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선 하지않을 줄 알았던 것들..

오늘은 정말 길게 느껴지는 하루다. 여기 낮 자체가 엄청 길어진데다가 (새벽 일찍 해가 떠서.. 밤 9시쯤 해가 진다.) 특별히 일찍 일어나기도 했기 때문이다.

어제 공부한 길을 따라 출근시간을 가늠해보기 위해 6시반쯤 일어나 커피만 내려가지고는 7시에 집을 나섰다. 아침잠이 많은 남편은 반쯤 졸고 있었지만 그래도 지도를 보고 길을 알려주기 위해 함께 집을 나섰다. 딸기도 아침잠이 많은지라 차 안에서도 남편 품에서 졸고..

가는 길은 상당히 간단하다. 우리집서 서너블록만 나가면 1번 고속도로와 만나고, 그 길로 쭉 따라가다가 노쓰밴에 이르러 나가서 또 서너블록만 가면 치기공소다. 가는 길을 재보니 한 35Km 정도 되는 것 같다. 이 나라 통근 거리치고는 꽤 먼 거리다. 출근시간 정체를 감안해서 넉넉하게 한시간을 잡고 나가야할 것 같다. 그것보다는 덜 걸리겠지만. 간 길을 되짚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파트 뒷편 공원에 들러 잠시 아침운동 겸 잔디위를 뛰어다닌다. (난 걷고..) 아이들 학교가는 시간이라 엄마와 함께 또는 삼삼오오 모여서 학교로 가고 있다. 우리 아파트 바로 옆이 국민학교다. 평일 낮 학교 앞은 반드시 시속 30Km이하로 다녀야 한다. 일단 아이들이 수시로 지나다닐 뿐만 아니라 단속도 엄하다.

집에 오니 9시가 안 된 시간, 빨래를 돌리고 핫도그로 아침을 먹고는 한가롭게 책을 읽으면서 아침시간을 즐긴다. 과자를 먹으면서..
오기 전 생각에는 와서 절대 안 할 줄 알았는데 하게 된 것 몇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한국과자를 사먹는다는 것. 여기 과자도 자주 먹긴 하지만 감자칩이나 나초 정도지.. 그 밖의 과자들은 비슷비슷한 것들인데 다 너무 달거나 짜고 한국처럼 다양하고 맛있는 과자들이 없다. 과자를 그다지 많이 먹지는 않지만 며칠 전엔 맛있는 과자가 땡겨 한국식품점에 간 김에 한국과자를 하나 사왔다. 수출품이라 가격도 그다지 비싸지는 않다. 여기 와서까지 한국과자를 사먹게 될 줄은 정말정말 몰랐는데.. ^^;; 게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니 식생활도 더욱 한국식으로 되어가는 것 같다. 다행히 남편이 빵을 싫어하지 않아 한두끼는 빵으로 때우지만 나머지는 오히려 한국에서보다 더 한국음식을 해먹는 편이다. 얹그제 끓인 곰탕도 그렇고.. 깍두기도 그렇고.. 한국에서는 해먹어본 적도 없는 음식들을 열심히 먹고 있는 것이다. 아직까지 시간이 많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고 한국에선 비싼 식재료가 여긴 많이 싸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그런 일 중 다른 하나는 미장원에 종종 가게 된다는 것. 한국에서 듣기로는 여기 미용사들은 한국사람 취향과는 너무 다르게 자르고 비싼데다가 팁까지 얹어줘야한다는 것이었는데 정작 와보니 널린 게 한국미용실들이다. 머리자르는 비용은 한 12000~16000원 정도. 한국의 대학가 미용실 수준이다. 오기 전에 한 1년 머리 안 할 생각으로 꼬불랑 파마를 하고 왔는데 날이 따뜻해지자 너무 부담스러워 (숱이 엄청 많은 나로서는 머리가 무겁게 느껴질 지경..) 우리 집 뒤에서 한국미용실이 있기에 지난 주 머리를 자르러 갔는데 12000원을 내고 팁도 주지 않고 그냥 왔다. 팁은 원래 줘야하는지는 모르겠는데 100% 공임으로 내는 돈이니 어떠랴 싶어 그냥 딱 부르는 값만 지불하고 나왔다. 여기서 개업한지 20년이 되어간다는 분이었는데 별로 말은 하지 않아도 깔끔하게 잘라주어 기분이 좋았다.
너무 당연한 일이겠지만 한국에서의 생각과 다른 일들이 엄청나게 많으며, 앞으로도 그런 일들은 계속 일어날 것이라는 거다. 이것저것 너무 겁낼 것 없이 어디나 사람사는 곳이라고 생각하고 살면 될 듯하다.

계속 집어먹은 과자 덕분에 점심이 늦어졌다. 지난번엔 실패했지만 이번엔 정말 된밥을 지어 녹즙기로 더 ‘떡’스러운 떡을 만들어 떡볶이를 해먹었다. 떡볶이를 잔뜩 먹었는데도 남편은 왔다갔다 하면서 뽑아놓은 떡을 집어먹는다. 맛있나 보다. 딸기는 남편의 손 끝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책도 읽고 인터넷도 하고.. 오늘은 멀리 나가지 않고 집에서 쉬다가 6시쯤 되어 산책 겸 도서관에 잠시 갔다왔다. 저녁은 간단히 먹고 뉴스를 본 후 나는 일기를 쓰고 남편은 그림을 그리고 있다.
요즘 남편은 그림을 많이 그린다. 멋진 작품이 하나 나오면 액자에 넣어 놓을 생각이다.


민 (2003-05-21 12:53:18)
이발할때 팁은 줘야하던데…원래 서비스 공임인데도 줘야 하는게 나도 이해는 안가지만, 원래 뭐든지 사람 서비스가 붙으면 주는게 그네들 습관이니…

Ana (2003-05-22 06:59:30)
선배님~! 잘 지내세요? 저두 그렇다구 들었는데 그냥 모른척 나와버렸어요.. 한국아줌마라 왠지 얼마를 줘야할지도 모르겠구 해서.. ^^;;;

민 (2003-05-28 12:39:48)
잘 지내쥐…^^ 늘 좋은 소식 들려줘서 너무 고맙다…

동현 (2003-08-11 19:45:34)
거기는 어떤지 모르겠는데, 나 미국에 있을때는 머리 하는 사람이 주인일 경우에는 안줘두 됐었는데… 그 아줌마도 주인이니 안 줘두 될꺼야.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This site uses Akismet to reduce spam. Learn how your comment data is proces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