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집중

우리처럼 고만고만한 시급노동자에 풀타임으로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선택집중이 매우 중요하다. 한정된 자원과 한정된 시간을 활용해 최대한 즐거울 수 있어야 하니까. 선택과 집중에 따라오는 것은 선택하지 않은 부분에 대한 포기인데, 포기하면 스트레스가 많이 줄어든다..는 걸 서서히 배우고 있다.


결혼 생활을 포함, 타인과 함께 생활할 때 충돌이 생기는 가장 흔한 이유가 아마도 가사 노동일 터이다. 일은 해야 하고, 휴일엔 놀기도 해야 하고 쉬기도 해야 하니 가사일은 항상 뒷전이 된다.

좋은 재료를 사서 건강한 음식을 만들어 먹고 싶지만, 그러자면 그만큼의 시간과 노동이 든다. 반찬을 사서 먹기 시작하니 육류, 소금, 설탕의 섭취가 우리가 원하는 것보다 늘어났지만 그만큼의 스트레스를 덜었다. (=덜 싸운다.)

청소는 대강 먼지만 좀 떨고 나서 로봇청소기에게 맡겨버린다. 그래도 여기저기 늘어놓은 물건들이며 한 주간 부엌 카운터에 쌓인 은행 서류 등 처리에 시간이 꽤 든다. 그러다 보면 피곤해져 냉장고 청소라던가 틈 사이에 쌓인 먼지, 뿌연 창문 등엔 눈을 감아버린다.
가끔씩 온라인 상에서 어느 집 더럽더라, 이사갔는데 먼젓번 사람들 더럽게 살았더라 이런 글들을 접하면 찔끔하는데, 아마 그 사람들은 뭔가 더 중요한 일들이 있었을거야 생각한다. 그렇게 스트레스를 털어버린다. 청소보다는 나가서 바람 냄새를 맡고 싶은 걸.

가계도 마찬가지. 우리 수입은 매월 비슷비슷한 수준이라, 어느 부분의 지출이 늘어나면 다른 부분은 줄여야 한다. 요즘처럼 등산과 캠핑 장비에 집중할 때는 다른 취미에 대한 지출이나 외식은 줄어든다. 사실 열심히 맛난 걸 먹으러 다니던 때가 있었어서 그런지 크게 아쉽지도 않다? ㅎㅎㅎ

한정된 여유시간에 누구와 뭘 하면서 보내는가도 중요한데, 나가 노는 걸 좋아하는 분들과 알아가는 것도 요즘의 행복이다. 대신 예전에 만나서 함께 영화를 보던가 하던 친구들은 자주 못 만나고 있는데, 뭐 또 시간이 지나면 만날 기회가 있겠지. 요즘 노력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내일 걱정은 내일 하자는 거.

포기는 정신 건강에 좋은 것 같다. 부정적인 포기 말고, 긍정적인 포기. 선택할 수 없는 것들에 욕심내지 말고, 오늘 있는 만큼 최대한 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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