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쳐야 한다

돌아보면, 뭔가를 끝까지 해내는 게 재미있었던 적이 없었다. 세상엔 100% Full Throttle로 달려야 할 일도, 그래봐야 별 감동적일 일도 그리 많지 않은 법이다. 공부나 시험도 그렇고, 연애도 그랬다. 그리고.. 그게 어쩌다보니 몸에 베어 버렸을지도 모르겠다. 
어릴 적 좋아하던 노래 중에…  “사랑을 하려거든 목숨 바쳐라. 사랑은 그렇게 쉽지 않아라. 술 마시고 싶을 때 한번 쯤은 목숨을 내 걸고 마셔 보아라”하던 게 있었는데, 지난 10년간 그렇게 산 적이 얼마나 있었을까. 
언젠가부터 항상 뜨뜨 미지근.. 설렁설렁.. 그게 쿨 하다고 생각했나 보다. 술도 그냥 안 취할 정도로 설렁설렁 마시고.. 그러면서 가끔씩 옛날 생각을 한다. 혼자 폭우 속에서 지리산을 올랐을 때 라든지, 혼자 제주도에 가서 비박하던 날들 등등, 미친 짓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한 번 끝까지 가고 싶었던 날들.
엊그젠 오랜만에 산에 올랐는데, 정말이지 정상까지 20보도 안남았는데 갑자기 올라가기 싫어졌다. 저기 올라 간다고 해서 뭐 뾰족하게 좋은 게 있나. 저기 정상이 있는 거 알았으니 된 거 아닌가? 그러다가 ‘난 도대체 왜 이러고 사는 걸까’라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흔히들 얘기하다시피, 

삶에서 사람을 성장시키는 것은 단 두 가지, 만남과 역경이다. 
(내일부턴 일찍 일어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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