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취향

오늘의 아침은 한식. 

순두부찌개와 K씨가 어제 만든 오뎅감자조림. 우엉도 쬐끔 남았다. 

물만 약간 넣어 끓이면 되는 이 순두부찌개양념, 자주 먹었었는데 요즘에 먹으면 조미료 때문에 목이 붓는다. 

점점 조미료에 대한 저항력이 떨어져서 맛있는 음식을 못 먹겠네.. 아쉬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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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로망 중 하나는 창가에 예쁜 책상을 놓고 거기서 책도 읽고 일기도 쓰고 하는 것. 봄이 오니 바깥 풍경도 예뻐지고 해서 또 마음이 살랑살랑 한다. 작은 집에 가구를 하나 더 들이기는 싫고 해서 식탁을 창가로 옮겨서 책상으로도 쓰고 식탁으로도 쓸까 생각했는데 K씨의 반대에 부딪힘. (거기까지 음식을 나를 수가 없단다. 참 나… 우리집이 한 100평 되냐고..)

그래서 작은 방 책상을 써보려고 책 정리를 (이사가려고 했을 때 상자에 담아 친구 집에 맡겼던 책들을 이제 다시 찾아와서 여전히 상자에 담겨 책상 옆에 쌓여있다) 하려고 했는데 지하 창고 제일 구석에 박혀 있어서 꺼내기가 어렵게 되어있다. 게다가 작은 방은 본인의 영역이라면서 투덜거린다. 

그래서 양보해서 지금 식탁을 활용해보기로 했다. 

손님이 오실 때 빼서 사용하는 식탁의 양 옆을 늘려서

구석에 내가 책상처럼 쓰려고 한다. 스탠드도 가져오고. 

K씨와 어제 이 얘기를 하는데 K씨는 집을 내 취향대로만 꾸몄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나는 나대로 K씨 취향을 존중하기 위해 참은 게 많았는데. (나는 밖에 나와 있으면 너저분해 보이고 먼지 때문에 청소도 힘들어 일단 서랍이나 문이 있는 수납장에 집어넣는 걸 좋아한다. K씨는 보이는 곳에 항상 진열되어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는 걸 좋아한다.) 잠깐 입씨름을 하다 일단 시간을 갖기로 하고 목욕을 했는데, 공교롭게도 목욕을 하면서 틀어놓은 라디오 방송에 영화 “타인의 취향” 사운드트랙과 이어지는 영화 얘기.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아내의 취향대로만 꾸민 집에 사는 남편의 이야기란다.  

음.. 난 우리집이 한 사람의 취향대로만 꾸며졌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언제 이 영화나 한번 봐 볼까. 


(이 글은 저 식탁에서 쓴 것임 ㅋ) 

8 thoughts on “타인의 취향

  1. 아침 햇살

    시간과 대화가 해결해 주리라 봐요. 저희도 결혼초엔 그랬는데 지금은 서로 그러려니 얼렁뚱땅 서로 맞춰가며 살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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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딸기맘

      시간과 대화 ㅎㅎ 넹.
      어떤 부분에선 시간이 아주 천천히 흐르는 것 같아요. 얼굴 삭는 건 아쥬 빨리 흐름시롱..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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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트니맘

    ㅎㅎ 저도 그 영화 보고싶네요.봐야겠어요.
    저도 지금 엄청난(?)계획을 갖고 있는데 도배를 새로 하고 바닥도 바꾸고
    침대를 다른 방으로 옮기고 무려! 이불장,옷장,티비장 위치도 바꾸고
    덩치에 비해서 힘은 별로인 팔이지만 집요한 인간이라 하고싶은건
    괴력을 발휘해서 하곤 하거든요.ㅎㅎ 근데 딴건 저혼자 다하겠는데
    장농은 혼자 안될거 같아서 터빠한테 일단 슬쩍 운은 띄워놨는데
    침대를 다른방으로 옮기는거 결사반대라고 자기 영역이라나 컥..
    까딱하면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ㅋㅋㅋ

    저 식탁 전체적으로는 참 예쁘고 아늑한데 노트북이랑 스탠드가 구석에
    있으니 왠지 불쌍해보이는.ㅋㅋ 고마 창가로 좀 옮기게 해주시지..

    그나저나 조미료 때문에 목까지 붓는군요. 그럴수도 있구나 조미료가
    참 새삼 무섭다는 생각이.. 저도 아까 떡볶이랑 튀김오뎅,튀김만두 사와서
    먹었더니 계속 물 먹고 싶어서 지금 물배차서 미치겄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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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딸기맘

      정말 엄청난 계획인데요? 뫅뫅 기대돼! ㅎㅎㅎ 터빠와 우찌 조율이 될까도 궁금하네요.
      이 원성을 우리집 타인은 보고있능가! ㅋㅋ 근데 우리집이 구조가 워낙 애매해서 식탁 그쪽으로 옮기면 또 소파니 뭐니 골치 아파질 것 같기도 해요.
      떡볶이에 튀김에 물배 찰 땐 차더라도 가끔 먹어줘야 하는 아이템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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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폴리맘

    음 조미료의 공격은….나도 좀 심한 편이라서;;;;; 물이 먹히다 못해 배가 탱탱붓는 느낌
    울집은 나의 배앓이 덕분에 그 많던 바깥음식의 비율도 1/10정도로 대폭 줄였다능;;;; 건강해지기는 할텐데 왠지 하루가 밥차려먹다가 끝나는 느낌이라;;;;
    식탁 책상 좋은데요?? (물론 창가면 100점이겠으나 쩝) 확장해놓으니 넓직하니 훈늉!!
    울집은 물건이 늠 많아서 취향따위는 저멀리~;;;; (가능한 많은 물건을 쑤셔넣는데에 둘다 합의)
    딸기맘님네는 깔끔하기도 하지만 뭔가 여유있어보이는게 물건이 꽉차서 피곤한 느낌이 아니라서 참 좋아보임~! (딸맘님의 취향에 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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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딸기맘

      밥먹다 하루 끝나는 느낌 알쥬!! 배는 부른데 뭔가 허전하구.. 오늘 뭐한 건가 싶구 ㅎㅎ

      다수결로 취향 결정? ㅋㅋ (K 보고 있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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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바람

    ㅋㅋㅋ 저도 참 제 취향 많이 버리구 산거같네요..글고보니..
    (장언니 생각은 또 다르겠지만..;;)
    급 드는 생각이 둘이 살아도 이런데..
    정말 대가족이면 취향따윈 내세우지도 못할거같다능..ㅋ
    그래서 옛날부터 차라리 옆집에 나란히 살면 어떨까~~하는 생각도 종종했었다면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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