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가을 Tofino 캠핑이 아주 즐거웠던지 그 이후 자주 Tofino에 가게 된다. 그 이전 여행들까지 합하면 벌써 여섯번째다. 캠핑으로는 네번째. 페리를 타야하므로 가고 오는 길이 좀 길긴 하지만 갈 때마다 좋은 곳이다. 이번에도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와 휴가를 마무리지으며 기록을 남겨 본다.
9월 25일 토요일 맑음
일어나 커피를 한 잔씩 마시고 채비를 시작한다. 전 날 휴가를 기념하면서 맥주 한 잔 마시고 들어와 미리 짐을 싸두었지만 출발하는 아침엔 여전히 마음이 바쁘다. 그래도 워낙 자주 캠핑을 다니다 보니 크게 빠뜨린 것 없이 챙겨서 출발했다.
12시 45분 페리를 예약해두었는데 터미널에 일찍 도착해서 10시 15분 페리를 타게 되었다. 창구에서 세일한 차액($27 정도 – 12시 45분 페리만 세일이었다)을 더 냈지만 그래도 몇 시간 아끼는 게 훨씬 낫다.
정말 오랜만에 타는 페리다. 날씨가 좋아서 데크로 나가본다.
뒷쪽 갑판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햇살도 따뜻하고 배 뒷쪽이라 바람도 세지 않아 앉아있기 좋다. 들뜬 사람들의 모습에 함께 설렌다. 챙겨간 아침(나는 오버나잇 오트밀, K는 컵라면+누룽지)을 먹고 커피도 만들었다. 햇볕을 즐기면서 아이패드를 가지고 놀고 있는데 갑자기 안개가 자욱해진다. 때문에 2분에 한 번씩 경적을 울린다고 한다. 외부 데크에 있으면 귀청이 떨어질 정도의 소리이므로 (그래서 울리기 전에 미리 경고를 한다) 차로 돌아온다.
중간에 쉴까 하던 K는 컨디션이 괜찮은지 쉬지 않고 한번에 캠핑장으로 달린다. 음악도 듣고 아이패드로 담아간 드라마도 보고 하면서 지루하지 않게 이동시간을 보냈다.
1년만에 다시 온 그린 포인트 캠핑장은 Rain Forest에 자리잡은 곳답게 습기를 가득 머금고 있다. 특히 우리 사이트(#25)는 나무가 많아서 사이트 안쪽엔 해가 전혀 들지 않는다. 그치만 밖에서 잘 안 들여다보이고 화장실이 가까운 점은 마음에 든다.
K는 트레일러와 어닝 설치에 돌입한다. 비가 오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다.
어느 정도 짐을 풀고 나서 저녁을 먹으러 가기로 한다. 이동 시간 동안 운전은 K가 도맡기 때문에 도착 후 운전은 웬만하면 내가 한다. K가 굴을 먹고 싶다고 했는데 마침 Ucluelet의 Raven Lady가 영업중이라서 첫 날 저녁은 거기서 먹기로. Fishful Thinking에서 횟감 참치와 연어 페퍼로니를 사고 Raven Lady로 가서 굴튀김과 트레일러에 가서 먹을 생굴을 열 두개 샀다. 굴튀김은 나는 맛있다고 생각하며 먹었는데 (갓 튀긴 음식이 뭔들 맛이 없을 수가…) K는 실망한 듯. 간을 너무 세게 해서 굴 맛이 안 느껴졌단다. 그러고 보니 신라면 맛의 튀김을 맛있게 먹었는데 굴 맛은 나지 않았다 ㅋㅋ
하지만 돌아와서 먹은 생굴은 무척 맛있었다. 개당 $3 조금 덜 주었는데 굴 깐 공임을 생각하면 괜찮은 가격이다 싶다. K가 골라온 Louis Jadot chardonnay와 함께 먹었다. 아주 좋은 조합이었다. 거기에 토치로 겉면을 익힌 참치도 곁들여 먹었다.
저녁을 먹고 석양을 볼 수 있을까 해서 바닷가에 내려가 봤지만 구름낀 하늘만. 그러나 오랜만에 드넓은 바다와 파도를 보니 정말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