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arly Archives: 2009

2009년 그 나물에 그 밥 Awards

1. 장기하 – 별일 없이 산다

칼럼에서 “미수다 루저녀” 사건을 명쾌하게 정리했지만, 사실 그런 분석이 실제 루저인 사람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진 못한다. 키 작은 남자도 포용하는 여인네들도 부담스러워 한다는 대머리 유전자를 가진 (게다가 돈도 스펙도 없는) 나로서는, 그래서인지 장기하의 당당한 “별일 없이 산다”가 마냥 통쾌하기 그지 없었다. 물론 .. 이 노래 하나가 세상을 바꾸긴 어렵겠지만.. 뭐 예술에는 원래 리얼리즘과 판타지가 마주 보고 서있는 거 아닌가. 암튼 루저들을 향한 그의 따뜻한 시선은 2009년 한국 문화가 건진 가장 큰 수확이 아닐까

15,6년 전에 “7번째 손님”이 첫선을 보였을 때 “Interactive Drama”라는 용어가 등장했고 사람들은 이제 비디오 게임이 영화와 같은 시청각 체험을 대체할 것이라고 믿었다. Among Thieves는 비디오 게임이 이제 시청각 체험을 넘어 테마파크의 어트랙션과 같은 총체적 체험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십분 보여준다.

단지 영화라고 부르기에는 너무도 부족함을 느끼게 되는 진귀한 영상 체험. 유성영화 시대가 그렇게 시작되었고, 칼라 영화시대도 그렇게 시작되었듯이, 아마도 훗날 영화사는 “아바타” 이전과 그 이후로 구분될지도 모르겠다. 영화 초반 나비 행성으로 가는 비행선 탑승자들을 보여주는 대담한 딥포커스의 활용은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영화사에서 스스로의 위치를 어떻게 배치하려고 하는지 짐작하게 하는 장면이었다.

4. UP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그 만큼 더 잃어 간다는 것을 말한다. 사랑하는 가족이나 친구들을 잃는 것과 마찬가지로, 용기나 꿈, 주변에 대한 배려심 역시 젊음이 사라지면서 함께 옅어져 간다. 도저히 되찾을 수 없을 것만 같은 그런 것들을 어떻게 다시 찾을 수 있는지에 관한 영화이다.  

듣는 것 만으로도 왠지 자세를 가다듬어야만 할 것 같은 진지함이 베어있는 노래. 그의 노래를 노래방에서 부른 다는 것은 오독이자 모독이다.

6. 500 days of Summer

썸머는 바로 당신을 갖고 놀았던 바로 그 Bitch 일 수도 있다.

사람을, 살아있다는 것을, 사랑할 수도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하는 영화. 말할 것도 없이 2009년 올해의 한국 영화.

그 외 … Office. 벼랑 위의 포뇨, 마더 / 7급 공무원, Friday Night Lights, 스트레인저 무황인담,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 서 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