ㅋㅋㅋㅋ
    친구랑 맛난거 드시고 팅가팅가~ ㅎㅎㅎ 샤브샤브를 집에서 드시다뉘~~ 역시 미식부부시라능 ㅋㅋ
    추울땐 그져 요것조것 만난거 먹음서 딩굴딩굴이 쵝오라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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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딸기맘

      그쵸 겨울 필수품 ㅎㅎ 밖에 못 입고 나가는 게 아쉬울 뿐.
      저거 먹을 때 남편은 일하고 있었어요..;; 나중에 같이 먹긴 했지만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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