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짐싸기 – 버릴 것과 쌀 것 2

그런 과연 무얼 갖고 와야하는지 – 다시 말해 한국이 뱅쿠버보다 가격경쟁력이나 기술력이 높은 것이 무엇인지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승압트랜스
– 두말 할 나위없이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 하지만 어디서, 어떤 제품을, 얼마나 사야하는지가 관건 이겠죠. 일단 다른 전자제품처럼 세운상가나 청계천일대, 용산 쪽을 들르면 쉽게 구하실 수 있습니다. 가격대도 천차만별이지요. 하지만 트랜스에 있어서만큼은 싼 것이 결코 경제적일 수 만은 없습니다. 변압을 했을 때 손실율이 적은제품을 고를수록 차후에 전기료 부담이 적어진다는 걸 기억해야 합니다. 개인 적으로는 <한진종합전기>제품을 추천합니다. 조금 비싸지만 실제 써보니 소리도 안나고 열도 나지 않습니다(소리, 열 모두 전기가 변압과정에서 손실되는 현상입니다).
또 한가지 고려해야할 사항은 몇 개를 사야하는 가인데.. 그것은 정말 220V 가전제품을 얼마나 가져 갈 것인지에 따라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전기압력밥솥이 취사할 때 소모하는 전력이 1.5KW까지 되는데, 이럴경우 1KW짜리 승압기나 효율이 50%밖에 안되는 2K짜리 변압기를 놓게되면 취사를 할 때마다 퓨즈가 나가는 현상이 벌어집니다. 다른 가전제품(냉장고, 전자레인지) 등과 함께 쓰는 걸 고려했을 때, 주방에는 아무래도 효율90% 이상의 3~5K정도 되는 트랜스가 필요합니다.
내수용 TV나 DVD플레이어 등은 모두 프리볼트 제품이 많습니다. 만일 영상가전에 수입품을 쓰셨다면 90%이상이 프리볼트 제품입니다. 오히려 커피메이커나 전동칫솔, 헤어컬링기계 등은 220V 고정이 많습니다. 그런 걸 미리 다 살펴보시고 전압자유조정이 가능한 걸 제외한 220V전용제품의 사용전력을 계산하신 후 그것보다 150% 높은 변압기를 쓰시면 문제 없습니다. (사용전압과 시간당 사용전력은 가전제품에 모두 표시되어 있습니다. 본체 뒷편이나 어댑터 아랫면을 보시면 됩니다)
컴퓨터 부품에서 컴퓨터 모니터의 경우 대개 프리볼트제품으로 나오지만 프린터와 스피커는 220V고정인 경우가 많습니다. 스캐너의 경우 어댑터가 프리볼트를 지원하는 경우도 많으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본체의 경우, 최신 펜티엄4 제품은 300W이상을 소모하기 때문에, 전원부를 110V 절환이 되는지 확인하시고, 220V고정 제품이라면 절환이 가능한 부품으로 교체를 해오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게 어렵다면 컴퓨터 세트 용으로만 1KW짜리 트랜스를 하나 별도로 구입하시면 됩니다.

2) 부식품
– 만일 소주 없으면 못 사는 분이 있다면 팩소주를 가지고 오시는 것이 좋습니다. 한국에 비해 세금포함해서 5배정도 비싸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단, 미리 포장을 벗겨두고, 운수회사 직원들이 옷가지등 짐을 쌀 때 옆에서 쑤셔 넣어야 합니다. 그래야 짐을 줄일 수 있습니다. 절대로 운수회사 직원들이 알아서 짐을 싸줄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짐을 싸는 데에도 선수지만 CBM을 늘이는 데에도 선수입니다. 분명히 그냥 소주로 한 박스 만들어 버릴 것입니다.
– 라면의 경우 이 곳에도 다 있습니다. 가격도 좋습니다. 하지만 이곳에서 한국식품점을 경영하시는 분 말을 들어보니 농심라면은 모두 미국에서 만들어서 온다더군요. 맛이 조금 다르다던데, 그러고 보니 매운 맛이 조금 날카로운 것 같기도 합니다. 만일 한국의 오리지널 신라면을 드시고 싶으시다면 가지고 오셔도 됩니다. 물론 포장을 벗겨서 소주와 마찬가지로 짐 쌀 때 옆에서 쑤셔 넣어야 된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 구운 김도 여기는 비쌉니다. 하지만 김의 경우 부피가 많이 나가기 때문에 화물로 보내기에는 적당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민가방 하나 채워서 오실 때 들고 오시면 좋습니다. 이민자의 경우 세관에서 별로 검사를 하지 않기 때문에 트러블도 없습니다.
– 그리고 국물용 멸치와 고추가루는 튼실한 놈으로 하나 가지고 오시는 게 좋습니다. 이곳 제품은 대개 중국산 수입품이기 때문에 우리 입맛에 안맞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둘 다 냉동실에 보관하면 천년만년 쓸 수 있으니 가지고 오시면 좋습니다.
– 그외에는 정말로 여기 다 있습니다. 세계의 다양한 부식품들이 있습니다. 게다가 쌉니다.

3) 가전제품
– 많은 분들이 옥매트를 추천하시는데 저도 효과를 많이 봤습니다. 이사하고 나서 며칠간 계속 집정리 등 육체노동을 하고 나서 뱅쿠버 겨울 밤의 으슬으슬한 추위를 견디는데 더할 나위없이 좋더군요.
– 세탁기는.. 정말 애매한데… 사실 여기는 집에 세탁기를 설치할 마땅한 곳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곳 세탁기들이 세탁하는 걸 보면 복창이 터져 머리에 이고 있더라도 가지고 올 것을… 하고 후회를 하기도 합니다. 보통 세탁 한 번에 헹군 한 번 해서 20분 내에 모든 세탁이 끝납니다. 저희처럼 코인형 공동세탁장이 있는 아파트에 사실 계획이라면 정말 한국 세탁기가 그립게 될 것입니다. 세탁기 설치가 가능한 집을 미리 구해놓으신 분이라면 꼭 가지고 오실 것을 추천합니다만.. 그렇지 않다면 두고두고 아쉬울 테지만 버리고 오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 냉장고 역시 이곳 집에는 붙박이로 다 있습니다. 하지만 용량이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가지고 오실 것을 권장합니다. 한국 음식 재료들을 보관하기에 좋을 것입니다.
– 그리고 이곳에도 배달과 설치를 해줍니다. 그렇게 정신없이 비싸지도 않습니다. 40불 정도면 될 겁니다. 그렇게 따져도 여기가 한국보다 싼 가전 제품이 많습니다. 정말 많습니다. 세탁기를 제외하고는 분통을 터뜨리는 제품도 없습니다. 만일 낡은 제품이라면 버리고 오시는 것도 고려해보시기 바랍니다. 냉장고의 경우 운송료만 30만원 정도 나올 수 있다는 걸 염두해 두십시오.

4) 가구
– 앞서 말씀 드렸기 때문에 별로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만.. 일단 이곳 집들에는 수납시설을 너무 잘 되어있다는 사실을 주지하시기 바랍니다. 장롱은 가지고 오셔도 둘 데도 없고 쓸 일도 없습니다. 나머지 가구들도 고급제품이거나 개인적으로 의미 깊은 것이 아니라면 가져오실 필요 없습니다. 운수회사에서는 부피 걱정을 말라고, 그 안에 다른 걸 쑤셔 넣는 다고 할지도 모릅니다. 모두 거짓말입니다. 가구만 딸랑 보내더라도 나중에 가서는 현장직원들이 알아서 하는 거라서 모른다고 발뻄을 할 겁니다. 여기도 찾아보면 가구를 싸게 살 수 있는 방법이 많습니다. 중고품 파는 곳에서는 배달을 안해 줄 수도 있지만, 홈디포 같은 곳에서는 75시간 19불에 트럭을 빌려줍니다. 저렴하고 실용적인 가구를 찾아보신다면 IKEA에 가면 정말 다양하고 많은 제품들을 구하실 수 있습니다. 40불에 배달(지역마다 요금이 다릅니다)도 해줍니다. 물론 조립식이라서 집에서 조립을 해야하긴 하지만.. 나름대로 자기 집을 꾸밀 수 있어서 좋습니다.
– 한국 가구 중 경쟁력이 있는 것은 아마도 학생용 회전의자일 것입니다. 아마도 피씨방이 전국적으로 깔려 있는 한국의 독특한 인프라 때문에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한국에서 5만원이면 살 수 있는 의자가 여기선 구하기 힘듭니다. 운송비를 포함해도, 여기서 비슷한 의자들이 200불대인 것을 감안하면 가지고 오는 것이 더 경제적이라는 결론입니다.

5) 기타
– 고급 수건 같은 것은 한국이 더 경쟁력이 있다고 봅니다. 여기도 싸구려 중국산 수건은 많지만 목욕용 타월이나 시트 같은 것은 고급품의 차이가 뚜렷한데, 한국제품이 더 좋고 가격도 쌌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 기타 의약품 중 한국에서만 찾을 수 있는 몇 가지가 있을텐데.. 맨소레담과 물파스도 그 중 하나입니다. 다른 소화제나 두통약, 비타민등은 여기서는 일반 슈퍼에서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가격비교까지 하면서 살 수 있습니다. .
– 먼저 주지드렸어야 할 말은 왠만하면 버리고 오라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이곳에 오면 이곳 생활에 적응하면서 살아야지 계속해서 한국에서 싸들고 온 것만을 보듬고 살 수는 없는 일입니다. 물론 버리고 오면 어짜피 모든게 새로 돈을 써서 사야하는 것이기 때문에 주저되는 것도 사실입니다만, 운송비가 그만큼 들어간다는 것도 잊으면 안될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당부드리고 싶은 것은 운수회사의 말을 믿지 말라는 것입니다. 운수업체에서 장담하는 것에 대해서 안될 수 있으니까 미리 대비를 세워두라는 당부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쯤되면 거의 악의에 찬 비난에 가까운 것 아닌가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아예 안티 코리아해운 홈페이지를 만들까하다가 귀찮은 나머지 이 글로 대신하려고 합니다. 적어도 저희에게 있어서는 운수업체가 지키지 않은 약속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처음 짐 쌀 때부터 그렇고 그 이후에도 계속 실망만을 안겨주더군요. 짐이 미리 도착했으니 가자마자 서류를 법인에 전달해달라고 아니면 창고보관료를 물어야 한다고 하더니, 막상 전달하고 나니 일주일이 지나도 항구에서 짐을 뺴지 않았다고 하더군요.
뭐 다 좋습니다. 업체에서 일처리하는 프로세스를 제가 상관할 문제는 아닙니다. 가장 당황했던 것은 현지에 와서 이사를 하는 날짜를 운수업체 임의로 결정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곳에서는 대개 매월 1일날 이사를 많이 합니다. 임대계약이 매월 1일 갱신되기 떄문이죠. 저희도 집을 구하고 1일날 이사를 하기로 했었는데 한달 전에 미리 코리아해운 현지 법인이라는 APEX에 전화를 하니 그 날쯤 예약이 있는 것 같으니 5일 전 쯤 다시 전화를 달라는 말만 들었습니다. 결국 기다리다가 나중에 다시 이병관 사장님과 직접 통화를 하니 1일은 안된다고 하더군요. 뭐.. 예약이 있어서 그렇거니 싶어서 그럼 얼마나 미리 예약을 해야 하는 건지 문의를 했더니, 이민자들은 예약을 안받는다고 하더군요. 이민자들은 어짜피 짐 없이 도착해서 한 달이나 그 이상 생활한 사람들이니까 입주를 해서도 당장 짐이 없어도 생활할 수 있다나요.. 그래서 제가 매달 1일이 바쁘다는 것을 미리 알았을텐데 왜 capasity를 미리 준비하지 않았는가를 따졌더니, 한달에 하루를 위해서 많은 직원들을 미리 고용할 수는 없다고 그런 것은 이민 오신분들이 이해를 해줘야 하는 사항이라고 하더군요. 정말 희한한 논리가 아닌가요? 우리가 이곳에 도착해서 어디서 어떻게 생활했든, 그것이 예약을 거부당한는 이유가 될 수 없습니다. 혹시, 이민자의 경우 미리 대금결재가 끝난 상황이기 때문에 미뤄둬도 된다는 생각이 아닌지 의심이 되더군요. 여기 사람들 보통 1일날 이사를 하니까 매월 1일은 현지 사람들을 위해 비워두는 것이 아닌가 하고 말입니다. 짐을 미리 맡기고 결재까지 미리 한 이민자 입장에서는 꼼짝없이 입주하고 며칠동안은 맨바닥에서 자더라도 별 수 없다는 말이 현지법인 대표의 입에서 나온 것을 이해하실 수 있습니까?
그리고 분명히 한국에서는 이사를 할 때 한국인 직원이 한 명 포함되어 있을 거라고 코리아 해운 직원분이 약속을 하시더군요. 근데 천만에요.. 현지인 두 분만 오시더군요. 만일 벌써 운수업체와 계약을 하셨고 아직도 운수업체의 말을 믿고 계신분이 있다면, 영어를 쓰는 직원들만 와서 짐을 나를 상황에 대해 대비를 하셔야 합니다. 아무래도 Tipping이 있을지도 몰라서 APEX에 문의해보니 일반적으로 1인당 10~20불 팁을 건네는 것이 관례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두 직원에게 20불을 팁으로 주었습니다.
또한 분명히 계약사항에도 짐을 옮기고 난 후 박스 및 포장자재는 운수회사가 책임지고 수거해 가는 걸로 되어있었습니다. 막상 철거해달라고 전화를 하니까, 아파트에 살면 박스를 모아서 박스 버리는 곳에 갖다 버리라고 했습니다. 계약사항에 철거해간다고 하지 않았냐고 따졌더니, 당분간은 이곳으로 올 일이 없으니 언제 철거해 갈지 약속할 수 없다고 하더군요. 기가 막혀서 일단 전화를 끊고 박스를 베란다에 쌓아두는데, 며칠간 비가 오면서 박스가 젖어들어갔습니다. 결국 어느 갠 날, 부지런을 떨어서 박스를 모두 제가 직접 버렸습니다. 생각보다 힘이 들어가는 일인데.. 원래는 내가 치워야 하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니가 더 부아가 치밀더군요.
지금은 박스를 풀어보니 그릇이 몇 개 꺠져있어서 일단 보험청구 신청을 했습니다만, 과연 언제나 이게 처리될지, 과연 처리가 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저희 말고도 이런 경우를 겪은 분들이 많을텐데, 이민와서 새 삶을 처은 시작하는데 괜한 트러블을 만들고 싶지 않아서 complaint을 안하신 것 같은데.. 제 생각에는 꾸준히 문제제기를 했다면 운수업체에서 이렇게 까지 방자하게 나오지 않았을 거라고 봅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이라면 그럼 어떻게 해야할지 망설여지실 겁니다. 제 생각에 가장 좋은 방법은 door to door서비스가 아니라 다른 상품을 골라보는 것도 방법일 거라고 샌각합니다. 어짜피 포장도 내 마음에 안들고, 현지도착해서 운송날짜도 회사임의대로 할 거라면 차라리 트럭을 빌려서 직접 나르는 거나, 현지에 와서 다른 이사업체와 계약하는 것도 방법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중에서 직접 검증된 것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처음 계약할 때 계약조항을 분명하게 넣어 두는 방법이 있습니다. 현지에서 이삿짐 운송 날짜와 이사할 때 한국어를 할 줄 아는 직원 포함, 포장자재 철거에 대한 조항을 구체적으로 삽입해두실 것을 권장합니다.

이상으로 장문의 보고서를 마칩니다. 제가 위와 같은 사실을 밝힘에 따라서 특정인이 인격적인 모독을 느끼게 되었다면 미리 사과를 드립니다. 그리고 두번 세번 밝히지만, 결국 문제는 돈입니다. 저는 이주비용에서 헛되게 쓰이는 돈을 조금이라도 줄여보고자 이 글을 올립니다. 하지만, 통크게 생각해서, 뭐 그렇게 쫀쫀하게 생각해서 스트레스를 받느니 몇 십만원 손해보고 말지..라고 생각하신다면 무시하셔도 상관없습니다. 뭐가 되었든 선택은 읽으시는 분들 자신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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