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9일 월요일 아침
오늘은 빅토리아 데이(Victoria Day)라고 빅토리아여왕의 생일을 축하하는 기념일이다.(생활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이 나라는 영국령이다. 화폐에도 영국여왕의 그림이 그려져 있다.) 월요일이 공휴일인 덕분에 토일월 연휴(이나라 사람들은 long weekend 라고 하더군)가 되는 셈이다. 우리집은 상당히 조용한 편이지만(윗집 걸어다닐 때 나는 삐꺽 소리만 빼면), 그래도 오늘은 보통의 월요일보다 더 조용한 것 같다.
지난 며칠간도 그런대로 잘 보냈다.
지난주에 아는 후배가 한국에서 번역일을 의뢰해와서 남편이 쉬는 기간동안 해보기로 했다. 남편이 나는 놀라고 해서 그러기로 했으나, 노는 것도 같이 놀아야지 혼자 놀려니 좀 심심하다. –;;;
토요일에는 남편은 일을 하고 나는 옆에서 책을 읽거나 인터넷을 하면서 놀다가 저녁때는 베란다에서 삼겹살을 구워먹었다. 둘이 구워먹어서 그런지 별로 재미가 없었다. (게다가 먹고 있으려니 베란다에 담배피우러 나온 앞집 사람이 뚱하고 쳐다보기에 더 재미가 없어졌다..) 그래서 고기만 구워가지고 식탁으로 갖고 들어와 밥이랑 먹었다. 밥을 먹고는 딸기를 데리고 뒷편 공원에서 잠깐 산책을 하고 들어와 남편은 계속 일을 하고 나도 좀 거드느라 번역 체크를 하고 늦게 잠자리에 들었다.
9시 15분 쯤..? 장군엄마 은정이가 전화를 했다. 오늘 미니미네랑 장군이네랑 놀러가기로 한 날이다. 세 집에서 전화를 해 가면서 어디로 갈 것인가 토론을 한 후 결국 골든이어로 결정되었다.
빵으로 아침을 먹고 좀 있다 한국슈퍼에서 만나 삼겹살과 군것질거리를 사 가지고 골든이어로 향했다. 오늘은 휴일이어선지 주차비를 받는다. (하루에 5달러) 주차비 비싸다고 오래 놀자고 농담들을 하면서 들어가보니 이미 놀러온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고기들을 굽느라 분주하다.(중국사람들이 참 많았다..)
우리도 호숫가 한켠에 자리를 잡아 고기를 구워먹고 있는데, 바람이 심상치가 않다. 웃고 떠들면서 다 먹고 한숨 돌리려는 즈음이 되자 빗방울이.. –;;;
일 때문에 먼저 가야한다던 미니미네 식구들 떠난 지 얼마 안 되어 우리도 짐을 싸들고 골든이어를 떠날 수 밖에 없었다. 쩝.. 말 그대로 도착해서 먹고만 왔네. 주차비 아까워라..
집에 돌아와 씻고 좀 정리를 한 후 라면으로 저녁을 먹고(며칠간 빵과 고기류 등 기름진 음식을 계속 먹어서 그런지 얼큰한 신라면이 땡겼다는..) 쉬었다.
남편이 번역거리를 빨리 넘겼는지, 꽤 많은 분량의 일거리가 새로 왔다. 남편 혼자 하기에는 약간 무리한 분량인 것 같아서 나도 1/3 정도를 맡기로 했다. 영어 공부 하는 셈치고 하면 좋을 것 같다. 이제 아침마다 부부가 머리를 맞대고 번역을 하는 나날들이 될 것 같다. 얼른얼른 그 날의 분량을 마치고 오후엔 놀러가야지~
(항상 노세노세 구호는 나의 입을 떠나지 않는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