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2년..

비가 오지 않는 주말이면 K씨와 가까운 곳에 걸으러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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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 쉬고 있으려니 다가온 멍멍이들. 인사하고 싶었지만 잠시 냄새만 맡고 휙 가버림 ㅋ


요즘의 식생활 – 쉽게 쉽게 준비할 수 있는 걸로 먹고 있다. 대신 채소를 가급적 많이 먹으려 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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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싹은 꾸준히 키워서 점심 랩 샌드위치나 비빔밥으로 열심히 먹고 있음. 지난 7월에 구매한 새싹 재배기를 정말 잘 쓰고 있다. 그 이전에 쓰던 새싹 재배기도 잘 키워지긴 했지만 컵 모양이라 씻기가 좀 불편하고 용량이 작았는데, 이번 재배기는 시간차를 두고 연속적으로 재배가 가능해 거의 매일 새싹을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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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afel을 튀겨서 저녁을 먹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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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은 정말 집에 먹을 게 없다 싶었는데 냉동실에서 찾은 너츠와 J씨가 보내준 귀한 멸치를 볶고 거의 상해가던 애호박도 볶고 감자와 양파를 볶으니 15분 만에 반찬이 세 가지나?! 냉장고를 부탁해의 스피드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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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K씨가 새벽같이 나가다 보니 베이글로 아침식사를 할 때가 많은데 이 날은 훈제 연어도 곁들임. 그런데 몇주간 줄창 먹다보니 베이글 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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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이면 구운 닭을 사다가 코울슬로랑 먹기도 하고.


가벼운 운동이나마 꾸준히 하고 있음. 일주일에 두 번 점심시간에 필라테스와 요가를 하고 다른 두 번은 수영장에 가고. 날이 추워지면서 수영하고 나오면 꽤 춥다. 그 때문인지(?!) 감기 기운이 계속 붙어 있어서 면역에 좋다는 것들을 이것 저것 먹으면서 버티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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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시간에 운동을 하지 않는 날들은 직장 주변 산책. 이 사진을 찍은 날은 아마 가을의 첫 날이었던 걸로 기억.

요즘은 운동을 하는 날이면 두번 생각 않고 그냥 운동을 간다. 예전엔 수영을 가면 수영장까지 운전하고 기름 써가며 가야하나 등등 생각이 많았는데, 지금은 몸이 아프거나 하지 않으면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집을 나선다. 나이가 먹으면서 운동이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어 가고 있다….


우리 동네 극장엔 한국 영화들이 꽤 많이 걸리는데, 관객이 많이 드는지 급기야 VIP관에까지 걸림. (VIP관은 성인 전용이고 넓은 가죽 좌석과 – 우리는 안 사먹지만 – 술과 음식을 주문할 수 있다. 티켓 가격은 일반관의 두 배 정도.) 우리는 영화를 남들은 비행기 타는 데 쓴다는;; 신용카드 마일리지로 보는데, VIP관은 마일리지도 두 배 깎인다.

지난 주말에 밀정 (The Age of Shadows)을 개봉해서 VIP관에 가서 영화를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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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밤이라 커피도 한 잔 마시고. 스타벅스 펌킨 라떼 궁금해서 마셔봤는데, 너무 달고 시럽맛이 강해서 내 입맛엔 그냥.

영화는 그럭저럭 괜찮았다. 일단 연기들이 다 좋아서. 김지운 감독의 영화는 놈놈놈을 재밌게 본 이후 못 봤는데 (한동안 너무 세다는 영화들을 보기가 싫어서…) 찾아서 볼까 생각 중.

 


지난 25일은 딸기 기일이었다. 뭘 할까 하다가 K씨가 딸기랑 지내던 추억의 장소에 가보자고 제안. 딸기 도자기 발도장을 챙겨서 갔다.

마음 편히 여유 있게 다니려고 스카이트레인을 타고, 시시각각 변해가는 밴쿠버의 창 밖 풍경을 보면서… 그러다 애매하게 일찍 온 버스 시간 때문에 계획했던 시간 이전의 페리를 탈 수 있을 것 같아 급 달리기 한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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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와서 이것저것 해보다 일단 K씨와 함께 취직하기로 하고 1년간 살았던 추억의 섬. 섬을 떠난 이후에도 친구들을 만나러, 또 그냥 놀러, 셀 수 없이 가긴 했지만, 갈 때마다 작은 선착장의 모습은 여전하다. 달라진 건 페리 표값 정도? (페리 표가 인당 $12.35. 우리는 충전카드를 이용하기에 할인을 받아 $7.5를 지불했다. 차를 가져가면 $34.85 (할인 후 $22.55) 추가. 기억엔 할인 전 가격이 인당 $6 정도였기에 많이 올라 놀랐으나 생각해 보면 이미 12년 전 기억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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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현, 변재란 부부의 반쪽이의 육아일기라는 책에, 해마다 같은 날 같은 곳에서 사진을 찍어 기록을 남겼었다. 마치 영화 스모크에서 매일 같은 장소를 찍듯이. 그게 재미있어 보여 K씨와도 그러자 얘기만 하고는 실행에는 옮기지 못했는데, 어느 해 내 생일 즈음에 바로 이 곳에서 딸기도 함께 사진을 찍어 프린트해서 메모판에 꽂아두었었다.
그 생각을 하면서 딸기 발도장과 함께 사진 한 장. 인물 사진을 잘 찍지 않는 우리지만 다른 사람에게 일부러 부탁해서 찍었다.

사진을 찍고 나서는 딸기랑 산책 다니던 곳들을 따라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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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응가 줍던 봉투 보관함이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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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던 아파트도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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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일하던 곳의 모습도 크게 변함이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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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아플 때 (http://ddalgy.com/ana/?p=5964http://ddalgy.com/ana/?p=5962) 갔던 동물 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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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다녔더니 배가 고파져 간단하게 바게트 샌드위치와 소시지 롤로 점심. 맛은 그냥 그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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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와 매일같이 걷던 트레일을 따라 걷다 다시 바닷가로. 점심 시간에는 페리가 없기 때문에 앉아 있다가 오후 페리를 타자 얘기하고 있는데 오전 마지막 페리가 아직 떠나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래서 또 2차 달리기 한 판;;;; (그래서 바닷가 사진은 못 찍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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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일찍 시내로 돌아와서 다른 곳도 돌아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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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른 저녁을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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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를 위해 한 잔.

저녁을 먹은 후 스탠리 파크와 콜하버 등등 딸기와의 추억이 남은 공원 길들을 또 한참 걸었다. 앱을 확인해 보니 그 날 총 21,187보/15.6Km를 걷(거나 뛰)었다고 합니다. 이 정도로 걸을 줄 모르고 운동화를 안 신고 가서 발바닥도 아프고 해서 사진은 여기까지.

우리는 이렇게 잘 지내고 있으니 딸기도 좋아하는 친구 멍이들과 어울려 재미있게 놀고 있기를.

8 thoughts on “이제 2년..

  1. 늦여름이 왔어요

    저는 애완동물을 키워본적이 없어서 애완동물이 가족같이 느껴진다는 이야기를 이해해본적이 없는데 딸기가 같이 보냈던 동네를 돌아보신 이야기를 읽으니 정말 가족이네요. 저도 가장 무서운건 이 세상에서 좋아하는 사람들을 못보게 되는건데 어제도 부모님 생각하면서 얼마나 남았을까 생각해봤어요. 내가 통제할수없는 영역이 아니라 더 무기력해질거 같습니다. 같은 장소에서 사진찍는 아이디어는 참 좋네요.

    그나저나 오피스 근처 풍경이 참 좋습니다. 저런 풍경이면 매일 걸을 수 있을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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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na Post author

      기억이 남아있는 시간과 장소에 항상 같이 있었으니까요 ㅎㅎ
      좋아하는 사람들이 점점 지금 세상에서 떠나간다는 거 정말 슬픈 일이지요.. 그래서 있을 때 잘하자..라는 얘기가 점점 사무치는 것 같습니다.

      네. 운 좋게 직장 주변에 산책하기 좋은 길들이 많아서 항상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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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블로그 팔로워

    벌써 2년이군요. 시간 참…

    세 가지 반찬이 15분에 된다니 이건 프로 주부 10단 이상이십니다.
    전 손이 느린 건지 속도전에 정말 약하거든요.

    그런데 저 새싹 키우는 건 어디서 주문하시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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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na Post author

      youtube 등에 제품 이름으로 검색해 보시면 써본 사람들이 팁을 많이 올렸더라구요. 저도 몇 달 쓰다보니 나름 양 조절 등 요령이 생겼구요. 혹시 처음 키워보시는 거면 알팔파로 시작해 보시는 게 제일 무난해요 ㅎㅎ 전 알팔파랑 레드클로버 번갈아 먹는데 K씨가 무싹 얘길해서 주문할까 생각중이예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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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바람

    그렇게 추억하며 살아가는게 또 힐링도 되구 글터라구요.
    스모크, 저도 그 사진찍기 참 멋지다 생각해서 해보고팠는데..
    맘에드는 장소를 못정해서 영 미뤄지던게 영영 미뤄질 기세..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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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na Post author

      영영 ㅎㅎㅎㅎ
      글게요. 장소 정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더라구요. 저희도 집 바로 앞에 벚나무가 있어서 봄에 예쁘거든요. 근데 오 여기서 찍을까 하다가 보면 어느새 꽃 다 져 있고..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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