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게임 그래픽의 진화는 어디까지 일까요. 이제 모든 면에서 Interactive Drama라는 표현은 무리한 표현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연초부터 <닼나라> 예습한답시고 각 캐릭터 히스토리를 파악하느라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스토리가 몰입도가 높았고 그래픽이나 사운드 퀄리티가 아주 높아서 즐겁게 할 수 있었습니다. 2011년 최고의 게임중 하나가 아닌가.. 합니다.
단 한번도 게임을 위해서 고성능 컴퓨터가 필요하다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는데, 위의 동영상은 지름신님을 모셔오고 있네요. 특히 플삼이로 3D 돌려서 플레이 할 때의 화질 저하를 생각하면…….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
두 말 할 나위 없이 올해 최고의 영화(현재까지)가 아닌가 합니다. 이란 영화라 하면 눈 큰 아이가 나오는 서정적인 영화라든지, 부당한 인습을 고발하는 영화라고만 생각해서 별 기대 없이 봤는데… 이건 뭐 이창동 감독이 이란에 가서 찍은 것처럼 날카롭고 잔인하더군요. 게다가 첫장면 부터 마지막까지 눈을 뗼 수 없게 만드는 긴장감 역시 대단합니다. 장르에 대해 보통 정통한 사람이 아니면 이렇게 단순한 이야기를 가지고 이렇게 숨가쁘게 못 끌어나갈텐데… 대단합니다. 2011년 전 세계를 두드렸던 영화지만 뒤늦게 찾아보게 된 경우라서 이번 정리에 넣었습니다.
<Money Ball>
영화를 보는 내내 나카하라 유우의 <라스트 이닝>의 존재를 떨쳐버리지 못했는데, 딱히 표절을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어떻게든 두 작품 모두 빌 제임스의 <세이버 메트릭스>이론에 영향을 받은 것은 틀림없어 보입니다. 사실 각 선수의 Stat이 선수소개에 딱하니 나오고 (타율, 방어율 등) 이에 대한 통계학적인 접근을 평범한 팬도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야구라는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으니, 이런 작품들이 이제야 나오는 게 오히려 놀라운 일이라고 할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브래드 피트의 회상장면은 헛발질인듯.
<Last Train Home>
어쩌면 중국은 이렇게도 3-40년전 한국을 빼다 박았는지… 요즘 애플의 중국 제조협력업체 공장의 열악한 노동환경이 요즘 대두되고 있지만, 그건 바로 30-40년전 한국에서 구로공단 노동자들에게, 어쩌면 바로 오늘 구로와 안산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입니다. 좌우간 서양인들의 눈에는 그저 신기하게만 보일 <명절날 민족 대이동>이라는 소재를 배경으로, 전 세계 제조업을 책임지고 있는<농민공>들의 생활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네요. 개인적으로는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와 함께 가장 울림이 깊었습니다.
<범죄와의 전쟁>
스콜세지의 <좋은친구들> 팬이라면 감격하면서 볼 수 있는 한국형 범죄영화(?). 그동안 한국 조폭영화들이 성당에서 고해성사를 한다든지, 죽으면서 이룰 수 없는 꿈을 읆조린다든지 하며 좀 후까시를 잡은 면이 없지 않았는데, 이 영화에서의 조폭들은 그냥 동네에서 삥 뜯고, 애들한테 약 팔고, 술집에서 여자 희롱하고 하는 양아치로 격하시키는데 성공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Mission Impossible 4>
<매트릭스>이후 영화에서 액션의 상상력은 한 차원을 넓혀가며 발전을 했다는 것에는 이의를 달 수 없습니다. 이제 카메라는 못 넘어들어가는 곳이 없고, 시공간적 배경도 한계가 없어졌습니다. 하.지.만.. 그 때문인지 플롯에 대한 무성의함은 아주 뻔뻔스러울 지경에 온 것 같습니다. 이 영화의 압권은 적의 행동대장이 가면을 벗었더니 사실 적의 보스였다..라는 황망한 설정도 시치미 뚝 떼고 반전인 척 하는 점입니다. 한국 아침 드라마들도 저것보다는 스토리가 탄탄할텐데.. 하지만 영화가 아니라 좀 웃긴 롤러코스터라고 생각하면 입장료가 안아까울 듯. 의문을 품지 않고 보는 사람도 시치미 뚝 뗴고 보면 러닝타임동안 즐거울 수도 있었습니다.
<Colorful>
<갓파쿠의 여름방학>을 너무도 좋게 봐서 나름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좀 심심했다는 감상입니다. 심각한 얘기를 진지하게 풀어나가는 것도 좋지만, 작가의 의도를 보다 쉽게 전파하는 것도 애니메이션 매체의 장점이 아니었나요? 마지막에 어른들이 느닷없이 나와서 꼰대짓 한번씩 하며 극을 정리하는 흔한 일본 드라마를 보는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네이버 만화 <고삼이 집나갔다>가 훨씬 와닿네요.
<어벤저스>
정말이지 놀라운 롤러코스터 영화였습니다. 요즘 헐리웃 액션영화에선 뭔일인지 군사 / IT 전문용어가 많이 나와 제대로 알아 들어 먹기 힘들지만, 이 영화는, 영화란 매체가 원래 ‘토키’가 없는 상태에서 개발이 되었고, 줄거리를 못따라가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걸 웅변합니다. 그나저나 저 떼거지 주인공을 어떻게 저렇게 다 개성을 부여해서 잘 붙혔을까요?
<Uncharted : Golden Abyss>
전작에 비해 그냥 단조로운 스테이지. 일관성없는 체크포인트. 몇몇 버그. 짧은 플레이 타임. (당연하지만) 비교열위의 그래픽. 하지만 그 모든 단점에도 불구하고 <언차티드>만은 재기발랄한 대화나 쉴 틈없이 벌어지는 액션은 여전합니다. 아직 Vita 시스템의 인터페이스를 독자적으로 활용하지 못해서.. 이걸 왜 터치로 하고 앉았나..하는 불만도 있었지만, 그래도 <언차> 팬이라면 반드시 해 볼 만한 게임 임에는 들림없습니다. 게다가 프리퀼이라는 점에서 가산점.
<Love and other drugs>
모든 걸 떠나서 ‘캣우먼’의 가슴을 실컷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무조건 추천
<MIB 3>
뭐.. 외계인의 침략에 지구를 지킨다는 플롯은 사실 중요하지 않죠. 그리고 어떻게 지키냐는 것도요. 이 시리즈의 가장 핵심은 자잘한 에피소드, 장치들과 재치있는 대화들에 있다… 는 걸 표를 예매할 떄까지 몰랐습니다. 아.. 1, 2편은 한글자막과 함께 봤었구나.. 정말이지 이번엔 윌스미스 말이 워낙 빨라 반도 못알아들은 것 같아서 아쉬워요.. 그러나 그 반 마저도 아주 재미있게 즐겼습니다.
<아이앰 어히어로>
우연히 잡게 된 이 만화책의 박진감 있는 연출에 빠져 인터넷을 뒤져 영문 버전 9권까지 읽고 말았습니다. 화면 연출과 그래픽은 너무나 뜨겁고 리얼하지만, 반대로 내용은 (9권 앞부분 까지는) 냉정하기 그지 없는.. 그래서 더 손을 떼기 어려운 만화가 아닌가 합니다.
<The Amazing Spiderman>
보통 영화의 호불호가 갈리는 경우는 종종 있어왔는데, 영화 분위기에 대한 인상이 다를 수도 있다는 건 처음 느꼈습니다. 전 샘레이미 작품들에 비해 조금 더 무거워졌다고 생각했는데, 아내는 좀 더 경쾌하고 귀여워졌다는 반응이네요. 아마도 남주인공과 여주인공의 외모가 여성 관객의 입장에서 볼 때 좀 더 로맨틱코미디 주인공스러워서 그런 게 아닐지요. 암튼 2D로 봐도 재밌게 봤습니다. 토마스하우엘, 캠밸 스콧, 샐리 필드, 마틴신을 스크린으로 만난 게 도대체 얼마 만인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