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의 첫 일정은 작년에 돌아가신 아버지 성묘. 카카오택시로 갈 수 있었다. 간소하게 몇가지 음식을 놓고 인사를 드렸다. 어머니는 소주를 준비했고 아들은 아버지는 사실 소주가 아닌 다른 술을 좋아했다고 괜한 입씨름을 가장한 농담을 나눈다.
오후에는 친구 D와 H 부부를 만나기로 했다. 어머니댁과 가까운 데 사는 친구들이라 만나는데 크게 부담이 없다. 함께 평양냉면을 먹으러 가기로. K도 나도 평양냉면의 맛을 모른 채 이민을 가서 방송에서 나오면 어떤 맛인지 궁금했었다. 여러 식당이 있지만 D가 택한 곳은 진미평양냉면.
종종 생각나겠다 싶게 맛있었다. 이번에 한국 가서 먹은 음식 중 두번째로 좋았음.
부담없이 만나자고 했는데 D는 고맙게도 이런저런 고민을 한 모양인지 식사 후 미리 예약한 전시를 보러 가자고 함. 리움 미술관의 마우리치오 카텔란 전. 현대미술에 조예가 깊지 않아서 어떠려나 했는데 무척 재미있게 감상했다. 오디오 안내를 열심히 들은 덕분인 것 같기도 하다.
이후에는 동네로 자리를 옮겨 동네 (술)맛집에서 맥주를 마시며 밀린 수다 및 미래의 휴가 계획까지 세움. 늦은 시간까지 동네의 맥주집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그리웠던 풍경 1. 집에 가는 길에 강냉이를 파는 청년이 있어 두 봉지를 샀는데 더해서 작은 봉지랑 뻥튀기도 막 담아준다. 그리웠던 풍경 2. (그런데 마지막날까지 간식을 먹을 상황이 안 되어서 – 이제는 하루 세 끼를 다 소화시키는 것도 힘드니 간식 들어갈 자리가 없다… – 슬프게도 거의 못 먹고 다 남겨두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