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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레 맛의 똥과 똥 맛의 카레

사람들은 쉽게 ‘외면’보다는 ‘내면’의 아름다움을, ‘외피’보다는 ‘본질’을, ‘환상’보다는 ‘현실’을 더 사랑하고 존중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진실로 사람들이 ‘환상’을 포기하고 ‘현실’을 쉽게 택할 수 있을까?

 

(어떤 경로로 들어갔었는지 기억이 안나지만) M군 님의 블로그를 보면 M군님의 여자친구가 “카레 맛의 똥이 좋아? 똥 맛의 카레가 좋아?”라고 묻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게 그냥 인생의 화두로 가슴에 꽃혔다.

 

한때… 순둘이 아빠를 롤 모델로 삼아서, 고장난 전자체품을 고쳐주면서 사회에 도움을 주고 사는 것이 내 평생 직업이라고 생각했었지만, 막상 되고보니.. 생각지도 못했던 현실의 똥밭에 발을 담가야 하는 일이 종종 생긴다. 단지 이 직업 뿐이 아니겠지… 예전에 영화 관련일을 할 때에도 그랬고.. 좋아하는 일을 돈벌이로 삼게 되는 순간 생기는 현실의 결별이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이 일이… 카레 맛의 똥일까? 똥 맛의 카레일까? 난 어떤 걸 더 선호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