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ick!!"

아… 정말 징그럽다. 왜 이리 바쁜거냐.. 날품팔이 일용직 노동자가 왠 일주일 연짱 야근이란 말이냐.. 이런 젠장..남들은 “소득은 적어지고 지위는 낮아져도 “전반적인 삶의 질”이 높아지기” 때문에, 모든 걸 다 버리고 캐나다 이민을 선택한다는데, 이건 애초에 바닥에 깔린 게 없어서 그런 건지 ‘삶의 질’은 커녕 매일 매일 사투를 벌여야 하니.. 정말 지겹다 지겨워..

예전에 아내와 같이 세계 여행을 갔을 때, 옥스포드에서 목회 활동을 하시는 처외삼촌 댁에 잠시 신세를 진 적이 있었다(이 기회를 빌어 다시금 감사…). 며칠 머물면서 이 얘기 저 얘기를 나누다가, 문득 차후에 이민을 계획하고 있다는 의중을 슬쩍 비추었더니… 왠걸 이 양반이 결사 반대를 하면서 “우린 지금 이걸 생활한다고 하지 않아… 그냥 매일 매일 생존한다고 해”라고 으름장을 놓으신다. 백년이 넘은 길들 한 귀퉁이에 잇는 역시 백년이 넘은 고풍스러운 집에서 살면서, 아시아계 유학생들 상대로 목회 활동을 한다는 것은, 듣기에(그리고 보기에도) 무척이나 아름다운 정경이었으나, 막상 당사자들 입장에서는 (집도 누군가가 교회에 기부한 것이고, 생활비 및 사목비도 한국 교회에서 지원금 받아서 생활하는 것이니) 하루 하루가 전쟁같은 나날들이었던 것이다.

엊그제, 피곤과 배탈이 겹쳐 비몽사몽 간에 본 영화가 바로 “Click”. 아내의 말 그대로 ‘아담 샌들러’ 다운 착한 영화였고, 미국 영화에서 흔히 보는 “가족 만만세” 영화라서 그리 새로울 것 없는 내용이었건만, 때가 때라서 그런 건지 뭔가 공감을 하는 부분이 생겼다.

말하자면, (굳이 남성, 여성 성역할을 구분하지 않더라도) 가족 생계를 책임지는 사람에게 있어서 직장생활은 ‘생활’이라기 보다는 ‘생존활동’이라고 봐야한다는 것이다. 물론 ‘생계에 필요한 소득’이라는 것에 절대기준을 정할 수 없는 노릇이기에 애매한 부분이 없진 않지만, 모든 것을 접고 보더라도, “아이들과 1년 동안 기다려운 캠핑”과 “자신의 평생 경력을 좌우할 수 있는 프로젝트” 둘 중에서 선책하라고 했을 때, 쉽게 캠핑을 선택할 사람은 많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서 생존이라면… ‘살아남는 일’.. 그러니까 재미없어도 먹고 살기 위해 하는 일을 말하는데, 당근 선호도 면에서는 떨어지지만 일의 우선 순위를 놓고 보자면 먼저 해야 하는 일인게다. 안하면 대략 굶어죽을 수 있으니..

그런 점에서 노동자들에게는 휴일도 깝깝하기는 마찬가지 아닌가 싶다. 주말에 밖으로 뛰쳐나가서 즐겁게 놀기 위해 주중에 일하는 게 맞는 건지… 다음 주에도 열심히 일하기 위해 주말에 집에서 푹 쉬는 것이 맞는 건지… 정답이야 눈에 빤하게 보이지만, 막상 휴일이 되면 낼 모레 또 나가서 박터지게 일할 게 걱정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비극은, 만사를 제쳐 놓고 선택한 “생존활동”을 재미있어 하게 될 확률이 거의 “0”에 가깝다는 것과, “가족”(의 생계)을 위해 선택한 것이, 사실은 가족과 자신에게 실망을 안겨주게 된다는 것.

길게 적어봤지만…. 결론은

나 오늘 출근 안해!!

왜?

피곤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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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DDOG Jr. (2007-02-09 07:58:21)
아무래도 가까운 온천에라도 가서 몸 좀 녹히고 와야 겠심더

두성 (2007-03-03 01:18:14)
너 거기서 제대로 직장생활 하는구나!! ㅍㅎㅎ

MADDOG Jr. (2007-03-10 16:07:26)
허걱.. 왠 댓글을 쥐도 새도 모르게 이렇게 주렁주렁 달아놨어 그래.. 뭐, 예전 처럼 내가 좋아 미쳐서 하는 직장 생활이 아니어서 그런지 스트레스를 좀 받게 되는군.

예전엔 새벽까지 일하고 밤새 술마셔도 담날 출근해서 또 일하고 그랬는데말야.. 이젠 1시간만 더 일해도 참 짜증이 난단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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