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완전정복2(부제 : 완전합니다)

중학교 3학년 때였나? 영어 선생 하나의 단어를 가르쳐 주면서, 가장 여러 개의 뜻릏 가진 단어라고 주의 주의를 주었던 단어가 바로 “take” 였다. 직접적인 뜻은 ‘가지다’, ‘취하다’ 정도 될려나? 하지만 다양한 상황에서 쓰여지면서 ‘잡다’, ‘타다’, ‘찍다’ 등등 다양한 뜻으로 사용되는 것이다. 근데.. 이는 영어 단어를 한글로 해석 할 때의 얘기일 뿐이고, 실제 take를 영영 사전으로 찾아보면 완전히 다른 두 세 가지의 뜻으로 압축되어진다. 다시 말해, 영어를 영어식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한글과 무리하게 일대일 대응을 하려다 보니 뜻이 많아지는 것이지, 영어로 take는 그냥 take인 것이다. 한글로 ‘하다’가 그냥 ‘하다’ 인 것처럼…

이런 사례는 이 밖에도 많이 발견된다. 엊그제 “Love Actually”라는 비디오를 어떤 손님이 빌려가자, 가게 주인 아줌마가 아내에게 “액츄얼리 Actually”가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직역을 굳이 하자면 Actually는 “사실은..”, “실제로..”라는 뜻으로 많이 쓰이는 접속어이고, 또 굳이 말을 만들어 보자면 “사실은 사랑이었어”라고 웃기는 번역이 될 수도 있고, “진정한 사랑”과 같이 3류 소설 제목을 만들어낼 수도 있지만.. 영어의 제목은 그냥 “러브 액츄얼리 Love Actually” 일 뿐인 것이다. 무엇이 생략되었을지도, 어떻게 순서가 뒤바뀌어야 하는 것인지도 모를 이 단어의 조합을 그냥 영어권 사람들은 그냥 그 뉘앙스로 받아들이는 것이고, 한글로 직역했을 경우 지극히 웃기거나 촌스러운 제목만 남는다. 존 쿠잭 주연의 “High Fidelity”라는 영화는 국내에서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라는 엉뚱한 제목으로 소개가 되었었는데, “순도, 정절”을 의미하는 Fidelity가 높다는 뜻의 High와 결합하여 “고순도”라는 의미를 이루지만, 실제 High Fidelity는 오디오에서 사용하는 “하이파이 Hi Fi”의 본딧말이라는 의미도 갖는다. 영화 속에서 주인공 남녀의 사랑과 더불어, 음반샵에서 일하며 음악을 사랑하는 존 쿠잭의 배경을 드러내는 제목이다. 이런 경우 한글로 어떻게 번역을 해야하나? 역시 “사랑도 리콜이 되나요”류의 뻔뻔스러움이 필요한 순간이 아닌가 싶다.

어쨌든 옛날부터 수많은 영어도사들이 영어공부를 제대로 하려면 영한사전이 아닌 영영사전을 사용하라고 강권했었는데, 이는 영어권의 뉘앙스와 영어권의 연상작용을 계발시키기 위함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사실.. 영영사전을 찾아 보는 것은 정말 귀찮음의 결정체에 가까운 일이 아니었던가? 만일 그렇다면 그냥 아무것도 안찾고 그냥 줄기차게 영어 책을 읽어보는 것도 도움이 될 듯 싶다. 일단 모르는 단어를 무시하고 계속 읽다보면 전체 이야기 속에서 사용되는 그 단어의 역할 속에서 그 의미를 추정할 수 있지 않을까? – 이는 철저하게 비전문가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게다가 얘기하고 있는 것들 중 그 어느 것도 게으르기 그지 없는 내가 직접 하고 있는 것은 없습니다.

가게에 오는 손님 중 한국어 배우기에 열심인 손님들이 꽤 많은데, 그 중 몇몇은 아주 자연 스럽게 “안녕하십니까?”라고 인사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냥 유창할 뿐이지, 대화의 습관은 여전히 영어권에 머문 것이어서 전혀 얼토당토하지 않은 한국어를 하기도 하는데, 예를 들자면… “참 좋은 날씨입니다”라고 인사를 한다든지..(한국에서 이런 인사를 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더 심한 경우도 있다. 영어권 사회에서는 종업원의 서비스가 좋은 경우 등, 어떤 상황이 자신의 마음에 흡족하면 “perfect”라고 인사를 하는데, 직역을 하면 “완전하다”이지만, 영어권 사회에서는 “마음에 듭니다”와 “감사합니다”, “좋습니다”가 모두 포함된 인사말로 쓰인다. 그런데 어느 날 이 섬에서 한국어 공부에 열심인 한 아저씨가 perfect가 한국어로 뭔지를 배워가더니, 그 뒤로는 연신 “완전합니다”를 제창하고 다니는 것이다. 카운터에서 계산을 마쳐도 “완전합니다”라고 인사를 하고 “어떻게 지내세요?”라고 인사를 해도 “완전합니다”라고 답하고, 상대에게 고마움을 표시할 때에도 “완전합니다”라고 하고… 자기 기분이 좋은 날에는 “완전합니다”, ”완전합니다” 노래를 부르고 다니니.. 이건 정말 한국에서 저런 식으로 말하고 다닌다면 정신이 불완전한 사람으로 보일 때가 한두 번이 아닌 것이다.

내가 영어를 배우기가 어려운 만큼, 영어권 사회 사람들도 한국어를 배우는 것이 마찬가지로 어려워 보인다. 결국 그 사회 문화에 먼저 적응해 나가는 것이 도움을 주게 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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