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연말연시

1박2일 간의 백패킹 스노우슈잉을 다녀온 다음 날부터 K씨는 대기 근무였다. 대기 근무 동안은 필요시 언제라도 출근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아무런 계획을 잡을 수가 없고, 집에서 대기하더라도 술을 마실 수 없다. K씨가 지금의 직장에 다니기 시작했을 땐 이게 너무 불편하다고 생각했으나, 어쩌다보니 회사가 본의 아니게 우리의 간 건강을 배려해주는 거라 생각하게 됨 ㅎ

K씨는 혼자 일하고 일하는 곳 주변에 커피샵 등이 있는 경우가 많아 연말에 휴무였던 나는 (학교 전체가 문을 닫는다) K씨가 일할 때 따라다녔다. 커피도 마시고 날씨가 좋으면 동네 산책을 하기도 하는데, 이번엔 내내 날씨가 궂었다.

이 날은 맥도널드에서 커피를 마셨네.

보통은 점심 도시락을 싸 다니지만 이 기간 동안은 동네에서 간단한 것들을 사먹었다.

어느 날의 점심. 몇년 전부터 뜨기 시작한 나름 건강식 패스트푸드점의 계절 특별 메뉴로 현미밥에 케일, 비트, 사과, 단호박, 염소치즈, 호박씨를 얹은 것. 다 좋아하는 것들인데 섞어두니 맛은 그냥 그럼.


하루는 출근 길 양쪽 나무들에 핀 얼음꽃이 참 예쁘다 감탄하며 룰루랄라 출근.

추워서 K씨 일하는 동안 나는 커피샵 안에 콕 박혀 있었는데, 나중에 나와보니…

차에도 얼음꽃이 피어있었다…

얼음비가 쏟아져 길도 미끄럽고 고드름이 주렁주렁.. 완전 쫄았음.

얼음꽃이 무겁다 보니 나무들이 쓰러져 고속도로에도 정체가 심했다. 무사히 집에 돌아와 다행.


31일엔 급한 일 없이 집에서 대기했기에 동네에서 쉬엄쉬엄 놀았다. 웬지 집안을 좀 치우고 새해를 맞이해야 할 것 같아서 간단하게 청소도 하고.

날씨가 좋아서 동네 산책하다 빵을 사서 놀이터에서 먹고..


저녁은 연어와 고구마, 단호박 오븐 구이.

별 감흥은 없지만 그래도 말일이니 초콜릿맛 맥주를 사서 곁들이고. K씨가 여전히 대기근무 중이므로 조금씩만 마시고 뚜껑을 닫아 넣어둠.

역시나 감흥은 없지만 (어쩜 이렇게 감흥이 없을까 ㅎㅎ) 발코니에서 불을 쬐며 새해를 맞이해 볼까 싶어서..

낮에 맥주 사러 갔을 때 다들 샴페인을 사고 있길래 우리도 꼬마병 샴페인을 하나 샀었다.

샴페인을 홀짝이며 루시드폴 노래를 작게 틀어두고 우리집 베란다에서 불을 쬐며 맞이한 2018년이었다.



2018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아침으로 떡만두국을.

이 날도 K씨는 집에서 대기하게 되어서 쉬다가 매년 새해 첫 날 하던 대로 집 뒷산에 호연지기를 기르러 나갔다.

딸기야 안녕

이 숨어있는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좋은 친구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나는 2일까지 쉬어서, 2일에도 K씨를 따라 나섬. 이 날도 날씨가 좋았다.

하늘이 참 예쁘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날진 물통을 몇 개 샀는데, 이 귀여운 물통으로 올해는 물 좀 많이 마셔야지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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