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빌 아일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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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도서관 견학날이었으나 도서관이 워낙 좋은 곳에 자리잡고 있어 마침 쉬는 날인 K군과 딸기와 동행. 때맞취 날씨도 개어서 하루를 잘 보냈다.

날씨 좋은 날 밴쿠버 이곳저곳을 다니다 보면 참 아름다운 곳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지루했던 비에 젖은 겨울을 잊게 된다. (어두컴컴한 겨울 동안은 정말 우울증이 생길 지경.. 위도가 조금 더 높다는 이유로 이렇게 겨울이 우울해질 수가 있다니. 해가 나면 애들이 바로 구우러 나가는 게 점점 이해가 되고 있다.)
암튼, 우리가 좋아하는 곳 중 하나가 그랜빌 아일랜드다. 5분이면 한바퀴 돌 수 있는 아주 작은 섬(이라지만 시내와 연결되어 있다). 어제의 두번째 견학지였던 예술대학이 자리잡은 것을 비롯 소극장과 퍼블릭 마켓, 맛난 빵가게와 예술가들의 작품판매장들이 자리잡고 있다.

K군은 웬지 이곳의 수상가옥들을 좋아하는 것 같은데, 갈 때마다 우리의 대화:

K군: 수상가옥 보러가세~
나: 그 썰렁한 걸 뭐.. 그러세..
K군: 저런데 살면 좋을 것 같아?
나: 수맥이 전체에 있으니까 신경통에 안 좋을 것 같아.

이 대화를 반복하곤 하는 것이다.

아래쪽 사진의 세워진 붓 예술가의 전시장을 지나다 거기서 알바를 하고 있는 옛 도서관 친구를 만나 한참 수다.
저런 예술작품을 누가 사기나 할까 했는데 물어보니 제법 팔린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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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블릭 마켓의 푸드코트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고 K군은 (당연하게도) 중국요리, 그리고 나는 멕시칸 타코 샐러드를 사서 밖에서 먹으려고 나오는 입구에 붙어있던 갈매기 조심 경고문. 코웃음을 치면서 나오는데 급작스레 습격한 갈매기가 있었으니.. 무방비 상태였던 K군의 접시를 그대로 덮쳐 부리로 구멍까지 내 놓았다. 음식을 반이나 흘렸다. ㅠㅠ
격분(!)했지만 일단 먹을 건 먹고.. (타코 샐러드가 꽤 맛있었다.) 빈 접시를 들고 갈매기에게 복수;;;를 하러갔다. 빈 접시를 놓아두니 주춤주춤 다가오다가… 딸기가 가방에서 고개를 쑥 내미니 말 그대로 “꽥~” 소리를 지르면서 도망가서 멀리서 관망 중.. ㅋㅋㅋㅋ
딸기여사 밥값 확실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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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멍멍이들을 좋아하는 딸기여사 친구들 만나서 신났다.
내친 김에 스탠리 파크까지 갔으나 구름이 끼어 추워져서 약간 아쉬웠다. 그래도 딸기여사는 즐거워하면서 태평양을 바라보면서 찌야도 했다는 이야기.

10 thoughts on “그랜빌 아일랜드

  1. 바람

    환경이 워낙 멍구들을 편하게 대해서인지 외국 멍이들은 대체로 성격이
    순한거 같아요.
    사람이나 동물이나 한국서 살믄 다들 좀 복작대고 살아 근가
    좀 예민하고 까칠한데가 있는듯..-.-
    딸기야..태평양을 바라보며 쉬야하는 기분 어땠니? ㅋㅋ
    갈매기의 습격도 막아내고 딸기 갱장해~! ㅎㅎ
    근데 수상가옥..캐나다에도 저런데가?
    전 수맥은 둘째치고 습해서 곰팡이 안필랑가..그생각 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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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딸기맘

      운전하다보면.. 그게 민족성이나 인간성의 문제가 아닌 자원의 문제라는 게 느껴진답니다. 여기도 밀리거나 상황이 안 좋으면 당장 인간성이 드러나지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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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monkeytoe

    수상가옥 색깔 이뻐요.
    근데 저거 예술 작품 맞아요? -..-
    저게 예술 작품이면 우리집에도 예술작품 널렸수.
    갈매기 때문에 음식의 반을 낭비하다니
    으..저라면 분노했어요. (불끈)
    딸기가 덩치가 작아서 큰애들한테 판타지 있는 것이 분명해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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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딸기맘

      예술은 자기 마음에 있는 것이오.. ㅋㅋㅋ 저걸보고 좋다고 몇천불씩 주고 사는 사람이 있는 거 보면.

      우리도 분노했다오. 저 접시로 갈매기를 갈겨줄까 생각도 했는데 차마 그렇게는 못했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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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monkeytoe

      그러고보니까 생각나는게요.
      그이랑 옛날에 인도에 여행을 간 적이 있는데 거긴 길거리에 소, 개, 돼지, 원숭이 등이 천지삐까리고 걍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요.
      원숭이먹이를 접시에 팔기에 하나 사다가 원숭이 손에 조금씩 얹어주면서 먹이는데 이눔이 제 접시를 확 낚아채가려해서 먹이가 막 쏟아졌지 뭐에요.
      제가 열불나서 접시판대기로 원숭이 머리를 꽝 때려줬는데 얘가 제 손목을 꽉 잡는 거에요.
      그리곤 먹이 주워먹느라 걍 제 손을 놔준 것 같은데 그이가 원숭이가 저래 뵈도 팔힘이 보통 장정보다 쎈데 잘못 건드리면 클난다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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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딸기맘

      아니 그런 싸가지없는 원숭이가..
      다음엔 국물도 없을 거라는 걸 알랑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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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트니맘

    딸기 진짜 웃기다. 몇배나 큰애들을 좋아하는군요.ㅋㅋㅋ 트니는 말라뮤트를 본적있는데 개인줄 모르더라구요. 너무 큰애를 첨봐서그런지..몇번 보더니 이제 개로 인식하는지 멀리서 지나만가도 놀고싶어서 안달이라는. 갈매기습격 와.. 우리나라같으면 갈매기 없애자고 난리났겠죠? ㅋㅋ 정말 문화차이가 팍팍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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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딸기맘

      트니가 말라뮤트 보고 개인 줄 몰랐다구요? ㅋㅋㅋ 구여운 거.
      머 친구들한테 얘기해줬더니 갈매기 땜에 이런 일 당한 사람이 널렸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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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양지꽃

    저 빨간 짐 진짜 이쁘다-
    저두 물위에서 살고 싶은 생각은 없네요…
    땅의 정기를 받고 싶어~ ㅎㅎㅎ

    하버 같은데서 음식 먹을 때 마다 갈매기들이나 새들이 다가올까 심히 불안했는데, 진짜 그런 일들이 일어나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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