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아주 많이 내린다..

비가 아주 많이 내리는 금요일 오전.. 한가한 가게에 앉아 글을 쓰고 있다. 가게를 인수할 때 받은 작년 매출표에도 10월부터는 정말 눈에 띄게 수입이 줄더니, 역시나 11월 내내 토요일 외에는 손님이 뜸하게 오고 있다. 토요일은 꽤 바빠서 지난 주에도 오전 내내 들어오는 강아지들을 목욕시키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주중에는 손님이 많지 않아 강아지를 만질 일 조차 거의 없다. (그다지 바쁘지 않으면 장군엄마가 다 하니까..) 이번 주에도 토요일만 예약이 많고 주중엔 한두 마리씩만 예약이 있었다. 그렇지만 처음 사업을 시작해서 적자를 보지 않는 것만 해도 감사해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

한국 사람들 만날 일은 별로 없지만, 그래도 가끔씩 보는 사람들은 11월 들어 장사가 안 된다고 한마디씩 한다. 우리 뿐 아니라 장군아빠가 일하는 치기공소도 한가하고, 웬만한 가게들은 다 한산하다고 한다. 12월의 크리스마스 쇼핑을 위해 모두들 돈을 아끼고 있다는 것이다.
지역신문과 함께 배달되는 각종 전단지들을 보면, 모든 가게들마다 크리스마스 대목을 놓치지 않으려 하는 듯 여러 가지 선물용 제품들을 선전하느라 바쁘다. 정말로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나 선물을 사 대는 걸까? 캐나다인 남편과 결혼한 미니미 엄마 얘기를 들어보면 크리스마스 때면 시부모님 댁에 시누이가족이며 모두들 한 자리에 모이는데 서로들 제각각 선물을 한 사람 당 2가지 이상씩은 주고 받는다고 한다. 그래서 연말에 너무 부담스럽지 않게 미리미리 선물을 마련해둔다나..
한편으로는 낭비라는 생각도 들고.. 잘은 모르겠지만 다들 쇼핑을 많이 하는 모양이다. 하다못해 우리집 같은 애견미용샵도 크리스마스 특수가 있다고 한다. 크리스마스 때쯤 되면 미뤄두었던 강아지 미용을 하고 사진도 한 방 찍고 그러는 모양이다.
교회에 나가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은데 크리스마스는 참으로 부지런히 챙기는 것을 보면 좀 우습다. 하긴.. 한국의 추석이나 구정 같은 개념으로 보면 그리 이상할 것도 없지만.

이제 한 주만 지나면 12월.. 12월 하니까 TV에서 하는 각종 특집 프로그램이 떠오른다. 여기는 사람들이 비교적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서 그런지 다들 채널이 100개 정도 되는 케이블을 본다. 우리집은 케이블을 안 달고 공중파 채널 2개만(잘 안 나오긴 하지만..) 보고 있는데 별 재미가 없다. 말을 제대로 못 알아들으니 그렇기도 하겠지만, 사실 재미가 없다. 이사오기 전에 있던 집에서는 채널이 여러 개 있었지만 그때도 별로 볼만한 채널이 없었다. 주로 미국 방송들이라 그런지 정서도 맞지 않는 것 같고..
아까도 말했듯이 정말 많은 곳에서 전단지가 날아오는데, 계절에 따라 파는 상품은 대개 비슷비슷하다. 여름엔 캠핑 관련 상품들, 겨울엔 크리스마스 장식품들과 집에서 할 수 있는 말판놀이 게임들, 그리고 초콜릿, 쿠키 등의 군것질 거리들. 이것을 보면 이 나라 사람들이 긴긴 겨울 밤에 뭘 하는지 대강 추측할 수가 있다. 가족과 함께 트리 장식을 하고 과자를 먹으며 말판놀이를 즐기겠지. (근데 그것도 하루 이틀이지 정말 밴쿠버의 밤은 길기도 하다. 4시면 어두워지니 한참 뭘 하다가 꽤 늦은 것 같아 자려고 보면 아직 일곱시 즈음 밖에 안 되었음에 놀라곤 한다.) 우리는 12월엔 무얼 하면서 보내게 될까.

지난번 남편의 복권 당첨으로 한번 가려고 마음먹었던 스테이크 집에 가서 가재와 스테이크를 먹었다. 기분 내느라 와인도 한 잔 하면서. 식당의 분위기는 우리나라의 아웃백 정도를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작은 사이즈의 스테이크를 먹었는데도 엄청나게 크고 두꺼워서 밤늦게까지 배가 불렀다. 모처럼 즐거운 시간이었다. 물론 복권 당첨금 이상 들었지만.. 정말 이 곳의 식당은 복권 정도 당첨이 되지 않고는 너무 비싸서 갈 엄두가 나지 않는다.

기름값이 여름의 캠핑 시즌에 비해 좀 내렸다. 지금은 리터당 한 70센트 정도 되는 것 같다. 그 대신 채소가 정말 많이 올랐다. 항상 먹는 파(대파 말고 작은 파)가 네다섯 뿌리 들어간 한 묶음이 35센트 정도 했었는데 지금은 그 두 배로 올라버렸다. 다른 야채들도 많이 올랐고.. 캐나다는 북쪽이라 겨울이 되면 농사가 끝나 채소들을 미국에서 수입을 해야 한다고 한다. 지난 주에는 김치가 떨어져 양배추로 간단한 김치를 담가 먹었다.(짜다고 계속 구박하는 우리 남편.. 처음 써본 멸치젓국은 참 짜더군..)
얼마전에는 남편이 두부조림 차게 한 것을 무척이나 좋아한다는 사실을 새로 알게 되었다. 난 일부러 먹기 직전에 따뜻하게 해주었건만… 지금은 밥먹기 한참 전에 만들어서 냉장고에 넣어 놓는다. 결혼한 지 4년 째가 되건만 새롭게 알게 되는 사실이 아직도 많다. 마른 새우볶음도 싫어하는 줄 알았는데 만들어주었더니 잘 먹는다. 남편이 잘 먹으면 만드는 재미가 생긴다. 엊그제는 콩자반을 만들었는데 또 실패다. 먼저 것은 콩이 너무너무 딱딱해서 얼마 못 먹고 버렸기에 이번엔 불려서 안 딱딱하게 만들었는데 너무 짜단다. (이번에 쓰고 있는 간장이 좀 짠 맛이 강하기에 분량의 반만 넣었는데도 너무 짜다. 그래서 설탕을 마지막에 더 넣었더니 콩자반이 아니라 콩강정이 되고 말았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버리지 말고 다 먹여야지. –;;; )
그 밖에 새로운 일은 몇 주 전부터 12학년 영어과정을 공부하고 있다는 것. 말은 이렇게 하지만 자율학습 스타일이어서 내가 하는 만큼 진도가 나가는 건데.. 아직 첫 과제에 매달려 있다. 시나 소설을 공부하는 거라 실생활에는 큰 도움이 안 되겠지만 쓰기 연습이 많이 된다고 한다. 학교에 일주일에 한 번 가서 숙제를 선생님에게 체크 받는데, 지난 주에는 선생님이 내 진행 속도로는 12학년 마치려면 10년이 걸릴 거라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해주어 공부를 좀 해야겠다는 스트레스를 받(기만 하)고 있다.

비가 와서 어두컴컴한 하늘. 집에 갈 무렵이 되면 좀 갰으면 좋겠다. 이 곳의 거리는 가로등이 많이 없어서 너무 어둡다. 비가 오는 밤이면 차선이 잘 안 보여 운전이 신경이 많이 쓰인다. (그런데도 젊은 아이들은 있는 대로 속력을 내고 달리다 사고를 내곤 한다.)

다음주부터는 가게에 크리스마스 장식도 좀 하고 그래야 할 것 같다. 이 곳엔 크리스마스 장식에 아주 신경을 많이 써서 예쁘게 꾸며 유명해진 집들도 있다. 구경하는 사람이 많아 너무 유명해져서 주말엔 산타가 출연한다고.. (들어가는 전기료도 장난이 아니라고 한다. 그래서 집 앞에 모금함도 있다나..) 우리도 나중에 한번 가보고 사진도 찍어서 올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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