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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연대 (발췌)


현재 한국의 주요한 여론을 형성하는 시민, 인터넷에 수시로 드나들며 제 견해를 피력하는 시민 대부분은 일하다 중대재해를 당할 가능성은 없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관심은 조국이나 윤석렬, 추미애 따위에, 일하다 중대재해를 입는 사람들과는 전혀 동떨어진 기득권 투쟁의 드라마에 훨씬 더 집중되어 있다. 정의와 윤리 추구도 그 드라마 안에서다.
만일 모든 사람이 나에게 해당하는 문제에만 관심을 갖는다면 우리는 그것을 굳이 ‘사회’라고 부를 이유는 없다. 그렇지만은 않아서 사회이고, 사회가 유지된다. 시민 사회에서 개인이 남의 문제에 관심과 열의를 보이는 동인은 대체로 두가지이다.
하나는 ‘연민’. 이것은 감성의 차원이라 그것을 자극하는 특별히 불거진 상황에서 집중적으로 작동한다. 이 법과 관련해서 태안화력발전소나 구의역 사건이 대표적 사례였다. 그러나 연민(동정심, 측은지심 등)은 그것을 자극하는 특별히 불거진 상황이 없다면 이내 식거나 무뎌진다. 또 하나는 ‘연대 의식’. 이것은 사회 구조와 현실에 대한 정확한 인식을 기반으로 우리 문제를 내 문제/남의 문제로 분리하지 않는 태도이다. 연대의식은 사회를 비로소 사회로 만드는 시민의식의 꽃이다.

원문 : 나의 연대. 규항넷 . 2020년 12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