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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rk Knight – 나꼼수

이전에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http://anakay.tistory.com/481), 명예나 명분을 위한 싸움이 아니라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싸움에서는 사실 더러운 방법이 종종 용인되기도 한다. 스파이, 회유, 협박, 매수, 폭로 등등의 (천박한) 짓거리들이 고래적부터 (춘추전국시대 이전부터) 버젓이 “정보전”이라는 이름으로 구분되는 것이 한 예다.

이런 더러운 싸움 – 특히 보복전일 경우,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통쾌한 순간을 제공하기 때문에 표면적으로는 매우 매력적으로 보이고 그로 인해 신도들이 생기기도 하지만 (007영화 및 스파이 영화를 생각해 보라), 결국 사태가 모두 정리되고 논공행상의 자리가 마련되면 이들은 아름답다 할 수 없는 일들을 왕왕 뒤집어써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마치 배트맨에게 정체를 밝히라고 요구하는 장면처럼 말이다. 

김어준과 주진우는 이런 모든 일련의 과정을 미리 알고 있으면서도 스스로 다크 나이트의 가면을 뒤집어 썼다. 지금 자신들에게 환호하는 사람들이 언젠가 세상이 바뀌면 (자신을 포함한) 죄수들을 호송하는 페리를 폭파하려고 할 것임을 잘 알고 있다. 

비록 그들과 정치적인 입장도 다르고 그들의 방식을 좋아하지도 않지만, 그런 분연히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존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