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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4. 22 보웬여행

지난번 C선배 내외와 포트랭리에 갔을 때.. 우연히 모두가 하나같이 보웬에 가보고 싶다고 입을 모았고, 마침 마누라 생일도 있고 해서 겸사겸사 오랜만에 보웬섬에 놀러갔다. 보웬섬은 우리가 캐나다에 도착 후 이듬해에 슈퍼에서 일하기 위해 1년 정도 들어가 살던 곳인데.. 캐나다 동전들도 아직 낮설던 그 시절에 이 곳에서 살아가는 법을 잔뜩 배운 곳이라서 갈 때마다 친정집에 가는 것 같은 친근함이 든다.

페리를 타기 전에 일단 배를 채워 떠나자고 해서, Second Narrow Bridge 아래에 있는 식당에서 간단한(?) 아침식사를 했다. 8시에 식당 문 열기 전부터 밖에서 대기해서는 뛰어들어감.

오랜 만에 탄 페리엔 그리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아무리 아침이고 그래도 일요일에는 최소 페리의 반은 차는데…… (알고 보니 이것이 섬의 경제 상태를 말해주는 것이었다)

도착하자마자 곧바로 Killarney 호수 한바퀴. 딸기가 노년에도 불구하고 지치지않는 정력을 보여주었다.

한시간 반 정도 호수 주변 산책 후, Artisan Square에서 당분을 섭취하기로 했다. 

먹을 걸 애걸 하는 딸기

……

그리고 나름 비밀의 장소에 가서 조개(Butter Clam)를 땄다. 
이 날은 아예 작정하고 갔기 때문에 $5 정도 주고 당일 Fishing Licence도 사서 갔다는..

어로와 채집 활동을 마치고 잠시 휴식 후 숙소에 도착.. 일주일 전부터 예약해둔 통나무집에 묵기로 했다.  

고맙게도 이 날은 C선배가 홀로 점심을 준비해오셨는데..

바로 닭도리탕… 매콤 달콤 얼큰한 것이.. 아침에 먹었던 늬글늬글한 기름기를 가셔주는듯..

C선배 내외는 다음 날 일정이 또 있어서 일찍 섬을 떠나기로.. 항구에 차를 세워 두고 페리를 기다리는 동안 
항구 앞 Deep Bay 산책을 다녔다. 정신없이 놀다가 하마터면 페리를 놓칠 뻔..

여기서 예전에 살던 백조는 어디갔는지 없었다. 천년만년 살 것 같더니만

친구들을 떠나보내고.. 항구주변을 산책했다. 섬에 사는 동안 여기서 도다리 낚시도 하고.. 게도 무지 잡았었는데…

저녁엔 이 섬에서 가장 추천할 만한 식당인 Tuscany에 모처럼 가봤는데, 여전히 이 집 피자는 예술!!

먼저 Arugula와 아몬드, 파마잔 치즈를 섞은 샐러드로 시작을 하고..

백만불짜리 도우에 얇게 슬라이스한 배와 브리치즈로 토핑한 이 집 Signature 피자와 
감자 슬라이스와 염소 치즈로 토핑한 피렌체 피자를 반반씩 섞어 달라고 했다. 

……

그리고 숙소로 들어가 남은 와인을 마시고 잠에 들었다. 
아니 자기 전에 18년 전에 미친듯이 몰두했던 게임 <7번째 손님> 아이패드 버전을 했는데.. 아 놔.. 왜 이렇게 어려워

아침에 일어나서 숙소 주변 산책.. 이번 여행동안엔 정말 여한없이 걸었다.

집에서 가지고 간 재료로 후다닥 만든 돼지 불고기와 미역국

어제 딴 신선한 조개로 맛을 낸 미역국이 되겠다

숙소 바로 앞에는 무성히 우거진 나무.. 끊임없이 새들이 지저귀고…


아침식사를 물리고 다시 잠깐 눈을 붙히고

항구 공원 근처에 있는 빵집에서 점심식사.. 역시 먹으러 다니는게 젤로 재밌어

먹고 나선 또 열량소비를 위해 근처 전망대까지 올라가 보기로 했다

Dorman Point에서는 바닷가가 코앞으로 보이고

그리고 섬에 살던 때부터 항상 신세를 졌던 Ken, Susan 내외를 찾아갔는데, 
고맙게도 아내의 생일을 맞아 케익을 구워서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었는데, 실제 섬에 살고 있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페리값이 상승 이후 엄청나게 어려워진 섬경제가 피부로 느껴지는듯.

……

얘길 나누다 보니 어느새 서너시간이 훌쩍 지났다. 아무리 잔소리를 듣고 그랬지만..
그래도 우리 일을 자기 가족들 일로 생각해서 걱정해주어 고마웠다.

이러고 집으로 돌아오니 몸이 노곤노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