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제30회 밴쿠버 국제 영화제

2011 부산 영화제

2011 토론토 영화제

2011 밴쿠버 영화제
이렇게 소박하고 초라하다고 해서 창피하고 열 받는 게 아니다. 여전히 엉성한 진행. 아마추어리즘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상식이 안갖춰진 조직위 행정. 기본적으로 예정 상영시간보다 10분 이상 늦게 시작하는 건 허다하게 발생하고(여러 영화를 시간 맞춰 볼 사람들한테는 큰 피해다), 좌석관리나 입장 관리 같은 것도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 기본적으로 맴버십이 없으면 영화표를 구매할 수도 없는데 도대체 왜  매번 맴버십을 입장할 때마다 체크를 해야하는지.. 그 맴버십이라는 것도 딱히 신분을 증명할 아무것도 없는 영수증 같은 종이 조각이면서 말이다. 
게다가 이번에 <고지전> 첫상영 할 때는, (아무 설명도 없이 입장도 없이) 30분 가량 밖에다 줄을 세워둔 다음, 결국 (아무 사과도 없이) 영사기 문제로 샘플 DVD를 틀었다. 그것도 2.0 스테레오로.. 어떻게 이런 배짱이 나오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관객모독 뿐 아니라 영화제작자들을 농락하는 행동을 거침없이 할 수 있을까? 정말이지 진지하게 권장하는데 이런 문제들이 해결될 때까지 한국 영화제작자들은 밴쿠버 영화제를 기피해야 하는 게 아닐지 모르겠다. 
I don’t understand how come VIFF committee could play the sample DVD of the movie (even with the watermark on the footage) instead of the official prints in the 30 year old international film festival (I don’t even know if that is legally acceptable either). VIFF committee should have realized that was serious insulting to the audiences who paid and waited for the movie as well as the film makers who expected their work to be shown properly. I strongly suggest all the international film makers to boycott VIFF, or at least Granville Empire 7 theatre venue where has the projector problems every year. 
어떻게 이런 이렇게 어처구니 없는 진행을 30년간 해오면서도 반성이 없을까? 조직위도 대단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영화제를 찾아주는 지역 관객들도 대단하다. 지난해에 그렇게 당했으면서도 올 해 또 일정에 맞춰 휴가를 내고, 영화를 10개씩 정해서 20회권을 미리 예매하는 각오까지 다진 우리도 뭐.. 마찬가지이지만. 그래도 따지고 보니, 2008년 <우린 액션배우다>, 2009년 <마더>, 2010년 <시>, 이렇게 매년 한 편씩은 건졌구나
고지전 (스포일러 주의!!)

이런 재밌는 소재를 가지고 “상투적”이고 “감상적”으로 만들어버리는 감독의 능력. <의형제>에서도 강동원이 죽어갈 때 송강호가 강동원의 이름을 외치며 슬로우 비디오가 되지 않았던가? 여기서도 신하균이 죽어가는 고수의 이름을 외칠 때 닭살이 다 돋았다. 이렇게 <배달의 기수>스러운 연출을 2편 연속으로 집어넣는 그 배짱에 탄복할 뿐이다. 뭐.. 사실 정식 필름릴로 봤으면 감상이 달랐을지도 모르지만..(솔직히 DVD로 보니까 너무 감상환경이 열악했다) 
북촌방향

이제는 빤하게 눈에 보이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 한치도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는 자기복제가 놀랍기만 하지만, 그럼에도 나올 때마다 보게되는 것은 매번 같은 얘길 보면서도 즐겁기 때문이다.  
How to die in Oregon

누구에게나 자신의 존엄성을 지키면서 죽을 권리는 있다. 110% 공감한다. 하지만 이 땅이나 저 땅이나 사는 동안 조차도 자신의 존엄성을 지키지 못하는 사람들이 태반이다. 단지 근근한 생계를 위해서 다른 사람을 공격하고 모함하는 일도 허다하다. 게나다  캐나다에서 조차 우린 집 근처에 마땅한 가정의를 찾지 못해, 아프면 1시간 넘게 버스 타고 가야한다. 그런데 공공의료서비스가 전무한 미국은 어떨까?  이런 현실에서 영화 내내 미국내 백인 부유층들만 등장시키며 그들의 죽을 자유에 대한 인터뷰 만으로 이끌어 나간 것이,… 참 재수없었다. 
Tatsumi

전후 일본 만화계가 정립하는 동안 “극화”(사실적인 그림체와 진지한 소재를 다룬 성인 만화(?))라는 장르를 만든 요시히로 타츠미의 자전적 만화 <Drifting Life>를 원작으로 만든 애니메이션. 원작 만화를 읽는 동안, 사실 나로서는 전후 일본 만화계의 분위기..그리고 생생한 일화들이 더 박진감 넘쳐서 당연히 그걸 위주로 추려서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질 줄 알았는데, 오히려 <요시히로 타츠미>의 단편들을 몇 편 소개해 주는 구성으로 진행되어 좀 실망스러웠다. 좌우간 <바쿠만>을 재미있게 읽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반드시 한 번 읽어볼 만한 <Drifting Life>를 추천합니다
Honey Pupu

뭐 영화제라고 해서 작가영화만 볼 수 있나.. 이런 로맨틱 코미디도 보면서 눈을 좀 풀어야지… 하며 제목만 보고 골랐는데..이런 제길.. 완전 실험영화 였다. 대만 영화제에서 각종 상을 휩쓸었다던데.. 대만 사람들은 이런 스타일을 좋아하는구나. 마치 <중경삼림> 류의 영화가 유행하던 시절.. 무더기로 쏟아져 나온 아류작 중 하나 같은 느낌을 받았지만.. 중국어를 완전히 이해했다면 또 감상이 달랐을지도. 근데 도대체 왜 제목을 저렇게 말랑말랑하게 만들었냐고… 좀 더 정보를 알고 싶은 사람은 http://www.hollywoodreporter.com/review/honey-pu-pu-film-review-170006 을 참조 하시길.. 여기서도 an extended experimental-film-cut-marathon 이라고 표현을 했네.. 쩝
Animation Nation – Animation 단편 모음 

딱히 애니메이션 단편이라기 보다는 실사에 애니메이션이 첨가된 그런 하이브리드 단편들도 모아서 상영. 근데 이 날 오후에 본 실사 단편 들도 그렇고.. 요즘 단편들은 어쩐지 단편으로서의 매력이 떨어지는 것 같다. 화면의 세련됨이나, 전체적인 완성도.. 재미 등은 예전에 맨날 ‘현대인의 불안심리’를 다루던 단편들에 비해 월등해 졌는데, 왠지… 단편영화라기 보다는 장편의 한 시퀀스의 제작 능력을 뽐내는 포트폴리오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그 중에서도 <Moving Day>와 <Out of Eraser>의 장르적 완성도는 매우 돋보였고, <Brick Novax’ Diary>와 <Lose This Child>는 단편영화만이 가질 수 있는 매력도 뚜렷했다. 


Sushi : The Global Catch

글쎄.. 올해 나온 다큐들은 어째… 계급적인 취향이 달라서 그런지.. 너무나 이질적인 느낌. Bluefin 참치가 멸종위기라서 섭취량을 줄이자거나.. 하는 것들이.. 우린 돈 없어서 못 먹는 걸 가지고 그렇게 얘길 해봤자.. 어쩌라고..이런 걸 볼 때 마다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나의 지구를 지켜줘’가 듣고 싶어지는 건 어쩔 수가 없다


Where there’s hope, there’s fire – 실사 단편모음 

역시나 포트폴리오로만 보이는 작품들이 많아서 아쉬웠다. 뿐만아니라 쌩뚱맞은 ‘배달의 기수’ 풍의 <Ripple Effect>나 자뻑으로 점철되어 영화의 반이 제작자가 책을 읽는 장면으로 채운 <Jesus was a commie> 같은 경우는 도대체 어째서 선별이 되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하지만 관제사와 조종사의 마지막 대화를 다룬 <North Atlantic>, 지구 마지막 날 구직 과정을 보여준 <The interview>, 스캔들 메이커 연예인과 기자와의 통화 만으로 영화 한 편을 채운 <Madelaine Zabel>의 경우 매우 인상적이었다.


Mitsuko Delievers

영화 전체에서 “(이렇게 미쳐가는 세상에서 뒤쳐진 것은)그건 너의 잘못이 아니야”라며 따뜻하게 안아주는 것 같은 느낌. 그러면서 새로운 가족 – 공동체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한 진취성을 모두 가지고 있는 재밌는 코미디 영화 였다. 아마도 올해 밴쿠버 영화제에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이 아닐까. 근데 왜 일본 영화나 만화에서는 이렇게 강인한 여성들이 많이 나오는 걸까? 진정 전통적인 일본 여성상이 강인한 걸까? 아니면 남자 작가들이 원하는 여성상인 걸까? 정말 궁금하다.


애정만세

영화의 내용이나 구성만으로는 .. 그냥 예전 MBC 베스트 극장 수준인 것 같은데.. 그래도 혜성같은 신인 배우들들 발견하는 건 즐거웠다. 특히 <산정호수의 맛>에서 히로인으로 나온  ‘서주희’는 ‘양희경’과 ‘윤정희’, ‘전도연’의 모든 얼굴을 갖춘 중년 배우였다. 여성 중년 배우의 층이 얇은 한국 영화계에 가장 큰 수확이 아닐지.

2 thoughts on “2011 제30회 밴쿠버 국제 영화제

  1. 바람

    캐나다 살다온 칭구가 그러던데 캐나다사람들은
    저렇게 엉성하게 진행해도 꾹꾹 잘 참고 진득하게 줄도 잘서서 기둘린다며..
    성질급한(?) 한국사람들은 속이 터질거같아요.ㅎㅎ;
    딸기맘님이나 케이님이나 저렇게 영화제를 하면 한국영화 볼 기회가 생겨서 반가우실듯..
    (여기살면 부러 잘 보러는 안가지는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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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딸기네집

      그러게 말이에요. 정말 영화제에서 샘플 DVD 틀어주는 걸 황당해하는 우리만 성격 더러운 인간처럼 느껴지더라구요. 부산영화제에서 저랬으면 청문회감이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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