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rtland 여행 – day 5, part 2

토요마켓을 나와 시내쪽으로 걷는데 부두도넛 가게가 있다. 미리 관광책자에서 명물이라고 본 적은 있는데, 저주할 때 짚인형을 만들어 바늘로 찌르는 그 인형 모양으로 만들어 판 도넛이 대히트를 쳐서 줄을 서서 먹는다고. 값도 비싸고 베이컨 도넛이라던가 하는 엽기적인 도넛을 굳이 먹을 생각은 없었지만 의도치 않게 지나가게 되고 또 설비공사로 문을 닫았다고 하니 급 서운한 기분. (뭐야..) 그러나 2호점을 찾아갈 생각까진 들지 않았음.



우리 말고도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부두도넛 광고판.

슬슬 걸어 펄 디스트릭트로. 각종 멋집 맛집이 모여있는, 밴쿠버로 치면 예일타운 같은 곳이라고 할까.



날씨가 좋으니 도시도 이뻐보인다.



찻주전자 모양을 따라 만들었다는 코끼리 모자.

.

.

.

다시 서점에 가서 중고 동종 요법 책 몇권을 더 사고.

커피를 마시러 갈까 하다가 수많은 맥주 양조장 중에 가장 오래되었다는 곳에 가서 목을 축이기로 한다.



안에서 주문해서 밖에서 서서 마실 수 있다.

배도 부른 참이고 해서 안주없이 두잔만 사서 나와서 햇살을 즐기며 마셨다.



커피향의 카페네그로와 카라멜향의 포터에일.

그리고 햇볕쬐는 딸기여사.

.

.

.



한가로운 주말 오후. 나무들도 꽃망울을 터뜨리기 시작하고..



이것이 도심에선 무료인 스트리트카.

꽤 먼 곳에 주차를 해놓았는데도 이동하기가 매우 편했다.

.

.

.

캐나다엔 매장이 들어오지 않았으나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브랜드인 앤트로폴러지. 호기심에 들어가 보았다.



다행히 이런 소파가 놓여있어 K씨와 딸기는 앉아서 쉬고…

(근데 누더기 소파… 싸지도 않더만.. 역시 사람들의 취향은 다양해.)



나는 소품이랑 옷 구경.

소품들은 꽤 예뻤으나 가져가기도 부담스럽고 가격도 싼 편이 아니라 패스.

옷들은.. 키크고 늘씬한 사람들이 입어야 할 것 같은 스타일이라 패스.

.

.

.

점심도 이미 먹었었고 맥주까지 마셔 배가 불렀지만 서점이니 거리니 구경하며 걷다보니 미리 체크해둔 델리쪽에 왔을 땐 또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상태가 되었다. 론리플래닛에서 추천하는 집들은 주로 배낭여행을 하는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집들인데, 추천 맛집 중 하나가 이 델리였다.





직접 만든 파스트라미 (소고기를 훈제해서 만든 가공요리)를 겨자만 바른 호밀빵에 넣어 샌드위치를 만들어준다.

꽤 괜찮은 맛. 집에서 만든 코울슬로와 피클도 맛깔났다.

그간 먹은 요리들이 딱히 인상적이지 않았었는데 이 집은 다시 와도 찾아갈 듯. 

.

.

.

만족스런 마음으로 스트리트카를 타고 파머스마켓이 열린다는 포틀랜드 스테이트 대학쪽으로 가본다.

날이 따뜻해서인지 딸기여사도 제법 걷는다.

오기 전에 다쳐서 걱정 많이 했는데 다행다행.



이 건물은 하늘 색이랑 아주 비슷하게 칠해서 투명건물 같아 ㅎㅎ



딸기 물도 먹이고.

.

.

.

이제 다리도 피곤하고 슬슬 주차장쪽으로 돌아가기로. 가는 길에 명물 중 하나라는 포틀란디아 청동상을 지나가기로 경로를 잡는다.



건물 입구에 늠름하게 앉아있는 포틀란디아 상.



미국에서는 자유의 여신상 다음으로 큰 청동상이라고 한다.

별로 기대 안 하고 지나간 건데 K씨는 무척 멋있다고.



옮길 때 사진이 재미있다. 저걸 어찌 올렸누..

.

.

.

주차장 쪽으로 걸어가는데 저녁때가 되니 주변 큰 길에 노숙자들이 정말 많이 모여 있었다. 백여명도 넘는 듯. 무료급식소라도 있는 것인가..

평화롭게 보이고 공공시설도 잘 되어있는 도시에 그냥 자유로운 영혼들이 살고 있는 것인지, 의료보험 민영화로 다 거덜나서 할 수 없이 노숙인이 된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그래도 아름다운 도시의 어두운 단면이다.  



오후 늦게 샌드위치까지 먹었으므로 저녁땐 그다지 배가 고프지 않아서 집에 돌아와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점점 아침형 인간이 되어가는 신기한 휴가.)

11 thoughts on “Portland 여행 – day 5, part 2

  1. 바람

    역시 난독증세가 …Her….
    ‘부두도넛’을 ‘부부도넛’으로 잘못읽구 부부가 같이하는건갑다 했는데
    밑에줄에 부두인형 모냥이래서 깨달음.ㅋㅋ
    딸기여사 요기조기 많이 따라댕겨줬으니
    맛난거 마이 주세용~~

    Reply
    1. 딸기맘

      수퍼가서 칠면조 간 거랑 대구 사서 조금씩 줬었는데, 나중에 보니 칠면조에 첨가물을 넣었더라구요? 미국은 가만 보면 가공식품들이 꽤 많더라구요. 크랜베리 한병 사올까 했더니 인공색소에 뭐 첨가물이.. ㄷㄷㄷ..

      Reply
  2. 바람

    긍데 걷다보니 또 먹을수 있는 상태가 되었다~부분에서 혼자 빵터짐.ㅋㅋㅋㅋㅋㅋㅋㅋ

    Reply
  3. 트니맘

    점점 아침형 인간이 되어가는 신기한 휴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음..저렇게 평화롭고 예쁜 곳인데 노숙자가 글케나 많다니 역시 의료보험 민영화는
    참 무서워요.

    동영상 넘 짧아서 허무.. k님 좀 길게 찍어주시지..
    저주인형모양 도넛이라니 아이디어는 좋으나 저도 먹어라한다면 초큼 껄끄러운.ㅋㅋ
    바람님 덧글보고 저도 깨달았는데 부두도넛이었군요.저도 부부도넛으로 봤..
    부부가 해서 그렇구나 이럼서.ㅋㅋㅋ

    Reply
    1. 딸기맘

      아 민영화는 저의 추측일 뿐임다 ㅎㅎㅎ 그러나 절대 따라하면 안 되는 무서운 제도지요.. 암요..
      저도 점점 제 눈이 시키는 대로 읽는 증세가 ㅋㅋ

      Reply
  4. 폴리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부부도넛이라 생각한 3)
    부두교 도넛이라는 얘기ㅋㅋㅋ(모양이 어떨런지 궁금했는데 아쉽~)
    딸기여사 햇빛이 따뜻해선지 즐겁게 걷는듯해보임 ㅋㅋ
    가끔 인테리어나 가구브랜드들 아이템을 보면 눈이 번쩍 넘넘넘 이쁜데! 울집에 갖다놓으면(사실 비싸서 포기지만ㅋ)
    전혀 어울리지 않아서 눈을 돌리게 되더라능;;;

    Reply
    1. 딸기맘

      이쯤에선 제가 잘못 썼나 다시 한번 읽어보게 됨 ㅋㅋㅋ
      저런 가구집 인테리어에 응용하려면 첨부터 다 사야하는 아픔이 ㅎㅎㅎ (우리집 은회색 텔레비전 받침대는.. ㅠㅠ)

      낙타.. ㅋㅋㅋㅋㅋ 등에 뭐 얹어서 그런게지요 ㅎㅎ

      Reply
  5. 금봉네

    우히히히~~~
    내는 저 도너츠 먹었는디~~~ 줄서서… ^^;;
    근데, 넘 오래되서 맛이 가물가물…암튼 맛은 있었던 거 같다는~
    도너츠 옆에 옆에 집인가 스트립쇼 하는 집이었던 것도 어렴풋이 기억나고…^^;;
    앤트로폴로지! 맨날 온라인 샾만 구경하다가 오픈매장가서 이성을 잃고 충동구매를 했다는…암튼, 저기서 산 가디건을 안즉도 잘 입고 있답니다~

    Reply
    1. 딸기맘

      우왓 그러셨군요 ㅎㅎ (근데 정말 간 코스가 비슷비슷.. ㅎㅎ 동네 정말 쬐끄매요 그쵸? ㅎㅎ)
      저기 옷을 하나 살 걸 그랬나요.. 저 땐 뭐 잘 눈에 안 들어오더니 지금은 좀 아쉽.. ㅋㅋ

      Reply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This site uses Akismet to reduce spam. Learn how your comment data is proces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