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의 넷째 주는 공휴일이 낀 연휴여서 캠핑. 예약해둔 캠핑장이 마침 가까운 곳이어서, Y언니가 계셨던 첫 이틀 동안은 낮에 함께 가서 놀다가 밤엔 집에 가서 자고 마지막 밤만 캠핑장에서 묵었다.
토요일 아침에 Y언니와 함께 유기농 전문 식품점에서 샐러드뷔페 아침을 먹고 은행 일을 본 후 점심으로 먹을 수프와 구운 닭을 사서 캠핑장으로 출발.
비 예보가 있어 조금 걱정을 했지만 우리가 캠핑장에 있는 동안은 거의 비가 내리지 않았다.
지난 3월 (컵라면만 달랑 들고갔던) 캠핑에서 내가 무기력증 상태로 아무 것도 하지 않자 (+ 소소한 이유들로 인한 다툼으로) 삐진 K씨가 앞으로 불을 때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고 그간 운동량이 너무 적기도 했기에 운동삼아 장작을 패보기로 하였다.
옹이가 박히고 잘 마르지 않은 나무들은 아직 어림도 없긴 하지만.. 작은 장작들을 열심히 패두었다.
첫날 저녁은 J선배부부가 푸짐한 저녁거리를 사들고 오심. 오리고기 구이와 쌈채소. 늦은 시간까지 두런두런 얘기를 하며 장작불에 고구마도 구워먹고 놀다가 불을 끄고 집으로 와서 쉬었다.
둘째날 아침도 집 근처 유기농 식품점에서 여러가지 샐러드를 사다가 간단히 먹고 (Y언니가 이런 식으로 식사하는 걸 좋아하심 ㅎ) 삼겹살과 쌈채소를 사서 다시 캠핑장으로 향했다.
늦은 오전에 J선배 부부와 만나 점심 (K씨가 사랑하는 군만두 비빔밥)을 먹고 또 낮부터 장작 패기와 불때기로 소일하는 한편 K씨와 J선배는 보트 띄울 준비를 했다. 낚시를 너무나 사랑하는 J선배가 최근 낚시용 보트를 구매하셨다고.
첫 출사에 대한 기대가 컸으나 보트의 바람이 빠져서 수선을 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고 결국 이 날은 낚시 포기. 원래 저녁 메뉴는 낚시로 잡은 송어 요리일 뻔 했으나 예비로 가져간 삼겹살을 먹게 되었다. 또 푸짐하게 저녁을 먹고 Y언니를 친구댁에 데려다드린 후 돌아와 와인도 한 잔 하고 옥수수도 구워먹고.
푹 자고 일어나 아침으로 짬뽕라면을 끓여먹음. 사이트를 정리하고 보트를 준비하였으나 또 다른 새는 곳을 발견.. 꽈당. 다시 수선을 하고 접착되기를 기다리는 동안 캠핑장 아래 예쁜 브런치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집과 가까운 다른 호수로 향했다.
보트가 큰 편이 아니라 M언니와 나는 호숫가 벤치에서 다른 사람들 구경도 하고 수다도 떨고. 호숫가에 있는 선착장은 낚시를 하는 사람들로 꽉 차서, 정말 낚시를 즐기면 보트를 사고 싶어질 것 같긴 했다. K씨에 따르면 보트를 타고 물 가운데 있는 기분은 꽤 괜찮다고. 그러나 낚시를 해서 펄떡이는 고기를 통에 넣는 것은 익숙해지기 어려울 것 같다.
나름 바빴던 며칠간의 캠핑을 이렇게 마무리하면서 5월이 지나간다.
이번 캠핑 이야기도 넘 재미나게 읽었어요.
나이가 드니 주위에 사람들 많은 게 참 부럽던데, 외국에서 친구들, 선배들이 있는 아나님 난 분이세요. ㅎㅎ
조기 위에 장작 패고 있는 아나님 사진 정말 좋아요~~
또 캠핑 가신다니 즐거운 시간 많이 많이 보내고 오세요! ^^
저도 나이가 ㅋㅋ 들어서인지 사람들 이야기 듣고 하는 게 점점 좋아지네요. 어렸을 때 좀 덜 까칠하게 굴 걸.. 하는 생각도 들구요. (그래도 K씨가 저 아직 무척 까칠하다고 그러긴 합니다만 ㅋ)
저는 또 장작을 패고 올 터이니 진희씨는 열심히 회복하셔서 조만간 회포를 풀 수 있기를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