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놀기 주말

어제는 쉬는 금요일이라 아침에 K씨 출근할 때 따라나서서 그동안 눈 때문에 못 갔던 실가게 (뜨개방?)에 갔다. 세일 마지막날이라 세일 품목들은 거의 다 팔렸다고 ㅠㅠ 남은 것들 중에서 고르려니 몇개 없었다. (다음번엔 꼭 첫날 가리라.. 불끈!)

그래도  이만큼이나 샀다;;;

뜨개질을 몇년째 하는 친구가 있는데 내가 뜨개질 배우고 싶다고 하니 제일 처음 하는 얘기가 뜨개질은 비싼 취미라고. 그 땐 웃었는데 정작 시작해보니 실값이 만만치 않다. 지금까지는 소품만 뜨고 있지만 스웨터 같은 건 패턴을 보고 재료를 계산해보면 한 벌 뜨는데 몇십만원 금방 들 수도 있을 것 같다. 옷값 지출이 적은 편인 나로서는 뜨아한 금액. 물론 할인매장에서 저렴하게 팔고 있는 실들도 있지만 시간과 정성을 들여 뜨는데 이왕이면 좋은 실로 뜨고 싶고, 또 좋은 실이 훨씬 예쁘기도 하고. 또 지금까지는 있는 바늘로 뜰 수 있는 것만 찾아서 떴는데 다른 것도 또 떠보고 싶으니 다른 호수의 바늘도 마련해야 하고..    
실용적으로 생각하면 장갑도 그렇고 모자도 그렇고 대규모로 생산해서 파는 완제품이 실값보다 저렴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뜨개질은 실용보다는 재미있는 창작활동으로 생각해야 비용이 이해가 되는 것 같다.

암튼. 그렇다.
그래도 뭔가 재미있는 걸 한다는 게 어디야. 너무 무리하진 말고 실
아끼면서 야금야금 떠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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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은 아침을 주로 한식으로 많이 먹었는데 간만에 갓 구운 빵이 먹고 싶어져서 전날 밤에 저온 발효를 시켜놓고 잤다.

갓 구운 빵은 언제나 진리…

커피랑 냠냠냠

요즘 밥 때면 안아달라 졸라서 무릎에 앉아있는 버릇없는 ㅠㅠ 강아지 딸기

콧잔등에 빵가루 하나 얹고서 자기도 좀 달라고 눈물(눈꼽?)이 그렁그렁


아유 이뻐 그래 니도 먹자. (병아리 눈꼽만큼 주고 생색 냄.)

K씨는 버릇 나빠진다고 뭐라 하는데.. 더이상 나빠질 버릇이 없다고 생각하는 나쁜 견주인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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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엔 호박전을 부쳤는데, 계란이 없다는 걸 팬을 달군 이후에나 발견.

계란이 없어도 그럭저럭 먹을만 하네?

* 호박전은 미리 소금에 절여놓은 후 페이퍼타월로 꾹꾹 눌러 물기를 제거하고 부치면 물컹하지 않고 더 맛있다. (인제 알았음;)

항상 약간 아쉬운 염장 미역줄기 무침.

새콤달콤한 맛이 충분히 안 나… 식초도 설탕도 넣었는데.

아무래도 이 미쿡에서 만들어 파는 미역이 꼬진 듯…

이번엔 구정이 넘 빨리 와서 약간 어리둥절. (아직 신정에도 적응 못했는데;;)

내일은 친구들을 불러 같이 만두 만들고 떡만두국 끓여 먹을 생각.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14 thoughts on “혼자 놀기 주말

  1. 폴리맘

    ㅋㅋ완죤 기여운 딸기 눈빛에 나도 모르게 스르륵 빵을 바치게 될듯….손이 저절로 움직..
    실값도 비싸구…시간과 노동력도 엄청난 뜨개질의 세계;;;;
    터맘도 글쿠 딸맘님도 참 조물조물.. 꼼꼼한 분들이심!!
    딸기맘님 딸기빠님 딸기여사 모두모두 건강하고 복된 한해가 되시길~~

    Reply
    1. 딸기맘

      빵을 스르륵 ㅋㅋㅋ (저땜에 버릇 나빠진 딸구 ㅠㅠ)
      폴리 우주복을 척척 만들어내는 능력자 폴맘님이 이러심 저 땅굴 파구 들어가요 ㅋㅋ (미싱은 정말루 미지의 세계.. 저번에 네모 반듯 핫팩도 늠 어렵드라는;;;)

      폴리네도 모두들 건강하세요~~~ (올해는 참 자주자주 덕담을 나누는 것 같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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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스딸

    나 머 하나 떠줘- 음…. 컵 받침 같은 거? 음….. 모르겠다…. (받은 욕심이 앞선다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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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스딸

      오~ 글쿠나. 코바늘로 하는 거? 그치? 그럼 다기에 쓸 작은 거랑 와인잔에 쓸 거랑 사이즈 두가지루다가…. 두껍게 크게 되면 냄비 받침으로도 좋을텐데… (난 왜 이리 머리가 좋아? 이런거 팍팍 생각나구! -아님 염치가 없는 건가? 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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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딸기맘

      스탈님 머리 좋지 그럼~ ㅎㅎ 냄비 받침은 열에 강해야 하니까 일반 실은 안되겠네? 일단 코바늘 하는 법을 배워야 하니께 (풉) 기둘려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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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바람

    수작업들 이래저래 투자가 꽤 필요한거같다능..ㅋㅋ
    특히 초반에는 없는게 많아서 더 그런가봐요.
    실 그득~ 쌓아놓고 무척 뿌듯하셨을듯~ ㅎㅎ

    오늘따라 딸기 표정이 똘망똘망하다능.
    진짜루 갓 구운빵은 진리인데..할줄은 모르고..흑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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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딸기맘

      완전 뿌듯했는데 좀 찾아보니 계획없이 좀 어정쩡한 양을 사서 뭐 하나 만들기가 애매하더라구요.. 장갑 한 짝씩만 뜨던가 정말 컵받침을 뜨던가 ㅋㅋ (털썩 ㅠㅠ)

      바람님 댁 주변엔 맛난 빵집 없나요? 한국에 살던 아파트 입구 빵집에 매일 출근도장 찍었었는데 ㅋㅋ

      Reply
    2. 스딸

      컵받침 뜨면 되지 머가 털썩이얌 ㅎㅎㅎㅎ
      아님….컵이나 프레스 워머 떠 봐~ (옆에 옷처럼 입혀서 따뜻하게 하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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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트니맘

    미역줄기무침도 있군요.볶아 먹을줄만 알았는데 새콤하니 맛있겠어유.
    아유~딸기여사님 요즘 얼굴도 더 애기같아지고 하는 짓도 애기 모드군하.ㅎㅎㅎ
    딸기도 빵 좋아해? 트니는 요즘 지아빠따라 소보루빵에 버닝중이라
    살찔까봐 무섭.ㄷㄷㄷ 맛은 또 알아서리 빵부분은 잘 안먹고 소보루만
    달라고 한다는.;
    맞아요. 더 이상 나빠질 버릇도 없다는데 저도 동감(응?ㅎㅎ)
    나빠질 버릇이라기보다 뭐 여태 이러고 살았는데 이제와서 하지마 안돼 이러면
    애도 스트레스 사람도 스트레스.. 걍 하던 대로 사는거이 진리.ㅋㅋ

    갓 구운 빵냄새가 급 그리워지네요.아..빵냄새+커피냄새 넘 좋으셨을듯.^^

    실 그득 생겨서 좋으시겠삼. 맞아요. 실값도 은근 비싸요.
    글게요. 실용적으로 접근하면 안되고 이거슨 엄연히 아트임.ㅎㅎ
    그리고 무엇보다 재밌고 몰입할 수 있는 일을 찾으신게 기쁜.^^
    전 코바늘로 하는건가?모티브뜨기 그른거 있잖아요.
    알록달록 블랑켓 그런것도 해보고파진. 자수 좀 하다가 그것도
    도전해볼라구요.ㅎㅎ
    저도 요즘 눈만 뜨면 바늘잡고 있었더니 등이 너무 아픈거야요.
    터빠는 명절 전 부쳐서 등아픈줄 알고 고생많았다며
    며칠간 열심히 마사지+부항떠줬는데 진실을 말하지 않았음.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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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딸기맘

      볶음은 고소하지만 요건 또 새콤하니 먹을 만해요. 물미역으로도 함 만들어보셈. (전 이 미역이 넘 맛없어서 다음부턴 안 사먹으려구요 ㅠㅠ)
      트니는 빵도 맛난 부분만 드시는군요. (뜬금없이 예전에 동생이 커단 모카빵 위의 커피소보루만 다 떼어먹어서 대판 싸운 기억이;;;) 맛있는 거 쫌 먹고 기쁘게 기쁘게 사는 게 서로 좋은 거 아니겠음? ㅋㅋ

      이거슨 아트..에 빵 터짐 ㅋㅋ 코바늘 담요도 정말 이쁘더라구요. 나중에 실 쪼가리 많이 남으면 저두 해볼라구요. (일단 코바늘 뜨는 법을 배우는 게 우선 ㅋㅋ) 우리 열심히 아트해요 ㅋㅋ
      트니아버님 착하시네요~ ㅋㅋㅋㅋ 저도 전에 올바르지 않은 자세로 뜨개질을 하루 빡세게 했더니 등이 결려서 혼났어요. 애기 있는 집에 초대받아서 애기 모자를 급히 떠서 갔는데 애기 머리가 커서 안 들어감. 괜히 떴어 ㅠㅠ 며칠간 바늘 잡으면 K씨한테 구박 당하구 ㅠㅠ 등받이 있는 의자에 앉아서 등을 쭉 펴고 떠야 괜찮더라구요. 수그리고 뜨면 바로 삐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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