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이라니

3월에 신학기가 시작되는 한국과는 달리 여기는 9월에 신학기가 시작된다. 여름에도 수업들이 개설되긴 하지만 계절학기같은 느낌이라 9월에 본격적으로 신입생들도 들어오고 학교가 북적이기 시작한다. 

내 업무는 학기 전에 준비할 일이 많아서 지금이 가장 바쁜 기간이다. 지난주와 이번주는 정말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새 학기가 시작될 무렵의 학교는 뭔가 활기차고 흥분되어보여 좋다. 학기 첫날 출근할 때면 웬지 에너지가 충전되는 느낌이랄까.  

7월과 8월의 일요일들은 항상 날씨가 좋았어서 열심히 자전거를 타러 다녔다. 지난주는 밴쿠버의 대표적인 공원인 스탠리 파크에 갔다. 바다를 끼고 달릴 수 있는 자전거도로가 잘 만들어져 있어 인기가 좋지만, 관광객이 항상 북적이는 곳이라 그동안 좀 망설였었다. 그렇지만 9월이 가까워오고 언제 날이 궂어질지 모르기에 갈 수 있을 때 가보자 싶었다. 

또 하나의 이유는 옛추억. 11년전 우리가 밴쿠버에 관광객으로 왔을 때 자전거를 대여해 스탠리 파크를 한바퀴 돌았었는데 K씨와 나중에 꼭 다시 오자 얘기를 했었다. 생각보다 빨리 다시 오게 되었고, 이민온 후 스탠리 파크엔 수없이 갔었지만 그 때처럼 자전거를 탄 것은 이번이 처음. 게다가 이번엔 딸기도 함께.. ㅎㅎㅎ 

공원 한바퀴 도는 게 생각보다 짧은 거리였네. (8.8Km.)

한바퀴 반 돈 후 잔디밭에서 잠시 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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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안쪽의 트레일도 갔다가 내친 김에 잉글리쉬베이쪽으로. 바닷가 바로 옆에 유명 레스토랑이 생겨 별로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봤었는데 그 레스토랑에서 옆에 간이 매점도 운영하고 있었다.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고 해서 요기를 해보기로 했다.  

피쉬타코. 라임과 칩, 살사까지 딸려나왔다. 

베지버거.

매점 정도 수준의 음식을 기대했던 우리로서는 꽤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대단한 맛은 아니었지만 뭔가 성의가 깃든 식사를 했다는 느낌이랄까. 주변에 가면 가끔 들러봐야겠다. 준비된 간이 테이블에 딸기도 같이 있을 수 있어 좋았음. 


이 날 한 다섯시간 정도 자전거를 탔더니 밤에 자다가 여기저기 아파서 끙끙;;

다행히 그 다음날은 괜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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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병충해가 생긴 모양인지 잎에 하얀 가루같은 것들이 생겨버린 스윗피. 하지만 마지막 힘을 내서 꽃을 피우고 있다. 

고개를 빼고 아래를 내려봐야 보인다 ㅋ

비록 냉동피자지만 꽃 꽂아두고 먹으니 더 맛있는 듯?

언제나 만만한 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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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들이 한꺼번에 고장나고 전지가 떨어지고 해서 새 시계를 하나 마련. 

손이 작은 편인데 너무 큰가 망설였지만 달력이 저런 식으로 된 시계를 한번 써보고 싶었다. (글구 더 나이들면 손목 힘이 떨어져서 무거운 시계 못 찰까봐 ㅋ)

여러가지 브랜드를 할인해서 파는 체인점에 가서 샀는데 나중에 보니 하얀 시계는 여름에 유행하는 거란다. 아 그래서 할인한 거였군 ㅋ 난 가을에도 겨울에도 차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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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잘 안 쓰던 에스프레소 머신을 꺼내서 오랜만에 아메리카노.

조금 귀찮기는 하지만 커피도 맛있고 카페인도 비교적 적은 편이라 좋다. 


8 thoughts on “9월이라니

  1. 바람

    웅? 딸기맘님 새끼손꾸락 길다~
    난 손이 느무 작아서 어릴적엔 퍄노 잘치는게 신기하다구 다들..ㅋ
    최근들어 절대 안하리라했던 가르치는 일을 다시 하다보니
    이래저래 학기별로 시계추가 움직이는거같네요.
    캐나다는 9월이 신학기구낭..
    여긴 이제 2학기 시작~
    공사다망한 시간을 보내다보니 시간이 부족해서
    수업준비도 제대로 몬하구 급급하게 살아가구있어요.
    집에서 직접 만든 아메리카노!
    전 여전히 쫄쫄쫄 빙스카페 핸드드립~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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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딸기맘

      바람님… 오랜만에 포스팅하신 거 보고 무슨 얘길 써야하나 망설이다 다시 가봤더니 점검중; 가까운데 계심 걍 꼭 안아드리고 싶네요.

      바람님도 아담싸쥬시라 피아노 막 신기에 가깝게 손 날리면서 치시나보다 ㅎㅎ 저는 한 옥타브를 못치는 손가락;; 예전에 억지로 피아노 배울 때 고집부리고 그만둔 게 못내 후회되서 작은 피아노도 사두고 연습해야지 하면서 걍 보고만 있네요;; (도대체 도서관에서 치지도 못하는 악보책은 왜 그리 빌려오는겨;;)

      학교에서 일하다보니 정말 시계추 ㅋㅋ 몇개월마다 반복이 되니까 시간이 후딱후딱 가는 것 같아요. 그래도 식사는 꼭꼭 챙기시길.. 사진보니 좀 많이 여위신 것 같아요. 언제 시간나실 때 모여요 우리.. 이런저런 얘기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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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트니맘

    시계 예뻐요.^^ 가을겨울 계속 차면 흰색이라 때탈거 같으니
    여름에만 차는걸루~ㅋㅋ
    글 읽고 사진을 보니 그런건지 왠지 3,4월의 설레임, 활기참이
    느껴지는거 같아요.
    7,8월이 날씨가 좋았다니 좋았겠삼. 난 정말이지 이번 여름은
    생각하고 싶지도 않은 최악의 지옥 더위를 경험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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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딸기맘

      벌써 9월인데 ㅠㅠㅠㅠ (정말 때도 타겠구먼요;;)
      정말 여긴 여름은 죽도록 놀고 9월되어야 공부하고 일하고 그러더라구요.

      정말 더우셨죠.. 여기도 예년보다는 더운 편이었지만 한국뉴스보면 뭐 덥다는 말을 하기도 미안할 정도더라구요. 대신 가을이 좀 길어줬으면 좋겠네요 트니 산책도 많이 하고 하게요. 저희도 우기 오기 전에 많이 다니고픈데 언제쯤 비가 시작되려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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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폴리맘

    ㅋㅋ해바라기 딸기를 보니 노곤노곤 같이 앉아 졸고싶다는 생각이….ㅋㅋ
    앞발까지 신발신구 있는걸 보니 참….이모맘이 쓰리는구나.
    이쁜 딸기야 발 좀 먹지말구(느그아빠 포스팅보구 혼절했다 일어났단다)
    이제 좀 의젓해질때도 되지않았니? ㅎㅎ

    시계 이쁜디요?? 차고 다니다 좀 질리면 시계줄만 바꿔서 차믄 되지않음?(다른 칼라나 다른 재질이나?)

    서울은 슬슬 따끈한 커피가 어울리는 날씨가 되었네용…흑…세월이…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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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딸기맘

      가끔씩 나도 혼절시키는 딸구 아빠 ㅋㅋ
      발 안 먹는 건 포기인데 감싸놓은 거나 벗겨내지 말았음 좋겠어요. 어제도 퇴근하고 오니 양말 다 벗고 밀어대서 다 까졌더라구요. (재주도 좋다우..)

      시계 요즘 열심히 차고 다녀요. 가끔씩 들여다보면 기분은 좋네요. (근데 작은 바늘은 한눈에 안 들어와서;;; 설마 노안일까요 ㅠㅠ)

      여름이 대차게 지나가서 약간 서늘한 아침도 웬지 좋아요. ^^
      여긴 요즘 일교차가 심하네요. 9월 들어서도 감사하게 날씨가 좋아서 아직 우울하진 않은데 아침엔 서늘하고 낮엔 꽤 더워요. 근데 벌써 9월 중순이라니 정말 세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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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폴리맘

    학;;;;
    오늘 집에 왔드니(폴리델꾸 며칠 놀러갔다온) 갱비실에 쓩~ 날라온 옐로우색택배가!! (택배올게 없는데 자꾸 왔다구 해서 갸우뚱했구먼유;;;)
    아휴 이거야 원 송구해서…;;; 딸기일두 있구 마음도 휘청휘청 힘드실텐데 이런거까지 챙겨주셔서 ㅠ.ㅠ 몸둘바를 모르겠심 흑흑…
    넘 감사혀유..ㅠ.ㅠ 미친김폴리 좀 도움을 받을 수 있을까 살째기 기대감이 생기네요. ㅎㅎ
    감사히 잘 먹이구 결과 보고할께요 ㅎㅎ 땡큐땡큐땡큐!!
    나 이거 참….이 복수를 어찌할까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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