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에 관한 영화 3편

 
 

주인공인 최미자는 딱히 독신주의인 것도 아니지만.. 워낙에 푼수인데다가 남자 보는 눈이 없어 이 남자 저 남자한테 치이고 나이 어느새 30이 넘어버렸다. 우여곡절 끝에 연하의 직장동료에게 꽂히지만.. 아니나 다를까 이번에도 헛발질.. 참다못한 그녀는, 그의 집 앞으로 쳐들어가서, “관심없으면 단둘이서 술도 마시지 말고, 영화도 보러 가지 말라고, 그게 최소한의 예의라고” 따져댄다.
 
뭐… 별난 논리지만.. 일단 바람둥이들의 기본 자세가 관심없어도 여기 저기 분산투자를 해두고, 내가 못먹는 감이라도 남이 먹는 건 못봐주는 점에서, 일견 수긍은 간다.  
 
작년초 “달콤 살벌한 연인”에 이어서 한국식 로맨틱 코미디의 가능성을 다시 보여준 영화.
기본적으로 시트콤 원작을 바탕으로 하고,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도 캐릭터의 개인기에 의존하지만… 뭐 어쩌랴.. 여전히 로맨틱 코미디를 만드는데 가장 큰 핵심은 역시 여주인공이 얼마나 귀여운가에 있는걸(그리고 남자 주인공이 얼마나 웃기는 가.. 그런 점에서 이 시트콤의 내공은 NBC의 Friends에 아직 미치지 못한다)
 
 
예지원이 간만에 적역을 맡아서 보는 사람도 즐겁게 한다.


 

어릴 적부터 부모의 관심을 못받고 – 적어도 자신은 그렇게 생각하고 자라온 마츠코 아줌마의 인생유전을 그린 영화. 대개 부모의 사랑을 못받고 자란 사람들이 보통 자신감이 모자르고, 사고가 터지면 겁에 질려 거짓말로 대충 수습하다가 더 큰 일을 만드는데, 이 아줌마의 레파토리가 아주 딱 전형이다.

 

여자의 일생이 남자 배우자에 의해 좌지우지 된다는 주장은 좀 얻어맞을 얘기인듯하지만, 마츠코라는 아줌마가 워낙에 정에 굶주린 캐릭터라서.. 자길 때리는 남편이라도 조금만 애정을 보여주면 금새 찰싹 달라 붙는 것이 이해 안가는 것은 아니지 싶다.  

 

혐오스러운 마츠코의 일생.. 그렇게까지 격찬을 받을 영화는 아닌데, 좀 사람들이 오버하는것 같기도 하다.  강렬한 조명빨과 현란한 렌즈 / 편집으로 <미워도 다시한번>을 현대 감각으로 재무장한것 까지는 좋은데.. 그냥 저냥.. 인생 넋두리

 

 

여성들이.. 특히 한국 사회에서의 여성들이 (그리고 ‘여자다움”이) 겪게 되는 수많은 폭력의 종류를 낮은 목소리로 잔잔하게 그려낸 영화. 직장에서, 이웃집에서, 거리에서… 그리고 가족끼리도 작거나 또는 심각한 폭력에 얼마나 쉽게 노출되어 있는지를 미세하게 포착해낸다.

 

원작을 읽어보지 않아서 .. 이런 꼼꼼한 각본이 원작의 힘인지, 감독의 힘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만일 원작대로 마지막에 칼부림을 했다면.. 영화 전반적인 분위기가 달라져야 했을 것 같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이런 물 흐르는 듯한 잔잔한 전개가 더 맘에 드는 편

 

김지수는 너무나 적역을 맡고 훌륭한 연기를 보여줘서, 다음 작품을 뭘로 선책하더라도 고민이 될 것 같다. 이미지 탈피에 시간 좀 걸릴 듯.. 뭐 걱정 없을라나? 영화가 그리 흥행을 안한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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