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 눈

아.. 2월이다. 그것도 벌써 일주일이 넘게 지나 버렸어…

그래도 달이 바뀌면 수첩에 날짜를 적으며 뭔가 새로운 마음을 가져본다.


나는 쉬고 K씨는 근무한 어느 날, 근무지가 다운타운이라고 해서 따라가서 나는 주변에서 산책 (또는 포켓몬 잡기…)을 하고…


K씨 일 마치고 근처의 피자집에서 식사. 사진엔 잘 안 보이지만 눈발이 흩날렸는데, 창가에 앉아 맛있는 피자를 먹으며 내리는 눈을 보고 있으니 웬지 좋았던 기억…


올해는 책을 좀 많이 읽고 싶다. 현재까지 읽은 책은  완독서 2권, 대강 훑어본 책 2권.

완독서 1: 라플라스의 마녀 by 히가시노 게이고.
이 작가는 한국에서 꽤 인기가 있는지, 우리 동네 도서관에도 종종 들어온다. 몇 권 째 읽어봤는데, 술술 읽히기는 해도 내 취향은 아닌 것 같다. 앞으로는 빌려오게 되지 않을 듯.

대강 1: 태도에 관하여 by 임경선.
특유의 목소리와 말투 때문인지, 예리한 상황 분석과 정말 도움이 될 것 같은 거침없는 조언 때문인지 이 분이 라디오에서 하는 상담을 즐겁게 들었는데, 책으로 읽을 땐 집중이 잘 되지 않는다…

대강 2: 더 가벼운 도시락 by 레시피 팩토리 편집부
조그만 도시락통에 예쁘게 담은 도시락 사진들이 귀여웠다. 도시락 싸는 걸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될 것 같지만 우리는 이미 전 날 먹던 반찬 조금이랑 밥만 담아 부담없이 도시락을 싸고 있으니까 뭐…

완독서 2: Faceless Killers by Henning Mankell
휴가 갔을 때 읽기 시작. 1991년 스웨덴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형사 Kurt Wallander의 이야기이다. 직전의 독일 통일이나 당시 스웨덴으로 들어온 난민들의 이야기 등 지금 북미 상황과도 맞닿는 부분이 있어 중반까지는 속도감있게 읽어 나갔는데, 진부한 여성 캐릭터 묘사 방식 등에 흥미가 떨어져 막판은 의무감으로 읽어나감. 추리 소설이니까 결론이 좀 궁금하기도 했고.

그 밖에도 도서관에 한국책들이 새로 들어와서 여러권 빌려다 놓았다. 배부른 느낌 ㅎㅎ


나도 K씨도 시급제 노동자. 내 직장은 노조 차원에서 임금 협상을 하지만, K씨는 사측과 개별적으로 협상을 한다. 최근 K씨 시급이 올라서 자축의 의미로 몇 년 째 벼르던 위스키를 샀음. 위스키 성지여행 이란 책에서 하루키가 굴과 함께 먹었다던 라프로익이란 위스키. 나는 술에 대해 크게 아는 바가 없어서 별 생각 없이 시음해봤는데 첫 느낌은 웬지 아주 익숙한 향..? 곰곰이 생각해보니 목초액이랑 비슷하다 ㅎㅎㅎㅎㅎㅎ

근데 물을 섞어서 조금씩 마셔보니 아주 맛있었다. 이렇게 입맛은 점점 높아지는 건가 ㅎㅎ 사실 따지고 보면 한 병당 가격은 와인보다 쎄더라도 마시는 양을 생각하면 와인에 비해 더 비싼 것만은 아닌 것 같다.


하루키가 썼던 대로, 위스키를 굴에 조금 부어서 잠깐 기다렸다 먹어보았습니다. 즉석 훈제 굴 맛… ㅎㅎ


눈이 와서 매일 아침 혹시 도서관 닫았나 체크하고, 아픈 동료들이 많아서 업무 뒷처리하느라 조금 더 분주한 것 외에는 크게 새로운 일들은 없는 하루 하루. 뉴스를 보면 머리가 좀 아프지만, 그래도 별 일은 없는 하루 하루.


포켓몬 고는 귀여운 캐릭터 모으는 재미가 쏠쏠.. 이 게임이 원래 이런 게임인지는 모르겠는데.. (아님) 점심 시간에 산책 나가서.


화면에서 고개를 들면 또 이렇게 예쁜 장면이.

4 thoughts on “2월 – 눈

  1. 2월도 중순

    밴쿠버에도 눈이 오는군요. 겨울은 비가 많이 내리는걸로만 알았습니다. 저는 임작가의 나라는으로 시작하는 책 읽다가 한 반쯤 읽었던가, 접고 그 후로는 이작가의 책은 안 읽습니다. 제 취향이겠지만 돈주고 사기 아까운 책이고 세상에는 이분보다 글 잘쓰는 작가들이 많고 아무튼 실망한 분중 한분이었눈데 의외로 유명해서 이해가 안가는 작가압니다. 다른책들은 재미있어보입니다. 말씀하셨던 scratch는 올해 새로 나와서 도서관에는 없네요 아직.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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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na Post author

      예 원래는 비만 오고 눈은 보기가 힘들어요. 그런데 기후 변화 영향을 받는 모양입니다. 그래도 매년 이런 건 아니고.. 한 5년 정도마다 한 번씩 눈이 많이 오는 것 같아요.

      지난 달이었나.. 블로그에 임작가 언급하셔서 아마 이 분이 아닐까 추측을 했었는데 역시나 ㅎㅎㅎ (신기하다니까요 정말 ㅎㅎㅎ) 이 분이 책보다는 방송 등으로 먼저 많이 알려져서 책도 그 유명세를 타게 된 것 같아요. 그래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꾸준히 책을 발표하는 거겠지만.. 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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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월도 중순

    어제 쓰고나니 뒷담화하는거 같아서 , 마음이 좀 그랬습니다. 소심. 위스키는 저는 요 몇년 마셔보는데 이름이 좀 아주 아이리쉬한건 훈제냄새가 (피트 태운거라고) 많아서 아직은 그 맛을 잘 모르겠는데 어제 티비에서 물을 살짝 타서 마시는걸 봤는데 맛의 비결은 물이라고. 저도 물 타서 마셔봐야겠습니다. 요즘은 와인도 안 맞고 맥주도 안 맞아서 정착한게 위스키류인데 입맛에 맞는거 찾으려면 많이 이것저것 마셔봐야 하나봅니다. 저는 코스코 세일할때 오방이라고 고거랑 맥킬란 두종유만 사봤는데 10병정도 샀었는데 몇년에 걸쳐 마신거라 중독은 아니고. 아. 횡설수설 일하러 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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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na Post author

      저도 사실.. (소심 대마왕이라;;) 게다가 책에서 최근까지 계속 암 수술을 했다는 얘길 봐서인지 더더욱요. 물론 그 분이 제 의견을 볼 일은 없겠지만, 라천 방송 들으면서 은근 팬심이 생겼거든요. 상담 분야에선 정말 뛰어난 분이라 생각해요.

      제가 마신 위스키도 훈제향이 강렬하더라구요. 남편은 캠핑 며칠 하고 난 옷에서 나는 냄새가 난다고 하고, 저는 너무 익숙한 향이라 어리둥절했다가 목초액 (그것도 십여년 전이네요. 참, 블로그에서 냄새에 대한 기억 쓰셨죠? 바로 그걸 저도 느꼈어요. 목초액 써본 게 이민오기 전이거든요 ㅎㅎ) 냄새랑 유사하다는 게 ㅎㅎㅎ 남편 말로는 호불호가 매우 강한 술이라고 하던데, 저는 처음엔 좀 깜짝 놀랐다가 물을 타서 마셔보고는 아주 마음에 들었어요. 물을 거의 두 배 정도(?) 타서 몇 시간에 걸쳐 조금씩 ㅎㅎ
      Oban이랑 Macallan인가요? 리스트에 넣어두어야겠네요. 저는 아주 문외한이라.. 천천히 조금씩 시도해 보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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