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사용자 삽입 이미지어제는 낮엔 대강대강 하다가 밤에 갑자기 필 받아 3시가 넘도록 열공하고 아침에 10시까지 잤다.
그러나 오늘은 그러면 안 된다. 내일 아침 일찍 일하러 가야하기 때문이다.

어제 저녁엔 카레를 한 솥 가득 만들었다. 한 15~20인분은 만든 것 같다. K군은 점심으로 카레 싸가는 걸 젤로 좋아하는데, 요즘 내가 안 만들었더니 3분카레를 싸가곤 했다. (밑반찬에 김 같은 거 싸가면 좋겠구만 따로 먹는 게 너무 번잡한가 보다. 카레처럼 한 그릇 음식을 싸가고 싶어한다.)
어제 아침에 3분 카레가 다 떨어졌길래 볶음밥을 만들면서 “카레가 없어” 그랬더니 전에 사둔 고형카레를 찾아보여주면서 “카레 있어, 카레 있어” 하는 것이었다. ㅎㅎㅎ 먼저 뭘 만들어달라던가 하는 얘기는 안 하는데 은근히 카레를 만들었음 했나보다. 그래서 저녁에 만들어주기로 했다.

저녁은 카레우동.
카레우동을 먹다보니 명보극장 옆 동경우동이 생각났다. 자주 가던 곳이었는데. 지금 다시 먹어도 맛있을까?

*     *     *

오늘 아침은 감자칼국수 유효기간이 다 되었기에 감자칼국수를 먹기로 했다.
세일하길래 감자칼국수 하나, 호박칼국수 하나 샀었는데 어느날 먹으려고 보니 국물스프가 안 들어있고 조리법에 “가족의 건강을 위해 국물은 직접 만들어주세요”라고 씌여있는 것이었다. (아니 그럼 국물있는 다른 제품도 만들지 말았어야지!)
암튼 멸치로 국물내서 감자 조금 양파 조금을 넣고 끓여먹었는데 제법 면이 쫄깃하니 괜찮다. 국물내고 난 멸치를 잘게 잘라서 딸기 아침에 섞어주었는데 역시나 열심히 열심히 먹는 우리 이쁜 딸기여사. 지금은 내가 공부하기로 한 작은 방 책상 뒤에 막이불 갖다주었더니 와서 곤히 자고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참, 생각난 김에.

엊그제 K군이 흥미로운 발상을 했는데 우리 집에 먼지가 많은;;; 이유가 천장 회칠이 떨어지는 게 아닐까 하는 것이었다. 밤에 잘 때 목이 답답하단다. 그래서 내가 조목조목 그게 아닐 거라는 이유를 댔더니 별로 안 좋아했다. 자기 말을 안 믿는단다. 그래서 내가 이해가 안 되는 것도 믿으라고? 그랬더니 믿으란다. ㅎㅎ
그래서 내 안위에 별 영향이 없는 한 웬만하면 K군의 말을 그러려니 하고 믿기로 했다. 먼지보다 K군이 더 중요하니까 하는 그런 이유까지는 아니지만. (뭔 얘기야.)

24 thoughts on “믿음

  1. monkeytoe

    k남의 저 공손한 표현 ‘카레 있어, 카레 있어.’ ㅎㅎㅎㅎ.
    근데 정말 호박칼국수 안에 스프가 없이 저런 문구가 있었단 말이에요?
    정말 엽기에요 아놔 ㅋㅋㅋ.
    해물탕 반조리식품에는 ‘건강을 위해 해물은 직접 잡아 잡수세요.’
    김치식품에는 ‘신선함을 위해 양념은 직접 만들어 버무리세요’

    Reply
    1. monkeytoe

      생각할수록 웃긴 표현인 것 같아요.
      그냥 면만 넣어놓고 이름만 바꾸면 뭐든지 다 돼 막 ㅋ.
      짜장면,’가족의 건강을 위해 짜장은 직접 만들어 드세요.’
      냉면,’가족의 건강을 위해 국물은 직접 만들어 드세요.’
      잔치국수,’가족의 건강을 위해 고명과 국물은 직접 만들어 드세요.’
      스파게티,’가족의 건강을 위해 소스는 직접 만들어 드세요.’
      아이고 참 나 ㅋㅋㅋㅋ.

      Reply
    2. monkeytoe

      저도 제목달 때 신경 안쓰지만 딸기맘님의 오늘의 제목은 약간 봉창 두드릴뻔 했어요.
      제목이 믿음이고 카레얘기가 한참 나와서 카레에 관련된 믿음인가 하다가 칼국수 얘기가 나오길래 칼국수에 관련된 믿음인가 하다가
      먼지가 천장회칠임을 믿으라는 남편에 대한 믿음으로 귀결 ㅎㅎㅎㅎ.

      Reply
  2. 눈먼냐옹

    국물을 직접 만들면 가족이 건강해진다는 믿음!
    명보 극장 옆 동경우동은 아직도 맛있을거라는 믿음!!
    먼지가 천장 회칠일거라는 믿음!!!

    Reply
  3. 양지꽃

    가족의 건강을 위해 면도 집에서 직접 만들어야 한다가 정답.
    너네 망해랏, 쳇~

    Reply
  4. 금봉

    감자칼국수랑 호박칼국수에 그런 심오한 문구가 있는 줄 몰랐네요. ㅋㅋ
    그럼 달랑 면만 들어있단 말씀?
    글고, 아무리 봐도 딸기여사의 움직임이 느껴지지 않는 사진입니다. ㅡㅡ;;

    Reply
  5. apple

    케이군님 너무 착한신 낭군님이셔요^^
    저기 딸기잠자는 모습이 애기가 따로 없네요. 완전 귀여워!
    여기는 오늘 날씨가 너무 좋네요. 딸기맘님 동네도 오늘 날씨는 괜찮은가요?^^ 즐거운 일요일 보내세요~~

    Reply
  6. 쉬리

    카레우동은 오째 만드는교?
    좀 알려주~
    나두 요새 도시락 싸갖고 다닐라고 노력하는 중이라서리.ㅎㅎㅎ
    보온도시락두 하나 샀다우.

    Reply
    1. 딸기맘

      ㅋㅋㅋ 보온도시락.. 귀여우셔~
      카레 만들구 밥 대신 우동면 삶아서 얹어먹는 거지용~ (혹시 카레 만드는 법을 원하신 거삼?)

      Reply
    2. 쉬리

      아항.
      난 카레우동이라 그래서 카레를 좀 더 묽게 해서 후루룩 거리고 먹는건줄 알았다오. ㅡㅡ

      Reply
    3. monkeytoe

      ㅎㅎㅎㅎ 듣고 보니 쉬리성 말이 맞다.
      우동은 후루룩거리며 국물이랑 먹는 거니까
      저거는 걍 카레면이다.
      짜장면이 짜장면이듯이.

      Reply
  7. 바람

    ㅎㅎㅎㅎ
    오늘은 덧글이 더 잼난걸요?
    정말 저 문구 무지 성의없다는..ㅋㅋㅋ
    (어케도 인스턴트인걸.. 장난해??? -_-+)
    항상 느끼지만 딸기아빠는 진짜 다정 다감하신듯~
    “카레있어, 카레있어~” ㅎㅎㅎ

    Reply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This site uses Akismet to reduce spam. Learn how your comment data is proces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