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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 감상기


단순 경유지로 지나가거나 그냥 쇼핑 때문에 국경을 넘는 걸 제외하곤, 아마 이번이 두번째 미국 도시 여행이 아니었나 싶다. 근데, 지난번에 포틀랜드에 갔었을 때도 느낀 거 였는데, 굳이 밴쿠버와 비교하자면……

1. 미국 도시의 다운타운엔 정말이지 고층, 대형 건물이 가득하다. 다운타운 거리는 햇볕을 볼 수 없을 정도로 빽빽하게 빌딩숲으로 가득 차있다. 하지만.. 빈 건물이 너무 많다. 미국발 경기 침체 때문인지 여기저기 휑하니 텅빈 비즈니스들을 블럭마다 한두 곳은 쉽게 빌견할 수 있었다. 게다가 주말에는 그나마 있던 회사들도 모두 휴무에 들어가는듯. 주말에 더 북적한 밴쿠버와 대조적이었다.

2. 밴쿠버와 비교하자면 시내에 프렌차이즈 비즈니스를 찾기가 힘들었다. 별다방 커피의 본산지임에도 불구하고 밴쿠버 시내보다 현저하게 적었다. (밴쿠버는 정말이지 블럭마다 하나씩 있음). “세이프웨이”나 다른 프렌차이즈 리테일 스토어도 찾기 힘들었고, 주유소도 별로 없었으며, 오히려 소규모 그로서리나 식당, 커피샵들이 잘 어울러져 있었다.

3. 그런가 하면, 자전거 대여업은 대기업(혹은 공기업)이 통합운영을 하는 것 같았고, 버스나 트랜짓은 서너개 회사로 나뉘어져 각기 호환이 되지 않는 것 깉았다. 이런 대기업 혹은 공기업의 시장 독점 상황은 사실 밴쿠버, 포틀랜드, 시애틀 모두 각기 달라서 어디가 더 낫다고 하기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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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대형 건축물이나 시설들은 정말이지 입이 떡 벌어질 정도로 훌륭했다. 야구장이나 축구장의 규모도 엄청닜고, 시립 빌레단의 상설 공연장이나, 아트홀 등등도 모두 거대한 규모로 자리집고 있었다. 그야말로 서울에 와서 고층건물에 눈이 돌아간 촌 사람이 된 기분이었다. MS의 폴 알렌이 만든 EMP 박물관 역시 그저 훌륭하다고 밖에 말할 수 없었고 (내가 여기말고 어디서 지미 핸드릭스가 우드스탁에서 쳤던 것과 같은 모델의 기타를 연주해 벌 수 있겠어), 시립 중앙 도서관은…. 그야말로 부럽다는 생각 밖에 안들었다. 사이언스 월드 아이맥스 극징에선 ‘인터스텔라’가 70mm 아이맥스로 상영중이었고…… 미국엔 캐나다에 비해 부자, 대기업들이 많아서 이런 시설이 이런 건축물들이 있을 수 있는 것일까?  아니면 부자들의 기부 행위가 많이서 그런 것인가.. 훌륭한 납세자들이 많아서 그런 것인가… 등등 생각이 많다가, 결국 그냥 부러워하지 말고 필요할 때만 놀러와서 이용해주기로.

5. 그에 비해, 생활용품이나 공예품 수준은 그닥 별로 였던듯. 시애틀에서 가장 유명하다던 ‘파이크 플레이스’의 재래시장에서도 그냥.. 유원지 선물코너 수준의 상품들만 그득.

6. 당연한 얘기겠지만, 밴쿠버에 비해서 아시안들의 비중이 훨씬 낮았다. 관광객들도 별로 찾기 힘들었다. 역시 밴쿠버가 가장 아시안 프렌들리… 하지만, 3일 있는 동안 일본식당 두군데를 갔었는데 모두 일본인들이 운영하는 authentic한 식당이었다. 베트남 국수집도 여러 프렌차이즈로 일률화 되어있는 밴쿠버에 비해 매우 정통인 것 같았고, 누가 시애틀 에스닉 식당들이 미국 사람들 입맛에 밎춰 현지화된 것 밖에 없다고 불평했던것 같은데.. 잘 모르겠다. 어쩌면 그저 운이 좋았던 걸지도.

7. 아.. 그리고, 시내나 변두리 할 것 없이, 경찰들을 거리에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정말 고개만 돌리면 제복경관이 보이거나, 노숙자로 변장한 사람들이 있었다, (한쪽귀를 막고 있는 진정 노숙자일지도 모르지만). 게다가 심지어 친절했던 것 같기도..

8. 친절…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기본적으로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대단히 무뚝뚝하고 sorry나 thank you를 할 줄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레스토랑이나 상점에거 서비스 하는 사람들은 무진장 친절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한국식으로 친철 교육이라도 받는 건지 모르겠지만.. 관광객 입장에선, 뭐.. 좋았다는 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